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7천만명의 새로운 거대시장 베트남. 서구 전자업체들의 이곳 진출이 활발하다. 이같은 베트남시장 진출은 지난달 체결된 미.베트남간 국교수립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해 베트남 현지사정 에 맞는 진출형태가 지대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에서는 일본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잠재력이 커다란 가전시장에 대한 진출은 두드러진다. 그 중 위탁생산방식으로 베트남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일본 빅터사(JVC)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80년후반 베트남에 진출한 JVC의 현지 대응실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일본 빅터사(JVC)의 베트남사업은 생산위탁방식이 그 요체다. 현재 생산위탁 을 하고 있는 공장은 한곳으로 호치민시 교외의 빈탄지구에 있다. JVC의 베트남진출은 대략 8년전으로 일본가전업체로는 가장 먼저 현지 국영기업들과 기술협력을 해 왔다. 93년부터는 협력업체를 국영기업 탄빈사 한개로 집약했으며 현재는 완전한 녹다운방식에 의한 생산위탁사업을 벌이고 있다.
탄빈은 베트남 중공업부 산하의 "VEIC"그룹중 하나. 이 VEIC는 전자관련 국영기업을 모두 관리하고 있는 공단이다. 마쓰시타전기산업, 히타치제작소 등 일본업체들도 VEIC산하의 기업에 생산위탁하고 있다. 탄빈은 그 중에서도 가장 수준높은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1공장에서는 소니사와의 합작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제2공장은 JVC의 생산을 위탁받고 있다. 현재 JVC가 탄빈에 서 위탁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베트남 국내시장에 출시되는가격 2백30~2백60 달러의 14인치형 컬러TV와 4백~5백달러인 21인치형 컬러TV다. 이 두기종의 생산이 전체의 95%를 차지한다. 금년 1월부터는 VCR의 위탁생산도 개시했다. 이 공장의 입구에는 쇼룸과 수리접수를 겸한 서비스센터도 있다. 밀수품, 중고품을 차별하지 않고 수리해 주는 일본식 서비스는 베트남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인구 7천만인 베트남의 TV시장은 연간 50만~1백만대로 비교적 규모가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TV의 보급률은 70%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대도시에는 거의 다 보급된 상태이지만 지방도시의 경우는 극히 미미,T V가 귀중품으로 취급받고 있는 정도다.
이처럼 베트남의 가전시장은 매력적이지만 현지진출 가전업체들은 대략 두가 지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 하나는 부품의 해외조달비율이 90%로 높다는 점이다. 아무리 인건비가 싸다해도 부품비용이 높아서는 별로 이익을 기대할 수 없다. 또 하나의 문제 는 밀수품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JVC제품의 30%, 소니제품의 70%는 밀수 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일본 빅터의 VCR은 거의밀수품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정부는 합병이든 1백% 출자의 자회사이든 본격적인 하이테크공장을 한시라도 빨리 자국에 건설, TV나 VCR을 해외로 수출 하도록 일본업체들을 독촉하고 있다.
더욱 골치아픈 것은 베트남정부의 부품의 현지조달 요구다. 진출가전업체들 은 국영기업과 합병한 경우 조업 2년째부터 부품의 국내조달률을 20%로, 3년째부터는 단계적으로 더욱 높여 나가도록 지도되고 있다. 일본기업들도 동정부 못지않게 현지조달비율을 높이고 싶지만 부품업체가 육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무리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스스로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부품업체 를 세우든지,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의 부품공장을 그대로 들여 오는 길외에는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베트남정부의 이같은 요구에 진출업체들은 당연히 고민할 수밖에 없다. JVC 가 선택한 것은 생산위탁방식이다.
태국에서만 연간 10만대의 TV를 생산하는 일본빅터는 전세계시장을 겨냥,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잇는 수평분업의 공급체제를 갖추고 있다.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를 능가하는 장점이 없으면 베트남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기는어려운 처지다.
일본빅터의 생산위탁방식은 합작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베트남정부의 부품조달비율 제고요구를 피해 갈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JVC에게도 본격투자여부를 결단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과 베트남간의 국교정상화로 가까운 시일에 미국 대형업체들의 진출이 가속화될 것이 뻔하고 결단의 시기를 놓쳐 뒤쳐지게 되면 그 만큼 생산위탁방식에 의한 안주도 어렵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기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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