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매킨토시 신화주역 스티브잡스의 야망 (103)

사람들은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틀 후 넥스트가 조용히 발표한 내용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넥스트는 직원 중 5%를 감원시킨다고 처음으로 공개 했던 것이다. 48시간 전 넥스트가 상장 계획을 발표 했을 때 한 기자는 감원 계획이 있냐는 질문을 했었다.

그러나 넥스트의 대변인은 정색을 하며 그런 것은 생각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갑자기 태도를 바꿔 감원을 하겠다고 발표한것은 비정상적인 행위였다. 그러나 잡스의 홍보 담당자인 앨리슨 톰슨은 더욱대범하게 행동 했다. 회사의 상장 계획을 발표해 놓고 감원을 하겠다는 방침에서 일종의 고 의성을 느낄 수 있게 했지만 톰슨은 각본 대로 무조건 부인하는 역할을 충실 히 해냈다. "두 사건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녀는 아주무표정한 얼굴 로 말했다. 외부인들은 감원을 발표하기전에 계획적으로상장계획을 발표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잡스는 "절대로 그렇지않습니다." 라 고 부인했다.

그는 그저 지나가는 말로 회사가 상장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뜻밖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오히려 당황스럽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감원계획에 대해 기자들이 회사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하자 넥스트는 그것 조차도 부인했다. 넥스트는단지 "자리 바꿈"만 할 뿐 재정적으로는 건재하다고 말했다. 결국 잡스와 톰 슨의 작전은 성공하게 되었다. 감원이 발표되기 전 넥스트가 상장될 것이라는 소식과 넥스트를 좋게 소개한 기사가 그 후 독자들의 관심을 모두 끌었던것이다. 잡스가 독자들에게 넥스트에 대한 좋은 인상만을 심어주게 되었다.

검으로 살고 검에 의해 죽는다. 넥스트가 일반 대중들에게 발표하기 위해 조작한 숫자 장난에 희생된 당사자는 다름 아닌 넥스트 자신이었다. 넥스트는유럽에서 영업을 담당하고 있던 데오 웨그브랜이 보내주는 조작된 매출실적 을 감당하기 위해 홍역을 치뤄야 했다.

넥스트는 지금까지의 실적중에서 유럽에서의 매출신장이 가장 성공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허상에불과한 것이었다. 컴퓨터 4대만 필요한 딜러들은 유럽에 있는 넥스트 영업사원들의 설득으로 50대를 주문했다. 창고 는 팔리지 않은 넥스트 컴퓨터로 꽉차 있었지만 웨그브랜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넥스트 본사에 보고할 때는 모든것이 순조롭게 되어간다는 통계자료를 작성해 보냈다.

그러나 진실을 오래 은폐할 수 없는 법이다. 사람들은 잡스가 유럽의 경우를모범으로 삼기를 원했다. 레드우드 시티에 있는 판매부장들이 웨그브랜이 보내주는 판매보고서와 유럽에서 오는 다른 보고서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하며 잡스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잡스는 그들의 말을 듣지않았다. 몇달이 지나고 웨그버그가 보내주는 내용이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사실이 더욱 명백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잡스는 계속 오리발을 내밀었다.

잡스가그들의 요구에 굴복하여 웨그버그를 해임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악화되었다. 지역 담당 책임자와 무고한 부하직원 을 가리지 않고 넥스트는 닥치는 대로 사람을 해임시켰다. 율버의 딜러망도해체되었고 넥스트의 유럽 본사 역할을 담당했던 프랑스 리베라에 있는 사무소도 문을 닫았다. 새로운 부장들이 임명되었고, 새 유럽지사와 판매전략 이 수립되었다. 새 판매전략의 골자는 딜러들을 배제하고 넥스트가 직접 고객을 상대하겠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었다.

웨그브랜이 떠난 다음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유럽의 재고품에 대한 책임을 그에게 지을 수 없었고 형사고발을 할 경우 넥스트가 지금까지 구축해 온 환상 적인 유럽왕국에 대한 이미지에 손상이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수도없었다. 손실금액은 조용히 장부에서삭제되었다. 그들은 숫자놀음을 했기때문에 값비싼 대가를 지불했다고 생각하는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