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가 국내공장의 생산라인을 개편하고 있는 것은 해외현지 생산확대에 따른 필연적인 조치로 보인다. 또 지난해이후 잇따른 가격인하 경쟁으로 채산성이 급속히 악화、 생산합리화와 함께 가전제품 운영의 전면 수정이 불가 피해졌기 때문이다.
전자가 중장기적 비젼 측면에서의 움직임이라면 후자는 당장에 전개되고 있는 현안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더욱이 유통시장개방과 더불어 곧닥칠 A/V기기 등 가전제품의 수입선다변화 해제 이후에는 현재와 같은 방만한 제품운영과 생산체계로는 경영수지가 크게 악화될 것이 뻔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따라서 가전3사의 공장합리화는 해외현지 생산의 확대와 멀티미디어 환경 대비 등의 명분을 표방하고 있지만 이보다도 긴박해지고 있는 국내가전시장 환경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물론 해외현지 생산확대에 따른수출.생산설비의 해외이전 등 생산라인의 조정과 멀티미디어 환경에 대응한 차세대 신제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5대 가전제품의 해외생산 비중이 올해를 고비로 내년중에는 40%이상에 달하고 오는 2000년에는 70%를 훨씬 넘길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가전3사의 현지 화 전략에 비추어볼때 우선 국내공장의 수출라인에 대한 대폭적인 축소조정 은 당연한 귀결로 받아들여진다.
대신에 광폭TV와 DVD 등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게 될 차세대 제품의 개발 생산비중이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멀티미디어기기의 개발및 생산이 열기를 더해갈 전망인 것이다.
가전3사는 특히 멀티미디어 환경에 대비해 정보통신 등으로 사업을 확대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여 상대적으로 가전제품에 대한 사업비중이 낮아질 수 밖에없는 실정이다.
또 국내 가전시장 환경도 과거처럼 짭짤한 재미를 보기가 어렵게 흐르고 있다. 지난해 이후 2차례에 걸친 가전제품값 인하로 가전3사는 7백억여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가격인하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 뻔하다. 가전제품이 수입선다변화품목에서 해제될 경우에는 국내시장의 일정 부분을 일본상품에 내주여야할 판이다.
업계관계자들은 A/V기기가 수입선다변화품목에서 해제되면 1년내에 국산제품의 시장점유율이 10%이상 줄어들고 궁극적으로 30%이상의 시장을 일본을 비롯한 외산품에 내주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재의 생산및 운영방식으로는 가전제품이 더이상 끌어안을 수 없는 사업품목으로 전락해버린다는 얘기가 된다.
가전3사는 이에따라 주력품목과 운영모델의 조정을 공통적인 전략으로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등상품을、 LG전자는 바이폴라 상품을、 대우전자는 히트상품을 각각 주력모델로 내세운다는 기본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수원공장을 첨단 A/V제품 생산.연구 기지화하고 백색가전 은 광주단지에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A/V 제품은 멀티미디어와 직접적으로 연계돼 제품력과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야한다는 판단이다. 백색 가전의 광주이전은 중국과 선을 긋는 서해안시대를 염두에 둔 조치로 중국현지에서 생산되는 값싼 부품을 공급받아 가격경쟁의 우위를 지키겠다는 전략 이다. LG전자는 가전제품 생산기지는 이미 구미(컬러TV)、 평택(VCR)、 창원(백색 가전) 등지로 특화됐다고 보고 제품 개발과 생산을 차세대 시장수요에 대응한 복합상품과 고급상품쪽에 집중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대우전자는 철저한 해외현지화를 추진하기 위해 국내공장에서의 생산제품도 히트상품 위주로 운영해나갈 방침이다. 전체 모델수는 과감하게 줄이고 대우 전자의 인지도를 높이면서 수익을 보장해줄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생산과 개발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가전3사의 이같은 전략은 국내에서의 가전제품 생산을 고급화돼가고 있는 한국시장과 일본시장에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데 촛점을 두고 있다.
가전3사는 또 부가가치가 낮은 저가제품은 과감히 해외현지에서 역수입하거나 모델을 단종시키는 방향으로 조정해나가고 있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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