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북한 공장에서 컬러TV를 임가공으로 조립생산키로 최근 합의했다고밝힘에 따라 전자업계의 대북진출 문제가 또다시 불거져나오고 있다.
북한과의 임가공 교역은 이미 의류와 가방.신발 등을 중심으로 크게 확대 되고 있으나 전자제품은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그동안 그룹차원에서 물밑작업만 끊임없이 진행돼 왔다.
이 또한 우리측 추진주체가 그룹 또는 그룹내 상사여서 가전3사를 비롯한그룹내 전자업체 내부적으로는 별다른 이슈가 되지 못했다. LG전자의 이번대북 임가공 추진도 LG상사가 북한과 합의한 것에서 LG전자는LG상사의 요구 에 따라 북한에서 반입한 컬러TV의 샘플시험을 실시했고 대북반출용 부품도 공급할 예정이다.
LG와 마찬가지로 컬러TV의 대북 임가공 생산을 추진중인 삼성전자나, 남포 공단에 가전공장을 건설할 뜻을 시사한 대우전자도 이러한 계획들을 그룹 차원에서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어, 각사의 실무진조차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있는 실정이다.
LG전자의 경우 조만간 북한에서 임가공 조립한 컬러TV를 국내시장에서 판매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일선에서 이를 수행할 영업담당 부서에는 이제까지 통보된 게 전혀 없다.
어쨌든 컬러TV의 대북 임가공 생산은 전자업계의 대북 투자진출을 본격화 하는 교두보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물론 이에 앞서 풀어야 할 현안과 변수가 적지 않은 남북관계에 비추어 볼 때 임가공 생산의 확대추진을 장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근 민간차원의 경협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전자업계의 대북진출은 필연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대우그룹의 남포공단 공장이 본격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는 등 섬유 쪽에서는 대북투자 진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전자분야도 비교적 위험요소가 적은 임가공을 시작으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올초에 북한측과 나진-선봉 자유무역지역 내에 수출용 TV부품 조립라인을 설치하기로 합의한 삼성그룹은 이의 후속으로 진출품목 등의 선정작업과 세부적인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컬러TV와 삼성전기의 전자부품 등을 북한에서 조립생산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전자는 배순훈 회장이 연초에 대우방북투자조사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해 컬러TV와 냉장고.세탁기 등의 가전제품 생산공장 건설을 제의해 놓은상황이다. LG도 컬러TV 대북 임가공 조립생산이 실효를 거둘 경우 북한에서 가전제품 을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기본방향을 정해 놓고 있다.
따라서 전자업계의 대북진출은 "조변석개"식으로 바뀌고 있는 남북관계에 도불구하고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당장에 밖으로 들어날 정도로 눈에 띄는것들은 없어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에는 급속히 늘어날 수밖에 없을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남북관계만 개선된다면 전자제품 및 부품 생산기지로 북한만큼 유리한 곳이없고 북한의 산업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의 이해가 서로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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