<시리즈> 하나뿐인 지구를 보호하자 "그린정보화"사회 (14)

미국의 클린턴 정부는 지난해 4월 세계 각국의 학생과 교사들을 연결하는 정보통신망을 구축해 지구환경을 공동으로 관측, 보고하게 한다는 글로벌계 획을 발표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 구상은 비록 미국 정보통신산업에 새로운 기술개발목표를 부여해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것이지만 정보통신기술과 환경 그리고 교육 등 세계가 안고 있는 세 가지 문제들을 모두 결부시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환경보전 측면에서 정보통신 역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보통신 발전 의기본방향을 환경과 관련해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환경오염 원인을 사전에 제거해 자연환경 및 생태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며 둘째는 환경 오염에 대한 예방과 감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오염원인을 제거해 환경 및 생태계를 자연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정보통신 의역할은 정보통신이 발달하면 사람의 이동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 다. 공해와 환경오염은 각종 차량에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 등 공해물질이 주원인이어서 사람의 이동을 줄일 경우 어느 정도 차량 이용이 감소되므로 결과적으로 공해물질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재택근무.원격화상회의.원격검 침.텔레마케팅.홈뱅킹.원격교육.원격진단 등 첨단 정보통신 서비스의 출현은 사람의 이동으로 발생하는 공해와 에너지의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환경오염에 대한 예방과 감시 역할은 통신과 컴퓨터를 융합해 고도화된 환경감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가능하다. 자연환경을 오염시키는 여러가지요인들을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분석, 처리할 수 있으며 위성을 활용한 환경 감시 시스템을 구성할 경우 세계 구석구석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오염요인 들을 사전에 감시할 수 있다.

일례로 인터네트의 환경정보 네트워크를 들 수 있다. 이 환경정보 네트워크는 남북아메리카와 유럽을 중심으로 94개국 11만7천명의 환경운동가들을 연결하고 있으며 지난 92년 브라질에서 개최된 지구서미트에서는 다수의 민간환경조직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처럼 정보통신을 활용해 지구환경을 보호하자는 게 정보통신의 그린화다.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보통신기술이 환경친화적이라 는인식제고가 시급하다. 이와 함께 지구 환경문제는 인류가 짊어질 공동과제 이고 국가경제발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독립된 환경 정보망을 구축, 발전시키고 이를 토대로 전세계적인 환경정보망과 접속해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

또 누구나 정보통신망에 쉽게 접근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용층의 저변 확대도 꾀해야 한다. 일반에게 개방된 국내의 환경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공공이익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원활하게 유통시킬 수 있는 정보통신 네트워크도 구축해야 한다. 특히여러 기관에 분산되어 있는 국내 환경정보를 한곳으로 통합 관리하는 것도 이용자들의 활용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환경에 기반을 둔 다양한 정보통신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표준화.저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통신기기 및 서비스의 저가화는 정보통신기술의 활용을 극대화해 간접적으로 환경오염을 막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정보통신분야의 표준화는 다른 분야와는 확연히 비교되는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정보통신이라는 것 자체가 상대방과의 약속, 즉 프로 토콜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정보통신 부문의 기술발전 방향은 모든 네트워크를 하나로 통합하는 쪽으로 흐름을 잡고 있다.

지구상에존재하는 모든 통신망을 하나의 개념으로 통합한다는 것은 모든네트워크를단일화된 표준규격으로 통일시킨다는 것으로 망의 효율적인 운용 과 직결되며, 이는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일맥상통한다. 한국통신이 추진 중인 그린네트 프로젝트도 결국 모든 네트워크를 하나로 통합한다는 측면에서 표준화 정책에 가장 큰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 대한 대비와 초고속 정보통신기반 구축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서는 표준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 도지나치지 않다. 정부가 올해 추진할 표준화정책은 초고속 정보통신기반 구축에 상응하는 표준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또 정부는 표준화제도의 정착을 위해 올해중에 시험 인증기관을 지정하고 초고속관련 잠정표준을 추진할계획이다. 특히 정통부.문체부.공진청이 공동 으로 정보통신 용어표준화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정보통신 표준 화지침을 법령화하는 방향으로표준화제도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정보통신 그린화가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통신 분야에 종사하고 있도록 각 주체, 즉 정보통신 분야에 종사하고 있도록 정보 통신인 및 정부, 정보통신기기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일반 국민들이 모두 정보통신 그린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또 이를 실천하기 위한 하부구조 를 확충시키는 작업이 전제되어야 한다. 환경보전을 위한 정보의 소통이 국제적으로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시설이 확충됐다고 하더라도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확대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따라서 민간 및 국가부문을 막론하고 정보의 활발한 생산과 정보교류에 참여하는 마인드 형성이 시급하다.

정보통신을 기반으로 공해없는 미래 정보사회로 이행해 나가기 위해서는교육과 의료.행정.기업활동 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보급을 촉진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제도의 개선을 추진해 나가야한다. 예를 들면 정보통신기술이 환경문제를 감소시키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원격회의나 원격의료.재택근무 등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술혁신 에는 네트워크의 정비상황과 비용문제 등 이용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법적.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일반 국민들에 대한 환경정보 마인드의 함양도 정보통신 그린화를 실천하는중요요소 중의 하나다. 환경정보 유통체계가 완벽하게 구축됐다고 하더라 도일반 국민들이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필요한 정보를 적기에 활용하지 못한다면 이같은 정보사회의 하부구조는 아무런 쓸모가 없게되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은 지금 정보사회를 조기에 이룩해 자국의 생존과 번영을 기하고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구축은 국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 분명하다.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이 가능하고 교통과 물류의 원활화, 효율적인 행정서비스의 제공, 다양한 교육과 문화활동의 보장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이같은 물질적인 풍요는 자아실현의 기회보장은 물론 쾌적한 문화생활까지도 가능케 할 것이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구축하고 있는 초고속 정보 통신망은 지구환경보호에도 커다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역할중 하나로 환경문제를 꼽고 있다는 점에서 정보통신 그린화는 초고속 정보통신 망에 의해 실현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초고속 정보통신망은 환경을 감시하고 에너지 절감 및 이산화탄소 배출억제등 지구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데 다각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는 파수꾼으로서의 정보통신 역할을 전부 하는것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지구환경오염 감시망과 환경정보망을 구축해 활용한다는 것은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건설중인 초고속 정보통신망 으로 지구환경보호라는 전인류의 염원을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지금까지 치열했던 국가간 경쟁을 극복하고 진정한 지구촌의 일원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 기술과 지구환경의 접합은 지금까지의 폐쇄적인 사회에서 전지구를 공해 없는 미래 정보사회인 열린 사회로 인도하는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통신 그린화 운동이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세계로 확산되어야 하는 당위성도 이같은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정보통신 그린화 운동의 세계 화를 위해서는 우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관점을 갖는 게필수적이다. 우리는 미국의 고어 부통령이 제창하고 있는 GII(Global Information Infr astructure)에 호응해 국제적인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특히 AII(Asian Information Infrastructure)라고 불리는 아시아지역 정보통신기반 구축에도 공헌해야 한다. 정보통신은 본래 국제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제통신네트워크의 전체적인 기능 향상과 단말기기 및 각종 서비스의 지역적인 제약 없이 손쉽게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 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 통신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기기와 서비스에 관한 국제기준의 표준화와 호환성의 향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보통신 그린화 운동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구축 할초고속 정보통신망과 각 국가들의 통신망이 연결되어야 하며, 이같은 국제 협력을 종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구의 설립도 필요하다. 정보통신 그린 화운동을 총괄적으로 수행하게 될 조직은, 지구환경문제가 전인류의 과제인 만큼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 산하로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예상된 다. 지난 3월 개원한 광주과학기술원은 국제사업의 하나로 유엔대학 산하 국제 정보통신연구소(가칭)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데, 국제 정보통신연구소의 주요 연구분야가 바로 정보통신과 지구환경으로서, 정보통신이 지구환경에 공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엔과 같은 국제적인 기구가 지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현재 우리가 시작하는 정보통신 그린화 운동이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따라서 정보통신 그린화 운동은 환경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전인류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최초의 역할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경제적으로뿐만아니라 문화적.사회적으로 세계 유수의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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