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국내반도체산업의 최대 취약부문으로 지적돼온 비메모리분야에 대한 반도체 업계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LG반도체 현대전자등 반도체 3사는 비메모리 반도체분야에 2000년 까지 업체별로 4억~15억달러를 투입해 비메모리 제품의 기술개발 및 양산기반을 마련、 이 부문의 매출을 전체매출의 40%수준까지 끌어올려 나간다는청사진을 최근 내놓았다.
원론수준에 머물렀던 종전의 투자방안에 비해 투자규모도 늘고 구체성이 확보된 이번 반도체 3사의 비메모리 투자강화계획은 일단 현재와 같은 D램 일변도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반도체 3사의 보다 진전된 투자계획은 더 이상 D램만으로는 세계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특히 D램호황에 따른 투자여력이 확보된 시점에서 하루라도 빨리 선투자를 해야 한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며、 국 내반도체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가 15년의 비교적 짧은 연륜으로 세계적인 반도체 산업국으로 올라선 데에는 D램으로 대표되는 메모리 제품의 공이 컸다.그러나 이 "효자품목" 에 가려 ASIC 마이크로등 비메모리제품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지 못하고 취약한 분야로 남게 된 것도 사실이다.
세계 반도체 전체시장에서 비메모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정도로 메 모리제품의 2배이상인데다 수급도 반도체 실리콘사이클에 커다란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시장구조를 갖고 있다.
또 비메모리 제품은 D램과는 달리 제품의 출하시기에 따른 가격차이가 거의없고 MPU와 같은 특정제품의 경우처럼 엄청난 수준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특성도 동시에 갖고 있다.
세계반도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 모토롤러는 주력제품이 비메모리인 마이크로제품들이다. 또 일본의 NEC 도시바 히타치 등도 메모리와 비메모리제 품의 매출비중이 비슷하다는 것도 이 시장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가운데에서도 비메모리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ASIC제품의 경우 최근 각종 멀티미디어기기는 물론 가전기기 통신기기등 전전자산업으로 채용확대가 두드러져 앞으로 이제품의 기술력없이는 산업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업체들의 비메모리 생산기반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비메모리제품에 대한 국내업체들의 설계 및 양산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20% 선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세계최고의 생산기술을 자랑하는 D램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생산량도 D램과 비교하면 엄청난 격차를 보인다. 지난해 국내 반도체 생산현황을 보면 비메모리 제품 생산은 개발소자를 포함 해 전체 생산의 1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마이크로 로직제 품이 3.5%、 리니어IC 4.2%、 디스크리트 제품이 4.3%를 차지해 비메모리 제품가운데 핵심분야라 할 수 있는 마이크로 제품에 대한 취약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이같은 상황은 국내에서 반도체 생산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의 생산구조에서 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전체매출 50억달러를 기록한 이 회사의 비 메모리매출은 고작 8억달러로 세계시장의 1.2%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해 세계 비메모리 시장은 7백30억달러로 전체반도체시장(1천1억달러)의7 0%를 육박하고 있고 앞으로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전문조사기관들의전 망에 비춰 볼때 국내업체들의 생산구조는 시장상황에서 가장 주요한 변수인 "수요"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번 반도체 3사의 비메모리 투자강화 계획에 거는 업계의 기대는 클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중기 투자계획은 이미 수년전부터 이 분야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을 위해 해외 유력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어온 바탕위에서 시작한다는 점에서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일각에서는 DSP 마이컴 등 계열사 수요가 큰 제품들을 위주로 착실히 기반기술을 확보해 양산으로 연결시킬 경우 비메모리분야에서의 또다른 D램신화가 나올 수도 있다는 성급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3사의 중기투자계획 추진과 함께 올해 반도체 사업을 대우전자로 이관한 대우측의 행보도 비메모리사업 강화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비메모리사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활기를 띨 것으로전망된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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