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HAM업계의 괴문서 소동

햄(HAM=아마추어무선사)용 기기업계가 시끄럽다. 가뜩이나 덥고 불괘지수가높은 복중에 느닷없는 괴문서가 나돌았기 때문이다. 정치판에 나돌고 있는괴문서와 비슷한 형태다. 괴문서는 팩시밀리를 통해 관련업체에 전달됐다.

발송자는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베일로 얼굴을 가린 채 모든 관련업체에 괴문서를 발송했다.

나쁜 소식은 한 순간에 지구를 세바퀴돈다는 말처럼 괴문서는 업계를 금세 긴장시켰다. 만약 사실이라면 업계에 큰 파문을 일으킬 만한 내용이었다. 다행스럽게 확인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업체 관계자들은 크게안도하면서도 이 괴문서로 이익을 보는 사람이 발송자일 것이라는 추측을하 고 있다. 그것도 드러내 놓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물증이 없으니 심증이그렇다는 이야기다.

괴문서에 실린 내용은 다음과 같다. S사의 L모씨가 전파법에 의해 수입이 제한된 일본산 M무선기기를 분해해 부품으로 들여다가 다시 조립、 시중에 팔다 관세법 및 전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는 것이다. 대부분 일제 기기를 사다파는 업체들은 이로 인한 파장을 우려했다. 관련업체들은 사실확인에 분주했고 언론사에는 확인전화가 계속 이어졌다.

사실 확인결과 괴문서의 주인공 L씨는 괘투서가 검찰에 접수돼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가 없어 풀려났다. 그는 무혐의 처분을 받자 곧장 해외출 장길을 떠났다. 그런데 괴문서 발송자는 L씨가 보이지 않자 이를 두고 "검찰 에 긴급 구속됐다"는 내용의 팩시밀리를 보냈던 것이다. 이번 일은 한마디로 햄기기의 90% 이상을 일본제품에 의존하는 관련업체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에만 급급해 의도적으로 일으킨 음해성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상대방 이 장사를 못하면 그만큼 내가 물건을 많이 팔 수 있다는 얄팍한 상술이 이런 작태를 빚은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일과성 해프닝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뒷맛이 씁쓸하다. 관련업체가 공존의 의미를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특히 이로 인한 국민들의 불신 감이 어떻게 작용할 것이란 점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법을 어겨 잘못을 저질렀다면 당연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또 그런 사람은 기기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관련업계가 앞장서 징계하고 업계에서 추방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잘못이 없는 데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음해하는 괴문서를 만들어 업계를 시끄럽게 만든다면 이런 사람은 지탄받아야 한다.

서로 불신하고 유언비어를 날조.유포하는 햄용기기 업자를 소비자들이 어떻게 신뢰하고 그들로부터 제품을 사겠는가를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