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안테나] 비디오테이프도 이젠 사서 봅시다

비디오 프로테이프를 직접 사서 보는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비디오숍에서 1천~2천원의 대여료를 지불하고 프로테이프를 빌려보는 렌탈 대여 시장이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가 1만~2만원 정도를 지불하고 프로테이프를 직접 구입해 보는 셀스루(소비자직접판매)시장이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장미빛 전망"을 전제로 최근 월트디즈니를 필두로 폭스홈엔터테인먼트.워너브러더스.CIC.컬럼비아트라이스타 등 5대 외국메이저 직배사와 우일영상.SKC 등 대기업계열의 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이 이 시장에 속속 진출하거나 진출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 직배사와 대기업 외에도 BM코리아.미디아트.서진통상.엘라이트 등 중 소제작사들도 기획물.다큐멘터리.뮤직비디오 등 독특한 장르의 작품을 앞세워셀스루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이처럼 셀스루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셀스루시장이 앞으로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기때문. 셀스루에 대한 업체 및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게 개선된데다 그간 이 시장 의활성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작품부족과 유통망미비 등의 문제가 업체 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상당부분 해결돼, 빠르면 내년쯤에 이 시장이 본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업체 관계자들은 렌탈시장의 경우 올해부터 오는 97년까지 4천억원 안팎의 시장규모를 형성, 정체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에 셀스루시 장은 올해 2백억원 안팎에서 97년에는 1천억원 이상의 거대시장으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을 발판으로 지난 7월에 셀스루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SKC는 다양한 작품확보 및 유통망 확충에 대대적인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나서서 눈길을 모았다. SKC의 작품라인은 MGM/UA의 흘러간 명작을 중심으로 워너브러더스의 만화영화와 최신 흥행작, 그리고 기획물로 구성돼 있다.

7월 "제임스 딘"시리즈와 "배트맨"시리즈를 시작으로 8월엔 "스티븐시걸" 시리즈, 9월엔 "보디가드" "해리슨 포드의 도망자" "데몰리션맨" 등의 슈퍼히어로 시리즈를 잇달아 출시한 SKC는 이달엔 만화영화인 "썸벨리나"를 앞세워월트디즈니와 정면승부를 벌일 작정이며 연말또는 내년초엔 기획물을 집중 출시할 방침이다.

SKC의 셀스루 유통라인은 백화점.대형 음반매장 등의 일반유통점과 2천개 정도의 기존 대형비디오숍으로 이원화돼 있는데, 구매력있는 소비자들이 자주찾는 SKC플라자를 중심으로 한 음반복합매장과 서클K 등의 편의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셀스루시장 공략에 있어, 한동안 주춤했던 우일영상은 최근 여러 메이저들 과의 협력강화로 충분한 작품을 확보하고 유통망도 어느 정도 구축했다고 판단 이달 들어 이 시장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20세기폭스 홈엔터테인먼트의 본격적인 셀스루시장 진출로 이번주부터 "스타워즈"시리즈의 판매에 나선 우일영상은 최근 소니뮤직의 비디오사업을 맡고 있는 소니원더와 만화영화에 대한 위탁판매계약을 체결, 다음달부터는 "보물섬" "거지와 왕자" 등 명작만화를 지속적으로 출시할예정이다. 또 12월부터는 최근 위탁판매계약을 맺은 CIC로부터 "쥬라기 공원" 등 흥 행작을 공급받아 셀스루시장에 내놓는 한편, 연말엔 성서물과 기획물 중심의 자체프로를 출시할 계획이다.

우일영상은 현재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컬럼비아트라이스타가 내년중 셀스 루시장에 참여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그간 이 시장 공략의 최대 걸림돌 이었던 작품 구득난이 완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일영상은 셀스루시장 공략의 성패는 작품 못지않게 유통망의 확충에 있다고 보고 조직강화 및 지방유통망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일영상은 일반 유통라인 중에선 백화점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대형서점.슈퍼마켓.레코드점.가전매장의 순으로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월트디즈니의 만화영화를 앞세워 국내 셀스루시장 개척의 선봉에 나선 브에나비스타 홈엔터테인먼트 측은 최근 후발업체들의 잇단 시장참여를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셀스루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선 보다 많은 업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요구되기 때문이라는 게 브에나비스타 측의 설명이다.

최근 출시한 "라이온 킹"이 20만개 이상 팔리는 호조를 보임으로써 셀스루 시장에 대한 전망을 더욱 낙관하고 있는 브에나비스타는 이번주에 인어공주이야기 2"를 출시한 데 이어 다음달엔 "정글북"을 출시해 이같은 추세를 계속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외국 직배사 및 대기업들의 셀스루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에 못지않게최근 중소제작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중 BM코리아는 대표적인 업체로 지난해부터 기획물을 잇달아 출시, 이분야에서 확고한 기반을 마련해놓고 있는데, 이 회사가 출시한 "부부생활 리서치 의 경우 기획물로는 보기 드물게 3만3천 세트이상 판매돼 업계의 이목 을집중시켰다. 이같은 업체들의 적극적인 셀스루시장 개척노력에 힘입어 백화점.대형서점. 대형 음반매장.편의점.슈퍼마켓.가전대리점 등 우리가 늘상 다니는 곳곳에서자신 또는 가족들이 볼 프로테이프를 직접 구입하는 사람들이 최근 부쩍 늘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어린이 만화영화와 기획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최근엔 흘러간 명작영화와 최신 흥행작 등 극영화를 구입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반면에 프로테이프를 직접 구입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값이 너무 비싸다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만화영화의 경우 1만5천원에서 2만원 사이의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어쩔수 없이 사주지만 이미 렌탈용으로 출시됐던 극영화의 경우 1만5천원이라 는금액은 선뜻 구입하기엔 다소 망설여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셀스루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과 다양한 유통망의 확충 못지않게 대폭적인 가격인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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