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불카드 상용서비스가 계속 연기되는 것은 암호화장비 사용을 둘러싼 이견때문이다. 이에따라 지난해 부터 수차례 연기돼 온 직불카드 상용서비스는 앞으로 상당기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재경원과 33개 시중은행 그리고 금융결제원.한국신용정보.한국부가통 신.한국신용평가.한국정보통신.국민 비씨연합 부가통신망(VAN) 등 6개 직불VAN업체들이 지난달초 회합을 갖고 이달 초부터 본격 상용서비스에 들어간다는 원칙에 잠정 합의했다. 물론 은행들은 지금까지 사업인가신청서를 재경원 에 제출하지 않았으며 재경원도 사업승인을 내준 바는 없지만 올해 안으로 상용서비스는 실시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6개 직불VAN사 들과 일부 은행들이 직불공동망에 사용할 암호화장비(HSM)를 미국과 영국 등으로부터 도입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 서비스에 들어갈 시점에서 국 가안전기획부가 해외로 정보 누출을 우려、 외국산 장비 사용에 반대해 문제 가 발생했다.
안기부 반대로 직불공동망의 암호화장비로 DES알고리듬을 사용한 외국산 HSM장비를 적용해 시스템을 구축했던 직불VAN사 및 은행들은 전산망 자체를 재구축해 또다시 전산테스트를 거쳐야 할 입장이다.
안기부는 최근 *윈도95사용시 보안처리절차 *상용정보보호시스템 구입절차 인터네트 등 정보통신서비스망 가입절차 *LAN 등 자체전산망 구축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담은 "국가기관 전산보안활동 처리절차" 공문을 각 부처에 보내 이를 따르도록 했고 암호화 등 정보보호기능이 내장된 국산 정보처리 및 정보보호시스템 구입시 제품에 대한 안기부의 사전 보안성 평가를 거치도록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국산 암호장비를 사용할 경우 보안시스템이 침해돼 정보의 해외유출될 가능성이 높아 국가의 안보를 담당하는 주무 부서인 안기부가 외국산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면서 외국산 암호화장비의 경우 블랙홀을 갖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장비공급사들 이 정보를 빼내갈수 있다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 업계 일각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외국산 장비를 사용할 경우 국내 기술진들이 유지보수를 할수 없기에유지보수를 외국엔지니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안기부는이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정보누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외국산 장비 사용을 자제하고 국산장비를 개발해 사용토록 했다는 분석이다.
이에대해 각 은행과 6개VAN사들이 이미 외산장비를 도입、 전산테스트까지마치고 상용서비스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은행들은 공동망 구축시 상용서비스시기를 수차례 연기하면서 이러한 보안 장비를 개발할만한 충분한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음에도 정보보안에 대한 인식이 낮아 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즉 국산화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임에도 불구、 외국산장비를 들여다 쓰면 된다는 단순한 발상이었고 또 자신들은 SW적으로 처리하고 HSM장비의 경우 VAN사들만 장착하면 되지않겠는가하는 안일한 태도를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안기부의 외산HSM장비 사용불가 방침에 따라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해지자 은행들은 이 문제를 VAN사들에게 떠넘기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VAN사들도 그동안 신용카드조회 서비스 사업을 해오면서 보안장비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영리만 추구해 대책에 소흘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직불카드 상용서비스 지연은 업체와 관계기관 등이 정보보안에 대한 인식이 낮아 빚어낸 결과라는 지적이다. <구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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