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안테나] TV 홈 쇼핑시대 열렸다

TV카메라가 집 입구, 신발장에서부터 거실, 주방, 안방, 건넌방, 화장실 등의 구조뿐 아니라 하수구, 창문턱, 천장 및 벽지와 거실 마감재 등을 일일이비춰준다. 심지어 사람이 등장, 가스레인지, 수도꼭지, 전기 스위치 등을 일일이 켜보기도 하고 꺼서 보여주기도 한다. 또 집밖으로도 나가 지하철 혹 은버스 정류장에서 집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시장이나 백화점, 학교 는근처에 있는지를 포함한 각종 주변환경까지 세세하게 알려준다면….

또 2~3년된 중고자동차의 외부와 내부를 카메라가 샅샅이 보여준 뒤, 시승 자가 탑승해 직접 시동을 걸고, 운전을 해보일 뿐 아니라, 승차상태 등을 알려주고 적정한 판매가격을 시청자에게 제시한 뒤 전화로 구매신청을 접수한 다면…. 만약 텔레비전에서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이와 같이 매매할 아파트나 자동 차의 상태를 꼼꼼하게 알려주고 매매가격을 제시해준 뒤, 이 아파트(자동차) 를판매하기 위해 내놓는다면, 구매자는 이사철을 맞아 복덕방을 들락거리며부동산중개인을 따라 이집저집 기웃거리거나 중고차시장을 돌아다니지 않아도될 것이다.

현재 외국에서 실시중인 이같은 텔레비전을 통한 홈쇼핑이 이제 국내에서 도시작됐다. 지난 8월 1일부터 시험방송에 들어간 케이블TV 채널 39번 홈쇼핑텔레비전 HSTV 대표 박경홍)과 채널 45번 한국홈쇼핑(하이쇼핑, 대표 오세희)이 이처럼 꿈같은 재택쇼핑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홈쇼핑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등장, 판매할 상품을 소개하는 진행 자인 "쇼(핑)호스트"라는 신종직업이 등장,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1일 시험방송을 시작하며 곧바로 상품판매에 나선 HSTV와 보름동안 컬러 바등 시험패턴을 송출한 뒤 지난 16일부터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하이 쇼핑 등 두개의 홈쇼핑채널은 영상매체를 통한 홈쇼핑인만큼, 각각 상품판매 프로그램을 진행할 진행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지난 5월과 6월 이미 각각 15~16명의 "쇼 호스트"(HSTV)와 "쇼핑호스트"(하이쇼핑)를 선발, 집중훈련을 실시했다.

스튜어디스, 구성작가, 케이블TV 리포터, 아나운서, 성우, 연극배우, 탤런트 비디오자키(VJ)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이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소개되는 쇼(핑)호스트라는 신종직업인으로 변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쇼(핑)호스트들은 자신에게 할당된 프로그램에 등장, 시청자들에게 1개품목당 5분에서 10여분씩 제품의 기능, 장단점, 사용소감 등 상품에 대한 각종 정보와 가격을 상세히 전달, 시청자의 구매욕구를 촉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방송전에 상품을 직접 사용해보거나 각종 정보를 취합.공부한 뒤 대본 없이 즉석에서 상품을 소개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른 순간 애드 리브가 가능해야 하므로 텔레비전의 어느 진행자보다 순발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같은 품질의 상품이라도 어떤 쇼(핑)호스트가 설명하느냐에 따라 매출실적이 크게 달라진다. 한 예로 미국의 캐시 래빈 같은 유명한 쇼호스트는매월 1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쇼호스트가 유명 탤런트나 연예인에 못지않은 인기인이 될 가능성도있다. 자니 카슨쇼로 유명한 미국의 자니 카슨도 처음에는 쇼(핑)호스트였다 는사실만 보아도 이들의 인기도를 짐작할 수 있다.

HSTV는 상품을 구매할 주시청자가 주부라는 점에 착안, 과거 TBC에서 명아 나운서로 활약했던 고려진씨(53)를 스카우트하는등 주부 쇼호스트를 많이 선발 출연시키고 있고 하이쇼핑은 남성 쇼핑호스트를 주로 내보내고 있다.

HSTV의 경우, 이들 쇼호스트들은 앞으로 각자 능력에 따라 연봉계약을 맺게된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명예와 부를 함께 거머쥘쇼 핑 호스트가 곧 등장할 전망이다. <조영호 기자> [인터뷰] HSTV의 주부 쇼호스트 유난희씨 "그동안 케이블TV의 다른 분야에서 일해오다가 국내 처음으로 홈쇼핑 프로 그램을 진행하는 쇼호스트로 선발돼 기쁘고, 이 일이 적성에도 꼭 맞는 것같아 그만큼 일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현재 홈쇼핑텔레비전에서 주부 쇼호스트로 프로그램을 제일 무난하게 진행 한다는 평을 듣고 있는 유난희씨(29)는 지난 92년 케이블TV시범방송국으로지정된 서울 목동의 종합유선방송국에서 국내처음으로 케이블TV 아나운서로 일했고, 지난해 케이블TV가 출범한 뒤 다솜방송등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는케이블TV 초창기 멤버인 셈.

"제가 소개하는 양질의 제품을 시청자가 많이 구매해줄 때 쇼호스트로서 보람을 가장 크게 느낍니다. 하지만 제품의 특성이나 기능에 대한 연구와 작동을 해보지 않고 카메라 앞에 섰을 때는 쇼호스트 자신이 그 제품에 대한 신뢰가 생기지 않아 제대로 구매권유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상품에 대한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휴일이나 시간이 날 때면, 백화점이나 시장에 나가 여러가지 제품들을 비교해보고 상품의 특성등에 대해 공부한다는 유씨는 "쇼호스트가 프로그램의 "주인"이 아니고 "상품"이 프로그램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카메라 앞에 선다 고 밝혔다.

[인터뷰] 하이쇼핑의 1기 쇼핑호스트 성정민씨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케이블TV 홈쇼핑에서 최초로 쇼핑호스트로 활동하게되어 어깨가 무겁고, 이 직업 자체가 아직은 알려져 있지 않아 낯선 상황 에서 저의 노력 정도에 따라 홈쇼핑 이미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낍니다. 한국종합전시장등에서 전시안내 및 설명요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한국 홈쇼핑의 제1기 쇼핑호스트로 선발된 성정민씨(27)는 쇼핑호스트에게 꼭 필요한 자질로 고객중심의 사고방식과 방송과 유통 두 분야의 전문가에 버금가는지식을 든다.

"쇼핑호스트는 상품과 고객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통 해상품의 기능과 장단점, 사용상의 주의점 등을 상세하고 정확하게 설명, 소비자가 백화점이나 시장에 나가 쇼핑하는 것 이상의 합리적인 쇼핑을 할 수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홈쇼핑 프로그램이 대부분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쇼핑호스트의 능력 이그 어떤 방송프로그램보다 중요하게 생각된다는 성씨는 "케이블TV를 통한 홈쇼핑의 장점은 더이상 복잡한 매장과 교통체증, 주차난에 시달릴 필요없이 가정에서 전화등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원하는 시간에 가정에서 받아볼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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