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전자소그룹(회장 배순훈)에 대한 임원인사는 우선 대우그룹의 부문별 책임경영체제를 도입한 후 처음으로 단행된 "자율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을모으고 있다. 특히 그룹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해온 부사장급 인사까지 배회장선에서 단행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책임경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인사는 또 이보다 몇 시간 앞서 열린 긴급 그룹회장단회의 결과를 실제행동으로 보여준 첫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내포 하고 있다.
30일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열린 그룹회장단회의후 대우그룹은 김우 중회장의 그룹내 관계사 주식지분을 단계적으로 정리、 소유에서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으로 남겠다는 회의결과를 발표했다. 또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 와"중소기업 경영지원 강화" 등을 거듭 천명했다.
그리고 배순훈 전자소그룹회장이 이를 구체적 행동으로 옮긴다는 방침을 정하고 곧바로 저녁 7시께 부사장급을 포함한 임원인사를 단행、 그룹회장단 회의가 구호성이 아님을 보여줬다.
배회장이 독자적으로 임원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전문경영인 체제강화"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으며、 협력업체 관리기구를 사장 직속으로 격상시켜 협력업체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대금결제를 신속히 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중소기업 경영지원 강화"를 뒷받침한 것이다.
회장단회의에 이은 배회장의 이같은 인사단행은 앞으로 대우전자.오리온전기.대우전자부품.대우모터공업 등 전자계열사들의 경영이 김우중 그룹회장에 서배회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겼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제까지도 김회 장이 자동차 사업쪽에 주력하고 전자계열사는 배회장이 맡아왔지만, 이번 인사단행으로 배회장의 전자계열사 경영권이 확실하게 다져졌다는 얘기다.
이번 인사의 구체적인 특징으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해외사업 인력에 대한 대대적인 승진이다. 대우전자내 25명의 승진임원중 9명이 해외현지에서 뛰고 있는 인력이다. 유럽.독립국가연합(CIS)지역담당、 일본담당、 미주담당 등 3명의 해외지역 담당이사가 상무로 올라섰으며 프랑스의 컬러TV 생산 법인、 전자레인지 생산법인、 판매법인 등 현지법인장 3명도 모두 이사 또는 이사부장으로 한단계씩 승진했다.
이는 대우전자가 해외사업에 얼마나 정렬을 쏟아붓고 있는가를 보여주는대목이다. 현재 세계 21개국에 16개의 해외공장과 23개의 판매법인을 갖고있는데 내년에는 해외공장을 22개로、 판매법인을 31개로 늘릴 계획이다.
대우그룹이 누차 강조했던 젊은 인력에 대한 발탁는 이번 전자소그룹에선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반도체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이번 인사를 통 해다시 한번 밝혀 주목된다. 대우전자는 (주)대우의 반도체 부문을 이번에완전히 옮겨와 사업을 일원화하고 단계적으로 8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관련해 배회장은 곧 외국의 모기업과 비메모리 반도체의 해외현지 생산 을위한 합작회사 설립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대신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소프트웨어적 성격이 강한 영상미디어 부문은 (주)대우로 이관、대우전자는 영상미디어관련 멀티미디어 기기 및 부품 에대한 기술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어쨌든 배회장은 이제 전자소그룹 회장으로서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 내년부터 대우전자를 비롯한 전자계열사들의 향배가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특 히오리온전기와 대우전자부품을 합병하는 것과 대우모터공업을 매각한다는 기존의 그룹방침이 어떻게 풀려갈지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
<이윤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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