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구실명제" 과감히 추진하자

최근의 비자금정국을 바라보면서 누구나가 공감하는 한가지 사실은 금융실 명제의 위력이 드디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되었기때문에 지난날의 잘못된 관행도 드러나서 고쳐지게 되고, 결국은 우리 경제를 건실하게 하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또이를계기로 우리 사회의 각 부문마다 미래의 발전을 기약할 변화와 개혁 이구체적으로 추진되기를 국민 누구나가 소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개혁에의 바람은 과학기술계라 해서 예외는 아니다. 지금세계는 말 그대로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를 맞고 있다. 이러한 경쟁에서 2등 3등은 살아남을 수 없다. 결국 연구개발도 세계 1등, 시장진입도 세계 1등이어야만 세계시장에서 생존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무엇보다도 우리 연구현장에서 젊고 유능한 연구원들이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연구개발에 신명을 바쳐 종사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중요하다 하겠다. 또 이러한 환경과 분위기를 정착시킬 수 있는 제도적 변화 와 개혁도 절대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 그 방안의 하나로서 경제분야에서의 금융실명제와 같은연구실명제를 과학기술분야에서도 조속히 도입해 시행해야 할 것이다.

연구실명제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어느 연구원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 또그 연구활동에 투입된 비용은 얼마나 되고 그에 따른 연구성과는 무엇인지 연구소들은 연구업적 중심으로 운영되고 자랑할만한 연구업적이 얼마나나왔는지 하는 것들을 분명히 알 수 있도록 제도를 갖추자는 말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계는 60년대말 이래 국가 경제.사회발전에 직.

간접으로많은 기여를 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이제는 30 년가까이 된 노쇄한 연구소도 생겨났고, 신진연구원들을 위한 인역순환이나 창의적인 연구활동에는 소홀하고 관료적인 연구소 운영행태를 보이거나 우수 한몇 몇 연구원들의 연구업적에 무임승차하면서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지는않았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국가 전체적으로는 연간 1조8천억원이라는 국민세금을 연구개발에 투입 하면서 나타나는 연구성과가 무엇인지 불투명하다는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에 도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더욱이 이제는 민간기업연구소만도 2천1백여개, 대학부설연구소만도 7백70개를 넘고 있어, 정부출연 연구소들은 민간기업연구소나 대학과 경쟁할 수 있는 연구생산성을 보유하고 있거나, 아니면 이들이 담당하지 못하는 전문성있는연구영역으로 특화되어야만 계속 존재할 수있게끔 되었다.

특히 WTO체제 출범에 따라 앞으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의 유명 연구소들 과 경쟁할 수 있는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지금 앞서 말한연구실명제를 통해, 지난날 우리의 과학기술개발 관행을 세계적인 경쟁체제에 걸맞도록 바꾸고 합이성과 전문성, 창의성이 우대받는 풍토를 하루빨리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봄부터 과학기술계에서 프로젝트베이스시스템, 즉 연구사업중심의 관이체제가 공개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베이스시스 템이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은 취지에서 이미 검토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프로젝트베이스시스템이 명실상부한 연구실명제로서 제대로 역할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프로젝트베이스시스템이 도입됨으로써, 젊고 유능한 연구원들이 연구책임 자가 되어 자신의 책임아래 연구활동을 열심히 수행하고 그 결과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면, 또 연구활동마다 투입과 산출이 분명하게 계산 되어 연구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확신이라면, 정부는 이 프로젝트베이스시 스템을 도입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것은 물론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반드 시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이 선진 7개국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지금이야말로 미래의 발전을 기약할 변화와 개혁 을각 부문에서 정부가 구체적으로 추진할 때이다. 특히 과학기술분야에서는 연구실명제를 과감히 추진하여 국가경쟁력 제고에 과학기술이 앞장서는 모습을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과학기술인들은 이 사회의 존경받는 지식인이 자다른 부문을 선도하는 선구자로 인식되고 있다. 이들이 변화와 개혁에 앞장설 때, 우리 사회의 다른 부문에서도 변화와 개혁의 물결이 확산될 것으로믿어 의심치 않는다. <과학기술처 연구개발조정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