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공장제어SW, 러시아선 "무용지물"

제철공장들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의 기계 산업계가 공장제어에 외국 컴퓨터기술보다는 러시아산 시스템을 선호하는 경향을 강하게 나타내자 러시아 정부가 이를 계기로 국산 공장제어 프로그램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 서관심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의 일반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외국 컴퓨터시스템을 선호하는데 비해 서다른 분야보다 규모가 비교적 적은 기계산업분야에서 외국회사의 컴퓨터기 술을 사용하지 않고 최근 들어 러시아 국내에서 개발된 공장제어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것은 다소 의아해 보인다. 그만큼 대부분의 외국시스템이 높은기술수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실정에 맞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지고 기업 들이 처한 기술 외적인 요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러시아 시장에 관심을 가진 한국기업들로서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러시아정부가 보다 수준있고 효율적인 제어시스템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러시아 과학기술부가 "미래의 생산기술과 기계"라는 제목으로 추진중인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 실험적인 프로젝트는 국립 공작기계연구소와 투쉰스크 기계공단 산하에 있는 기업연구소 "인테그로"가 중심이 되어 추진된다. 이 두 기관을 중심으로 트베르스크 표준연구소와 프스코프 터빈공단, 투쉰스크 기계공단 등이 여기에 가세해서 최고수준의 통합자동화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러시아정부는 이 기술이 완성되면 기계산업분야를 필두로 점차 다른분야에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하여 러시아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특히 이 기술을 적용하고자 하는 분야는 생산과정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기업군이다. 말하자면 기계산업 등 한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다 가 다른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멈춰야 하는 분야를 적용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 분야는 석유가공업계나 자동차.금속.화학업계처럼 생산과정이 끊어지지 않고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분야와는 생산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새롭게 개발되는 제어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원관리라고 개발자들은 말하고 있다.

한편 새 제어시스템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에브게니 수도프 연구원은 러시아시장의 환경변화에 외국기업들이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고 그러면서도 시스템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것이 러시아에서 그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변화된 제어시장에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한 국프로그래머들도 이 점을 잘 알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기업자금이 어디에 머물러 있고 어떤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실적을 올리는지 등 기술외적인 업계 내부사정에도 밝아야 한다고 그는말한다. 이것은앞으로 개발되는 새 제어 프로그램만에 경제전략에서부터 창고관리와 교통관리 등 생산과 관련되는 모든 분야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지적 으로 들리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정부 주도하에 개발되는 새 제어프로그램도 이 점을 특별히 고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컴퓨터와 단말기가 제각기 다른 러시아의 현실을 고려하여 모든 다양한 생산요소를 통일적으로 제어하고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공장이나 창고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야 하는 점도 러시아 의 제어환경에서는 무시하지 못할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모스크바=김종헌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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