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비트와 32비트 게임기간의 혼전, 연말로 예정된 64비트 제품의 상품화 등물고 물리는 세대교체의 격변기에 들어선 일본 게임기시장. 이 시장 변화 에게임소프트웨어업체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차세대를 겨냥한 전략 마련에고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력 소프트웨어업체 스퀘어사가 "선도기업"을 기치로 차세대게임소프트웨어시장 석권의 야심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이를 위한 작전으로 먼저 스퀘어는 닌텐도와의 공동보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하드웨어 최대업체 닌텐도와 유력 소프트웨어업체인 자신을 잇는 이른바 "강자(강자)연합"을 토대로 게임소프트웨어분야의 새 강자로 부상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32비트 게임기 "세가 새턴"과 "플레이 스테이션"을 각각 상품 화,격변기의 게임시장에서 아직 쾌주하고 있는 세가 엔터프라이즈와 소니 뮤직엔터테인먼트 SCE 에는 등을 돌렸다는 게 이채롭다. 또 백만 단위 판매를 목표로 한 소프트웨어의 개발.판매, 즉 "대작주의"로 일관하는 작전을 계속 펼쳐 나가겠다는 기본방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스퀘어사의 경영방침은 신칸센 열차 안에서 주로 결정된다. 미즈노(수야) 사장 등 스퀘어의 핵심간부들은 매달 한차례 닌텐도의 야마우치(산내) 사장 을방문, 의견을 교환한다. 이 때 도쿄 교토간의 왕복 6시간이 작전회의시간 이된다. "닌텐도에 어떤 주문을 할까" 또는 "양사의 합의를 어떻게 경영에 반영할까" 등 무릎을 맞대고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결정된 사항은 곧바로다음날 중역회의에 전달된다.
스퀘어에게는 닌텐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최대 경영과제의 하나다. 최근 양사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닌텐도의 16비트 게임기 슈퍼 패미컴"용 게임소프트웨어 "마리오RPG"를 양사가 공동개발해 내년 1월 에판매키로 한 것은 그 한 예다. 특히 이 제품은 약 3백만개 판매를 목표로 하는 대형 상품이다.
사실 스퀘어는 닌텐도에게도 중요하다. 야마우치 사장이 "새로운 하드웨어 의부흥에 스퀘어는 불가결하다"고 밝힐 정도다.
양사의 밀월관계는 차세대 게임기인 "닌텐도64"용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닌텐도는 현재 약 20개사와 손을 잡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있다. 이중 4, 5개사가 일본업체로 알려지고 있는데 여기에는 스퀘어도 들어있다. 특히 이들 양사의 관계는 대등한 협력체제다. 사실 많은 소프트웨어업체들이닌텐도용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다며 닌텐도를 찾아 오지만 문전박대당하는수모를 겪는다. 반면 스퀘어는 개발툴을 만드는 단계부터 까다롭게 조건을 붙이며 자사의 이익을 충분히 반영시킨다.
이같은 양사의 관계는 "재미있는 소프트웨어밖에 팔리지 않는다"는 닌텐도 의생각과 "완성도 높은 소프트웨어만 만든다"는 스퀘어의 대작주의가 어우러져만들어졌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스퀘어가 차세대 하드웨어로 닌텐도를 선택한 것이다. 즉 게임기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을 때 최후의 승자는 닌텐도라고 판단 하고 있는 것이다.
닌텐도와의 협력 못지않게 스퀘어가 중시하는 것은 대작주의 방침이다. 이 방침은 이 회사가 자랑하는 롤 플레잉 게임(RPG)의 개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돼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목적을 달성하는 RPG는 5시간 정도 걸리는 대작이다. 때문에 개발에 20명 정도의 인력이 투입되며 기간도 2년이나 걸린다. 한 작품에 투입되는 자금도 약 10억엔에 이른다. 어 린이용 게임이지만 영화제작을 방불케 한다.
스퀘어는 대작주의를 앞으로도 계속 고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미즈노 사장은 "재미있고 잘 팔리는 소프트웨어를 만들면 우수한 인재가 모이고 다시 매력적인 작품이 나온다. 그 결과 매출이 신장되고 브랜드이미지 도 향상된다"며 대작주의의 상승효과를 강조한다.
닌텐도와의 협력과 대작주의를 바탕으로 스퀘어는 "2000년 연간 1천만개를 판매, 일본에서 20%의 점유율을 올린다"는 목표다. 일년에 2백만개 팔리는타이틀 3개, 1백만개 팔리는 타이틀 4개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만약 이 목표가 달성되면 스퀘어는 명실상부한 게임소프트웨어의 "선도기업"이 된다.
지금까지 스퀘어는 "파이널 판타지" "로맨싱 서 거" "성검전열" 크로노트리거 등의 대히트작품을 내놓았다. 그러나 소프트웨어가 액션 등 RPG에 편중되어 있다. 따라서 게임소프트웨어시장의 진정한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대작주의 못지않게 영역확대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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