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하나뿐인 지구를 보호하자 "그린정보화"사회 (5)

1876년 알렉산드 그레이엄 벨이 전화기를 발명하면서부터 시작된 통신의 발전은 그간 여러 측면에서 환경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중요한 도구로 작용해 왔다. 특히 현재 각국이 추진하는 정보고속도로 건설은 지구촌을 거미 줄처럼 연결해 교통난 해소와 종이 사용의 절감은 물론 환경감시망으로의 활용등 환경개선에 직.간접적으로 크게 공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앨빈 토플러가 지난 80년에 펴낸 "제3의 물결"이란 저서에서 표현했듯이 정보사회로 이어지는 제3의 물결은 산업사회가 가지고 있는 물질자원과 에너지의 고갈, 자연 등 환경파괴 문제를 구조적으로 극복하는 하나의 도구인 동시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오늘날 광섬유에 의한 통신망 건설은 미래학자들이 예견 하고 있는 것처럼 "종이 없는 사회", 제3의 물결로 급속히 이행되는 견인차 로작용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이 산업사회에서는 도로.항만이었다면 앞으로전개될 고도 정보사회에서는 통신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사회가 도래할 경우 사회.경제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

정보사회에서도 전통적인 성장관의 목표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지만 다만 유한한 에너지와 자원의 사용을 억제하는 기술집약형, 고부가가치의 성장을 추진할 것이다.

정보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멀티미디어의 정보를 언제, 어디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통신망의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 정보통신망이 바로 정보사회의 사회간접자본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구축 된정보사회에서는 지역간 불균형적인 문제가 개선되고 산업화과정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던 인구의 대도시 집중현상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된다. 물론 정보사회는 정보유통의 대형화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부추길 소지도갖고 있다. 원활한 정보유통이 잠재수요를 부추켜 새로운 대량 소비형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구환경 보전은 인류가 해결해야 할 마지막 과제임에 틀림없다. 우리와후손의 생존기반이 걸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날로 심각해지 는지구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우선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개념과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그중 하나가 정보통신망 건설을 통한 환경문제 해결이다. 정보통신 기술을 어떻게활용해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는가 하는、 보다 환경친화적인 네트워크 구축 이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할 경우 화상회의 등으로 인간의 이동을 최소화시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정보통신망은 기존 고속도로와 달리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건설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정보통신 기술이 환경문제 를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바로 환경친화적인 정보통신망, 즉그린네트의 건설이 그것이다. 따라서 환경친화적인 패러다임을 만들어야하는 것이 정보통신을 이용한 환경개선 문제를 접하는 첫 실마리가 된다.

전자우편이 종이를 대신하고, 재택근무와 화상회의시스템의 보급으로 빈번 한출장과 출근이 없는 사회. 종합 생산관리정보시스템 개발로 에너지 사용를최대한 줄이는 사회. 바로 이같은 미래 사회, 정보사회의 건설은 환경친화적 인 그린네트의 건설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환경친화적인 정보통신망 건설에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 90년초부터 정보통신을 에너지절약 등 환경개선에 상당히 기여하는 사회 기반구조로 주목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지난 91년 실험 프로젝트로 텔레커뮤팅 재택근무 을 추진, 이로 인해 1인당 연간 4천5백갤런 규모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이 결과를 토대로 재택근무를대기오염 방지책으로 규정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이 밖에 플로리다주를 비롯한워싱턴.애리조나 등 미국 주 정부들도 이같은 취지의 법률안을 제정하는 한편 연방정부에서는 현재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기업에 세제지원과 함께 공동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법률안을 마련, 심의중이다.

정보통신에 의한 환경개선 효과는 수치로 표시하는 에너지 절감이나 이산 화탄소의 절감에만 기인한 것은 아니다. 전국적인 정보통신 네트워크 건설, 즉공중통신망이 고도화된다면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다. 또한대기업.중소기업.대도시인뿐 아니라 산간오지 주민들도 자연스럽게 정보통신 을이용, 지역간 격차를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정보통신은 장기적으로 이같은경제활동 및 생활패턴의 변화를 촉진시켜 환경문제 해결의 열쇠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앞으로 사회.경제활동이 환경에 부하가 적은 상태로 지속적인 발전 을하기 위해서는 국민생활과 사회활동이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야만 한다. 따라서 국민생활과 사회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통신 네트워크는 어떤 형태로든 환경문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정보통신과 환경과의 관계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정보통신 네트워크가 환경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이를 통한 환경문제 해결 노력은 차치 하고라도 개념조차 정립돼 있지 않다. 따라서 정보통신 네트워크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또는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 어떤 정보통신 네트 워크의 구축이 바람직한가 등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이루어져야만 정보통신 과환경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은 공간적으로 떨어진 지점간 정보교환을、 인력과 정보축적 매체 의이동을 수반하지 않고 실현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정보통신은 "거리의 초월 "기호화" "자동화" "부가가치화"라는 독특한 기능으로 환경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정보통신의 환경개선에 미치는 효과를 보면 우선 긍정적인 효과로는 첫째, 정보통신이 사람의 이동 대체 또는 그 증거를 흡수함에 따라 업무 교통량을 억제할 수 있고 종이를 전기신호로 대체, 자원소비를 줄일 수 있다. 둘째는경제활동과 물질의 이동.축적 등을 효율화하여 대기 오염물질의 배출비율을 개선시키며、 셋째는 분산화에 의한 정보통신의 활용이 가능해 경제활동이 대도시로 집중되는 것을 완화한다.

부정적인 효과를 보면 첫째, 업무의 신속화와 이동의 최소화로 나타나는여가시간이 활성화할 경우 에너지 소비량을 증가시키고 둘째, 정보통신 시스템의 이용확대에 따른 종이소비량 증가로 폐기물질이 증가할 수 있다. 셋째는정보통신 기기제조 확대로 자원과 에너지의 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정보통신 네트워크가 지구환경 보호를 위한 파수꾼으로서 자리를 굳히기위해선 정보통신 네트워크의 고도화와 함께 환경개념을 도입한 통신망의 구축이 선결과제이다. 또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방안이나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지원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병행돼야만 환경개선 효과 를지닌 그린네트를 건설할 수 있다.

90년대 들어 국내에서 구축되고 있는 종합정보통신망(ISDN)은 기존의통신선을 이용한 협대역인 N-ISDN방식이다. 이 네트워크는 전송속도가 64K bps급에 불과해 뉴미디어 및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최근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고 있는 원격영상 서비스도 이와 비슷한 실정이다. 원격영상 서비스는 전용회선이 활용되고 있으나、 비 용면에서 보면 영세한 중소기업이나 일반 개인이 폭넓게 활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정보통신의 환경 공헌효과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기 위해선 기가비트급초고속 네트워크의 구축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통신비용의 저렴화가전제되어야만 한다. 여기에다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술개발이 병행되어야만 환경 친화적인 정보통신망을 건설할 수 있는 것이다.

정보사회로의 진입을 위한 정보통신망 구축이 환경친화적인 이유는 정보통신망 구축이 교통대체형 및 자원절약형, 환경모니터링 통신시스템의 개발 등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망의 구축은 교통망의 확충을위해 대규모 공사에 나설 필요가 없는데다 정보통신망의 이용으로 교통혼잡 을 줄일 수 있는 등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공중정보 통신망을 고도화하는 것이 기본 골격이다. 이것이 완료되는 오는 2000년 초반에는 환경개선에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의 네트워크가 정보의 흐름을 유도하기 부족하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술을 구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보통신 네트워크의 구축에 따른 환경개선 효과를 피부로 느끼거나 추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하지만 앞으로 건설될 초고속 정보통신망은 기술혁신에 힘입어 재택근무, 홈쇼핑, 종이 없는 사무 실, 전자적인 문서거래, 화상회의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가 구현되면 그 이용이폭발적으로 늘어나 에너지 절약과 환경개선 효과가 느껴질 것이다.

물론 정보통신 네트워크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견해도 있다.

재택근무도입이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나 수많은 정보통신시스템의 수요를 자극, 기기생산을 늘리고 이로 인해 환경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수많은 환경주의자들은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 단순한 투자나 기술의 발전만으로는 부족하며 새로운 세계관, 즉 환경친화적 인 패러다임의 창출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정보통신 네트워크의 구축이 환경 친화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사회.일상생활 등 모든 부문에서 새로운 개념접근이 필요 하다. 정보통신 네트워크와 환경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이를 위한 바람직한 방안들을 모색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한마디로 정보통신 네트워크는 환경문제를 야기시키는 원인을 최소화시키는 사회간접자본이라는 인식에서、 보다 적극적인 환경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도구라는 인식으로의 제고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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