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골목 교통과 구내 통신설비

경희대 전파공학과 진용옥 교수 골목교통이 막히고 있다. 이제 양방향으로 지나갈 수 있는 서울의 뒷골목길 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다가 화재라도 나거나 긴급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요리조리 비켜다니는 곡예운전을 매일같이 반복하면서 끔찍한 상상이 현실화되 지 않을까 적이 우려가 된다.

골목교통뿐 아니라 또 하나의 심각한 막힘이 진행되고 있으니 구내통신 설비 가 그것이다. 골목이 막혀서 이동이 어렵듯이 구내배관 배선이 좁아져서 구내통신 시설이 막히고 있는 것이다.

최근 컴퓨터와 팩스가 보급되면서 2대 이상의 전화가 필요하게 되었으며 종합유선방송과 위성방송이 등장하면서 양쪽의 배관사정은 급속히 악화되기 시작하였다. 한번 시설해 놓은 배관에다 추가로 배선을 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집을 지을때 여분으로 시설해 놓아야 하지만 우리네 정서로는 그렇게 긴 시간을 예비하거나 준비해 놓지를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다 국가적 대사로 추진하고 있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이 가정이나 건물에 진입될 것이 예상되는데 기존의 배관을 이용한다는 것은 더욱더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다는 것이다.

구내통신 설비는 원칙적으로 소유자의 부담이어서 건설 당시 소유주가 이를챙겨야 하지만 미리 대비하는 경우는 많지가 않으며 구내통신이 불비된 채 고스란히 최종 수요자에게 전가되기 마련이다.

결국 소유주、 설계자와 시공자、 사용자의 관계에 걸친 복잡한 구도로 구내 통신설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로 형성되어 정보시대의 최대 걸림돌 로 남게 되므로 보다 간편하고 편리한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만족 시켜 주기 위해서는 사무동은 물론 주택도 이젠 첨단 정보통신 기술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이는 미래형 주택은 건강.안정.지능.쾌적을 두루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며 재택근무 홈쇼핑、 홈뱅킹、 홈진료、 가정학습 등이 일반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통신설비 가입비를 받지 않거나 이미 받아놓은 가입비의 일부를되돌려 주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입비 투자재원이 부족했던 시절 재원확보에 기여했으며 이로 인해 우리는 통신혁명에 성공한 드문 사례 가 되었다(즉、 광역.자동화.2천만 시설확보 사례임).

이제 개발의 시대를 지나 그 성과를 이용자에게 되돌려 준다는 의미에서 매우 신선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거의 1천7백만대에 육박하는 일반전화의 경우만 하더라도 4조원을 육박할 것이고 이동전화를 포함할 경우 이보다 훨씬 상회한 금액이 될 것인즉 과히 혁명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언제、 어떤 방법으로 환원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명확한 언급이 없었지만 전액을 가입 자에게 되돌려 준다는 것은 막대한 비용을 일시에 조달한다는 어려움과 현금 으로 상환할 때 목돈이 푼돈으로 흩어질 우려도 있다. 그러므로 되돌려 주는효과도 거두고 또 다른 투자효과를 유발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원래의 정책 의도가 빛나게 될 것이다.

그 중 하나의 아이디어로 구내배관배선 사업의 생산성 창출과 고용증대 전문 화、 초고속 정보통신 고속도로 구축을 통해서 현물로 되돌려 주는 방법을검토하는 것은 어떨까? 물론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소유주가 청구하고 통신 사업자가 설계감리를 대행케 해주는 방식을 취하며 리스제도화 구현、 즉 선 투자 후정산의 방안을 강구한다는 것이다. 구내 정보통신 설비에 재투자한다 는 것은 가입자의 일부를 되돌려 주는 효과를 거두면서 새로운 서비스와 가입자의 증대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사업자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다.

아울러 국가적 대사인 초고속정보통신망의 건설에도 전기를 마련하는 결과를가져오게 되어 2차 정보통신혁명을 열게 되는 단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골목소통이 막히고서야 21세기 정보시대를 연다는 것은 산에서 고기를 구하는 격이 될 것이며、 정보소통이 원활치 못하고서야 선진국 진입은 어려울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발성과를 나누어 가지는 것보다는 새로운 출자돈이 생산성 향상 및 새로운 첨단기술의 고용창출이 될 수 있도록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처방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