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플러스(PAL Plus)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TV와 VCR가 유럽시장의 새로운 유망 상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유럽시장에서 유럽 과일본 제품에 밀려 맥을 못춰온 국산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됐다.
"PAL Plus"는 이달부터 유럽지역에서 시작된 16대 9의 광폭스크린 방송 이다. 기존 4대 3 화면 방송신호에 광폭화면 신호를 덧씌워 보낸다는 뜻에서 플러스 라는 말이 붙었다.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나라가 올연말까지 이 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팔플러스 방송을 수신하는 TV와 이를 녹화할 VCR의 수요가 본격 창출될 전망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BIS사의 자료에 따르면 유럽지역의 광폭TV시장은 올해 58만여대에 이를 전망이다. 또 내년에는 1백10만여대、 97년과 98년께 에는 각각 1백70만.2백70만 여대로 초고속 성장이 예고된다.
VCR 시장전망은 TV만큼 뚜렷하지는 않다. 유럽의 VCR 시장도 우리 시장처 럼침체 국면인데다 방송이 시장에 미칠 영향 측정도 어렵기 때문이다.
또 팔플러스 방송은 S-VHS방식의 기존 VCR로도 수신이 가능해 방송실시로 당장 팔플러스VCR가 늘어난다고 섣불리 장담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팔플러스 방송은 궁극적으로 VCR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예상된다. 기존 시장에 10~20%의 수요증가 효과가 있으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우리업체와 일본업체는 반덤핑관세를 포함、 거의 30%에 이르는높은 관세장벽 때문에 시장진출이 어려운 편이다. 더욱이 상대적으로 브랜드 지명도가 낮고 브라운관을 현지업체로부터 수급하기 힘든 우리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여기까지는 기존 시장판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우리 업체들의 생각은 다르다.
업체 관계자들은 팔플러스 시장이 그동안 유럽과 일본제품에 가려졌던 우리제품이 유럽시장의 전면에 설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베를린전자전을 참관한 삼성전자의 김태일부장(AV본부 상품기획팀)은 "우리가 내놓은 팔플러스TV는 외국제품에 결코 뒤지지 않고 브라운관 등에선오히려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유럽시장에서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브랜드 고급화 차원에서 팔플러스 제품을 적극 활용할 방침인데 올 연말께에는 높은 관세부담에도 불구하고 완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최근 유럽시장에 팔플러스VCR를 선보인 LG전자도 곧 개발될 팔플러스TV를 앞으로 수출 주력 상품으로 키워나가기로 했다.
LG전자는 팔플러스 제품이 유럽에서 "골드스타"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업체는 본격적인 유럽시장 공략시점은 어느 정도 고급화 이미지가 심어질 내년 하반기로 잡고 있다.
대우전자의 입장은 다소 다르다. 중급제품에 주력하는 세계시장 전략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VCR시장의 경우 팔플러스VCR라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보다는 신규수요의 창출이 가능해진 기존 S-VHS VCR시장에 당분간 주력키로 했다.
하지만이 업체 또한 유럽인들이 팔플러스 제품을 고급 제품으로 보는 시각 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팔플러스TV와 VCR를 바탕으로 한 우리 업체들의 고급화 전략이 어느 정도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팔플러스 시장의 확대를 계기로 그동안 반덤핑관세와부품수급난으로 침체됐던 우리 TV와 VCR의 대유럽 수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개화되는 유럽의 팔플러스 시장은 바로 미래 AV시장을 둘러싼 세계 가전업체간 패권다툼의 장이 처음 마련되었음과 이곳에 국내 가전업체들이 이미 발을 들여놓았음을 뜻한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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