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릴린치증권의 반도체 공급과잉 전망이후 불기 시작한 반도체 주식의 급락 한파가 미국에 이어 국내에까지 번지면서 반도체 경기전망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9일 미국의 유력 반도체업체인 시러스로직.인텔.AMK 등의 주식이 최고32 까지 폭락한데 이어 다음날에는 국내반도체 간판업체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제한폭인 1만원까지 빠지자 반도체경기를 걱정하는 불안심리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원래 경기전망이란 전망하는 시점과 기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특히 반도체경기의 경우 시각차가 심해 전문가간에도 큰 격차를 보이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번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 추계회의에서도 시장경기를 보수적으로 보는 일본측과 낙관론을 펼친 미국측 전문가간에 상당한 격차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경기전망은 발표시점에 따라 그 파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번 반도체 주식시장 한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메릴린치의 경기전망도 사실 이제까지 나온 분석에 비해 그리 새로울 것이없는데도 불구、 파장이 커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메릴린치의 "가까운 장래에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가속화돼 범용반도체 가격하락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은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이미 일본.
대만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와 반도체성장 둔화 조짐을 근거로 예견해온 사항이다. 다만 시러스로직 등 일부업체들의 주식폭락과 함께 나온 분석이라는 점에서 의외로 파장이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들어 데이터퀘스트.WSTS 등 각종 반도체시장조사기관들이 잇따라핑크빛 경기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돌출한 메릴린치의 전망은 경기 정점 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가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후문이다. 또 이같은 분위기가 국내에 그대로 전달돼 가뜩이나 비자금정국으로 어지러운 주식시장에 삼성전자주의 폭락으로 재현됐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인다.
일본다이와종합연구소가 이번 메릴린치 분석전망이 나온 다음날 곧바로 반도체시장의 기본시나리오는 변함이 없다"는 제목의 분석자료를 배포한 것도이같은 분위기의 일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연구소는 이번 사태가 반도체시장의 전환점을 시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주당 12.7달러가 떨어져 무려 32%의 하락률을 보인 시러스로직의 경우 PC시장에 서기술대응이 늦은데다 영업전략마저 실패했기 때문이며 그밖의 대다수업체 들도 실적악화에 따른 개별적인 요인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전문가들의 견해는 보다 낙관적이다. 한 전문가는 "메릴린치의 분석 대로 반도체가격의 하락현상이 발생한다해도 아직까지 큰 영향이 없다"고 말한다. 현재 반도체 평균가격이 4MD램은 12달러, 16MD램은 45달러 정도인데 이가운데 초과이윤이 각각 8달러와 16달러에 달해 반도체 가격하락이 있다해도큰 영향이 없으며 이같은 현상은 특히 이미 16MD램으로 생산비중이 옮겨진우리나라보다는 오히려 경쟁국에 훨씬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D램가격 하락 움직임도 펜티엄PC에 대응하지못한 일부업체들이 재고정리에 나서고 있는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뿐 기본적인 수급에는 변함이 없다"며 "특히 윈도95에 대응하는 각종 응용소프트웨 어의 확대와 정보통신기기의 기억용량 확대 경쟁은 D램 수요를 지속적으로 부추겨 가격도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미국 반도체 증시파동이 마감된 이후 발표된 BB율(출하액대 수주액 비율)도 오히려 9월(1.
15)보다 높은 1.18이었다는 점, 그리고 이번 파동의 주역이 D램위주의 우리나라 업체와는 다른 시러스로직.인텔 등이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리콘 주기설에 익숙해온 대다수 관계자들은 이제는 D램시장이 얼마나 더 성장할 것인가 보다는 언제 경기위축이 시작될 것인가에 더 관심이 많은 게사실이다. 따라서 이같은 경기정점에서 느끼는 불안심리가 이번 메릴린치 파동에 상당부분 내재돼 있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김경묵기자>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좁쌀보다 작은 통합 반도체'…TI, 극초소형 MCU 출시
-
3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4
단독민주당 '과학기술정보통신AI부' 설립·부총리급 격상 추진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헌재, 감사원장·검사 3명 탄핵 모두 기각..8명 전원 일치
-
7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8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9
제주도에 AI 특화 데이터센터 들어선다…바로AI, 구축 시동
-
10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