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폴리그램사가 할리우드행 티켓을 끊었다. 세계 굴지의 음반업체 폴 리그램이 안주의 틀을 깨고 이제는 영화산업의 본류가 된 미국시장을 찾아대서양을 횡단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폴리그램의 신대륙 탐험이 시선을 모으는 이유는 대양을 건넌 투자라는 사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폴리그램은 음반시장에서의 위상만으로도 아쉬울 것이 없는 업체로 도 이체 그라모폰.모타운.A&M레코드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루치아노 파바로 티를 간판으로 한 클래식 레이블로 상징되는 이 업체가 영화시장, 그것도 미국 본토에 진출키로 했다는 사실을 관련업계는 경이롭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폴리그램의 영화산업 참여는 물론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폴리그램은 자사 브랜드로 몇 작품을 선보였고 이중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이 폴리그램의 성가를 높여준 바 있다.
그러나 이 "네번의 결혼식…"이 영화흥행 수입 및 비디오 판매 등으로 전세 계에서 3억달러를 벌어들였음에도 영화부문 전체 손익계산은 마이너스였다.
지난해의2천4백만달러 적자는 누가 보아도 그다지 좋은 성적은 아닌 것이다. 그런 폴리그램이 미국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더구나 이의 승부수를 미국시장 점유율 14.4%의 탄탄한 기반을 가진 음반부문이 아닌 영화쪽으로 던진 것이다.
할리우드는 폴리그램에게 있어 매력적이기는 해도 아직은 두드려보고 건너야 할 대상인 것이 사실이다. 조심스런 접근이 위험부담이 적은 때문이기도 하지만 "빠르게 나가지 않는다"는 게 알랭 레비 회장을 앞세운 폴리그램의 전부문에 일관하는 기본 전략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너무 관망하는 것도 바람 직하지 않다는 회사 내부 지적도 있지만 레비 회장의 영향력은 폴리그램내에 서 거의 절대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위해 폴리그램은 우선 소규모 독립영화사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갈 방침 이다. 미국 여우 겸 감독 조디 포스터가 가지고 있는 에그영화사와 제휴를 맺었고 이외에도 인터스코프.아일랜드.프로파간다 등을 인수하는데 총 5억달 러를 투자한 바 있다.
대규모 영화사 인수는 현재로선 비용지출도 문제인데다 최근 MCA영화사 인수 과정에서 시그램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충격도 폴리그램의 영업전술 선회 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폴리그램은 이 실패 경험이 영화산업을 이해하는 데 쓴 약이 될 것이라 자위하고 있다.
폴리그램의 할리우드 진출은 영화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것과 동의어 이다. 이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기대반, 우려반.
영화산업이음반산업에 비해 더 보편화된 만큼 폴리그램의 영화시장 참여로 인한 인지도 확산이 음반산업으로 이어지는 시너지효과를 가져오리라는 기대 뒤에는 영화산업의 속성에 따르는 우려도 있다.
음반산업과 비교, 영화산업은 투자에 비해 이익이 많지 않은데다 무엇보다도 변덕이 심하다. 어느 때에는 최루물이 주류가 되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폭 력물이 판을 치는 것이 이 시장의 기상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는 여전히 매력적인 곳이고 폴리그램에게는 확실 하게 "세계로 통하는 길"이다. 폴리그램의 관계자는 "할리우드는 세계화의상징이다. 우리는 단지 그 일부만을 베어먹고 싶은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폴리그램 이외에도 많은 업체들이 영화산업을 다가오는 멀티미디어시대 의 소프트웨어 공급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장거리 전화업체인 MCI사가 20세기폭스 영화사의 모기업인 호주 뉴스사와 제휴를 맺고 있고 미국 7개 지역 벨사들 거의 모두가 전화네트워크를 통해 대화형 영화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락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다. 심지어는 위성관련 업체인 컴샛사마저 영화산업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할리우드를 향한 폴리그램의 열정은 어느 업체못지 않게 뜨겁다. 음반산업에 서 거둔 성공이 영화산업으로 이어지리라는 자신감도 넘쳐 흐르고 있다. 이들은 할리우드를 거쳐 내친 김에 미국의 케이블TV 및 대화형 TV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지를 공공연히 표명하고 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음반에서 영화로" 중층적 모험이 되고 있는 폴리그램의 할리우드 진출은 "END"가 찍히지 않는, 폴리그램의 미래가 달린 시나리오라 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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