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주파수공용통신시스템(TRS)의 표준화는 과연 가능한가 아니면 아날로그 처럼 또 무산되고 말 것인가." 기아 아남 한화 등 3개 그룹의 올해말에 있을 TRS 제2전국.지역사업사 선정수주전이 치열한 가운데 디지털TRS의 표준화가 관련업계에 초미의 관심사 로대두되고 있다.
디지털TRS의 표준화가 이들 제2전국.지역사업자들에게는 TRS서비스의 개시 에앞서 진행되는 관계로 오는 97년 서비스 제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 제2전국.지역사업권에 참여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올해말에사업권을 획득해도 국내 디지털TRS의 표준화가 안돼 서로 다른 프로토콜로 서비스를 개시할 경우 가입자가 특정업체의 단말기만으로 서비스를 받기 때문에 상당한 손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 초기시장의 활성화에 장애물이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TRS 제2전국사업자의 경우 현재 제1전국사업자인 한국항만전화가 있어후발업체로서는 서비스의 확산을 통한 경쟁체제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어 디지털 TRS표준화에 대한 관심을 더해가고있다. 즉 현재의 상황 으로 이들 사업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업체들에게는 최적의 솔루션이 올해말 에 있을 사업자 선정 확정발표 이전에 디지털TRS의 표준화를 마무리짓는 것이라는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다.
현재 한국통신기술협회(TTA)를 중심으로 올해 초부터 시작한 디지털TRS의 표준화작업은 정통부가 내년 6월말까지로 못박아 올해 초에 한국통신기술협 회로 이관함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실무소회의가 개최되면서부터 표면으로 급 부상하게 됐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표준화 작업을 진행할 경우 자칫 현재 거세게 일고 있는외국과의 통상마찰의 불씨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민간에게 결정을 위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실무소위원회는 지난 4월말 현재 기술개발이 됐거나 진행중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과 TDMA(시분할다중접속)방식중 후자를 표준화하기로 최종 합의, 지난 5월 초 정통부에 건의를 해놓고 있다.
실무소위원회가 디지털TRS의 표준화를 TDMA방식으로 채택한 것은 *기술적 으로 상용화된 장비가 TDMA밖에 없고 *CDMA방식이 가입자 용량 등에서 우수 하나 기술구현시 장기간의 개발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일제통화의적합성 여부가 증명된 적이 없기 때문에 채택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CDMA에서는 표준 제정시 장시간의 검토가 요구되므로 내년 6월까지 지정된 시간내에 완료하기가 어려운데다 외국의 경우 대다수의 시스템이 TDM A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향후 국내장비 개발시 수출가능성이 있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인 채택이유외에 TDMA를 채택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속사정은 다른 데 있다.
국내 TRS기술은 아날로그의 경우 LG정보통신이 8백 및 3백80MHz대역의 스타렉스 TRS를 개발했을 뿐 나머지 업체들은 아예 개발에 대한 엄두조차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내 디지털 TRS의 표준화 작업은 현재 디지털TRS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모토롤러, 지오텍, 에릭슨 US 등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만큼 국내 TRS산업이 아직까지 기술개발에 있어서는황무지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무소위원회가 디지털TRS의 표준화작업을 TDMA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고민이 여기에 깔려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일부 업체에서는 셀룰러에서 CDMA방식으로 기술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에이 방향으로 표준화를 추진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현재 TDMA 외에는 *무선접속에 따른 기술기준 *통신방식 등 세부항목에 대한 합의는 아직까지 표준화에 참예하고 있는 업체들의 첨예한 이해관계로 인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TDMA의 무선접속방식에 대한 합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이 분야인데도 불구하고 합의를 이루지못하고 시간만 계속 흐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모토롤러, 에릭슨 US, 지오텍 등 시스템 공급회사들이 각기 자사의 기술기준을 국내 디지털TRS의 표준화로 채택해줄 것을 강력하게 희망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자사가 개발한 기술기준이 채택돼야만이 설계변경 등 제반조건에 있어유리한데다 국내 시장 진출에 있어 타경쟁사보다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업체 가운데는 자사의 디지털 TRS프로토콜을 국내 표준 프로토콜로 수용할 경우 *완전한 기술이전의 보장 *기술제휴에 따른 로열티를 받지않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표준화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에게 제시하고있어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주자가 바로 아남산업이 투자한 지오텍사의 FHMA시스템. 아남산 업은 지난 92년부터 지오텍사에 1천5백만달러를 투자해 디지털시스템 기술개발에 참여해 왔었는데 아남은 지난 7월 국내에 아남지오넷(가칭)을 설립키로 하고 국내의 단말기.시스템 제조업체에게 지오텍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전수해 주겠다고 포문을 열고 나선 것.
미 지오텍사가 지난해 개발한 9백MHz대역의 주파수도약다중접속(FHMA)방식 의디지털 TRS는 주파수 호핑방식과 TDMA방식을 결합한 것으로 주파수 간격은12.5KHz이며 변조방식은 QPSK이고 접속효율은 1대 26이다.
이에 질세라 모토롤러, 에릭슨도 자사 시스템에 대한 프로토콜을 공개하겠다는 등 국내 디지털TRS 표준화작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모토롤러사는 8백MHz대역의 디지털TRS인 iDEN(구 MIRS)을 국내 표준 프로 토콜로 채택해 달라고 제안하고 있다. TDMA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iDEN의 주파수 간격은 25KHz이며 변조방식은 M16 QAM이고 접속효율은 1대 6이다.
또한 미 에릭슨 US사도 오는 97년 개발, 국내에 들여올 디지털TRS인 이닥 스 프리즘의 프로토콜을 국내 디지털 TRS 표준 프로토콜로 제시하고 있다.
이닥스 프리즘은 8백MHz대역의 디지털 TRS로 TDMA계열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F TDMA방식을 혼용한 시스템으로 주파수 간격은 25KHz이고 변조방식 은 GMSK이며 접속효율은 1대 4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표준화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은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채 표준화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표준화작업이 진통을 겪고있다. 즉 모토롤러사는 LG전자와 한통엔지니어링이 각각 기술제휴를 맺고 있는데LG전자가 기아그룹의 컨소시엄에 참여함에 따라 표준화에 대한 정책추진 방향을 같이하고 있다.
또 에릭슨 US사는 삼성전자가 국내 기술제휴를 맺고 있는데 시스템은 한화 그룹에 공급키로 합의를 해 또다른 동행의 길을 걷고 있으며, 지오텍사는 아 남과 컨소시엄과 기술제휴를 함께 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는 현재 표준화작업에 참여하고 있지 않고 있는 대신 LG전자가 참여, 결국은 3파전으로 치닫는 대리전으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으로는 국내 디지털TRS 표준화는 상당기간 진통에 진통 을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TRS 제2전국사업자 수주전에 이들 업체가 모두 경쟁적으로 참여해 각자의목소리를 높일 것이 자명하고, 섣불리 자사가 기술제휴를 맺고 있는 시스템 에대한 기술조건에 불리한 표준화 방안을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표준화 작업은 아날로그 표준화처럼 무산될 가능성이 많다는분석이 업계에서는 강하게 일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국내 디지털TRS의 표준화는 국내 업체들의 첨예한 이해관계로 인해 합의점을 찾기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며 오히려 표준화를 올해말에 있을 TRS 제2전국.지역사업자와 한국항만전화 등 서비스 운용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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