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가 진화하고 있다. 1백MHz를 넘어서 1백33MHz까지의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는 CPU를 필두로 하드디스크 그래픽카드 등 대부분의 시스템 구성 요소들이 급격한 성능 향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가장 완만한 발전 속도를 보인 메모리분야가 도약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PC의 두뇌에 해당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작업에 필요한 모든 내용(심지어명령어까지도) 을 메모리로부터 불러들여 작동하게 된다. PC의 핵심요소가 되는 CPU와 메모 리는 이같은 상호 의존성에 따라 전기신호를 가장 빈번하게 주고 받는다.
CPU와 메모리사이의 신호교환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느냐가 PC전체의 속도와 성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 그동안 프로세서는 눈부시게 발전 해온 반면 메모리는 프로세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미미한 형편이다. 이는메모리의 집적도와 용량이 대폭 확대되었으나 사이클(처리속도)면에서 변동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IBM PC의 역사를 살펴보면 메모리 발전과정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54년 IBM은 "IBM650"이라는 컴퓨터를 발표한다. 이 제품에서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처리속도 사이클 가 메모리 사이클보다 느리기 때문에 프로세서가 메모리 의응답을 기다리는 일이 없었다. 4년후 발표되는 "IBM7090"이라는 컴퓨터 단계에서는 각각의 사이클이 같아진다.
60년대 중반 컴퓨터 개발진들은 컴퓨터의계산속도가 생각보다 느린 원인을 발견하고 프로세서에 어울리는 메모리의 개발을 서둘렀는데 이때 채택된 것이 캐시메모리이다. 69년에 발표된 "IBM360/85"제품이 캐시메모리를 최초로 장착하게 되는 컴퓨터이다. 그러나 이후에 프로세서가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85년에 이르러 프로세서와 메모리의 반응속도차가 10배이상 벌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현재 대부분의 PC는 메모리와 CPU사이에 캐시메모리라는 특수한 용도의 작은 메모리 공간을 설치하고 있다. 캐시메모리는 메인메모리의 데이터 일부를 불러와 CPU 작업시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 받는 역할을 한다. 하드웨어적으로는 빠른 데이터처리에 알맞는 S램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프로세서의 처리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보조역할을 하게 되는 메모리반응속도가 터무니 없이 느려지게 돼 CPU는 작업도중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자주 발생한 다. 결국 CPU의 처리속도가 아무리 빨라지더라도 메모리의 반응속도가 느리면 전체 PC시스템의 처리속도 향상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이같은 배경을 두고 각종 차세대 메모리가 출현하게 된다. 현재 PC사용자 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차세대 메모리로는 우선 EDO(EnhancedData Out)메모 리를 꼽을 수 있다. 펜티엄프로세서의 본격적인 보급과 맞물려D램의 일종인 차세대 EDO램이 시장에 선보였고, 이를 지원하는 펜티엄 주기판도 상당수 선보이고 있다.
EDO메모리의 골자는 주메모리와 CPU간의 데이터 교환에 있어서 캐시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D램으로 값비싼 S램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다시 말해 EDO메모리는 CPU와 메인 메모리 사이에 놓은캐시메모리를 기존D램이 조금씩 나눠 가진 것과 같은 효과로 인해, 이를 늘리면 캐시메모리를늘린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EDO램의 지원여부는 PC업계 관심사중의 하나로 부상할 정도로 급속도로 PC 시스템에 이용되고 있으며, 특히 펜티엄이 나 향후 P6 시스템에서는 거의 RAM의 표준으로 정착될 전망이다.
특히 EDO 램은 휴대용 시스템에 사용하면 더욱 효율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예컨대, 도시바의 노트북 "T4900"의 경우 D램 칩대신 EDO램으로 값비싼S램과 캐시컨트롤러를 대체한 결과, 이들이 차지하던 마더보드(주기판)의 크기를 줄였을 뿐만 아니라 전력 소비와 시스템의 열발생량도 낮추었다. 보통2차 캐시는 시간당 5W의 전원을 소모하며 그에 따른 열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EDO램을 이용하면 데스크톱의 경우는 2백달러 정도, 휴대용의 경우는 1백~1백50달러 정도 그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한다. 빠른 속도의 시스템 성능을 요구하는 사용자에게는 EDO램에 2차 캐시와 함께 트라이튼 기술을 채 택한시스템이라면 금상첨화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DO메모리는 대략 10~30%의 시스템 성능 향상을 가져오지만 여전히 1백MHz나 그 이상의 CPU 속도는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 결점이다.
이를 보완해 주는 것이 인텔의 트라이튼이나 옵티의 Viper-M 칩세트와 같은 PCI기술. EDO램과 PCI기술을 이용한 트라이튼 칩세트의 경우 CPU-메모리- 버스사이의 전송속도를 1백MB로 배가시켜 주는데, 이는 일반 D램에 2백56KB 2차캐시를 장착한시스템과 맞먹는 성능이다.
이밖에도 S D램(Syncronous D램)과 PB D램(PipeLine Burst D램)등도 차세 대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S D램과 PB D램은 멈춤신호 없이도 자동차가 고속 으로 4거리를 통과하는 것과 같은 신호전송구조를 가지고 있다. 데이터 전송 시점을 교묘히 맞춰서 고속전송을 할 수 있어 보통 램의 2백65%, EDO 램의1백66 에 이르는 성능을 내지만 가격은 EDO램과 비슷하다. 90MHz 이상의 펜 티엄 시스템의 차세대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미국 램버스사에서 개발한 램버스 D램 또한 차세대 메모리로 떠오르고 있다. 가격은 보통램의 1백20%가량. 삼성 LG에서 공급할 예정으로 계약이 체결되어 있는데 성능은 보통램의 2백65~5백%, EDO램의 1백66~3백10%, S D램 의1백~1백90%에 이른다. 주로 "펜티엄 프로(P6)"급 컴퓨터의 표준 메모리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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