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케이블TV사업이 과연 성공했느냐"에 대한 질문에 국내 관계자들은 제각기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한마디로 잘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또 일본의 케이블TV 장래에 대해서도 저마다 전망이 다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어떻게 될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올바른 분석이다.
현재 일본의 유선방송(이하 CATV)은 "종합유선방송"과 "중계유선방송"이 양립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케이블TV와는 사업방식이 다르다. 일본의 CATV사 업방식은 전체적으로 "허가시설"과 "신고시설" "소규모시설" 등으로 나뉘어있다. 그중에서 인입단자수 1만이상, 자주방송 5개 채널이상, 중계증폭기가 양방향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유선방송을 "도시형 CATV"라 하고 그외의 나머지를 "준도시형 CATV"라 일컫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의 실정과 단순비교해 단정짓기는 어렵다.
지난 3월말 일본 우정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4년말 현재 일본의 CATV 전체 현황은 허가시설 1천6백23개, 신고시설 3만2천7백47개, 소규모시설 2만7천2백36개 등 총 6만1천6백6개소에 이르고 있으며 사업자 수는 허가업자가8 백87개, 신고시설업체가 1만8천1백58개, 소규모 시설업체가 1만9천8백37개등 총 3만8천8백82개에 달해 전년대비 4.5%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본 전체의 CATV 수신계약자 수는 지난해말 현재 1천25만4천7백44가 구로서 전년대비 11.1%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일본 NHK의 수신계약 자총 3천5백27만1백69가구의 29.3%에 해당한다. 규모별 수신계약자 증가율 은허가시설이 20.1%로 가장 높고 소규모시설 4.2%, 신고시설 3.8%, NHK수 신계약자 0.9%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중에서 "도시형 CATV"는 94년말 현재 1백63개 사업자, 1백72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도시형 CATV에 가입 한 수신계약자 수는 2백21만 가구로, 93년대비 35.8%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런 수치를 토대로 일본의 CATV현황을 살펴보면 월 2천2백엔에 달하는 NHK시청료를 내고 TV를 시청하고 있는 전체 가구수가 3천5백만명에 이르고, 이중 3분의 1가량인 29.3%에 해당하는 1천25만명이 CATV를 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단순수치상으로 볼 때 일본의 CATV가입률은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다. 그런데 전국의 6만1천여 CATV시설중 인입단자가 1만+이상인 "도시형 CATV" 는1백72개밖에 안되고 대부분 적자경영을 하고 있다. 도시형 CATV중 흑자를 내고 있는 곳은 13만여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고후TV"와 7만여 가입자를 가진 나가노현의 LCV사, 4만여 가입자를 보유한 규수의 "사세보 CATV" 등 단지몇 개뿐이다.
도시형 CATV가 도입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나머지 도시형 CATV는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자주방송을 않거나 동시재송신을 하고 있는소규모의 준도시형 및 중계재송신 CATV는 대부분 흑자를 내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시설투자를 하고도 흑자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 형CATV"인 LCV사의 경우를 예로 들어본다. 1971년 창업한 LCV 주식회사(대표 산전무지)는 1973년 유선텔레비전 방송사업자로 허가를 받았다. 1979년 3월 주간선으로 광케이블 9km를 포설한 것을 시작으로 86년에는 가입자가 3만 가구를 돌파했고 90년 11월에는 5만 가입자 확보, 92년 12월에는 가입자가 6만가구를 돌파했다.
금년 10월말 현재 LCV사는 관할지역내 총 8만1천8백92가구중 6만7천1백29 가구가 가입, 82%의 가입률을 보이고 있고, 홈패스율도 82.8%(8만1천1백15 가구)에 이르고 있다. 주요시설로는 주간선인 광케이블이 1백km, 간선총연장이1천3백여km 전송대역은 상향이 10~50MHz, 하향은 70~3백50MHz이고 사용가능채널수는 TV가 35채널, FM이 25개 채널이며 방송위성 수신설비로 안테나 6기 튜너 18대, 통신위성 수신설비로 안테나 2기, 튜너 7대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책정된 가입비와 수신료는 인입공사비 2만~3만엔을 포함해 가입비 5만5천엔 월 이용요금 2천3백엔이며 와우와우방송 등 5개의 유료방송 요금이 각각 2천~3천엔씩이다. 현재 LCV가 내보내고 있는 CATV 채널수는 1개의 게임 채널까지 포함하면 모두 26개다. 또 18개의 FM라디오 방송도 함께 송신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도시형 CATV"는 모든 예산이 자체적으로 구축돼야 하는 광및 동축케이블 등 전송선로 포설비용과 위성방송 송수신 및 재송출등 방송시스템 구입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웬만큼 자본력을 갖추지 않고는 쉽사리 CATV사업에 뛰어들 수가 없다.
또 도쿄만 해도 NHK 등 11개의 지상파방송을 수신할 수 있고 지역 민방등 이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제작, 방송하기 때문에 가입대상 가구수 가많다고 하더라도 많은 가구가 CATV에 쉽사리 가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일본의 "도시형 CATV"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가입자를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와 얼마나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 값싸게 제공하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 CATV선로를 이용한 화상전화를 비롯해 홈쇼핑.게임.가라 오케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월 3천5백엔에 내놓는다든가 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이다.
특히 내년 3월이면 일본 전역에서 50개의 채널을 실은 디지털 위성방송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일본의 CATV 업계는 이와 경쟁해서 어떻게 살아남느냐를가장 큰 숙제로 안고 있다. 결론은 일본의 CATV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유감스럽게도 "아직,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도쿄=조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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