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무궁화위성-한민족 정기 받아 우주로 웅비

우리나라 최초의 통신.방송 복합위성인 무궁화호의 발사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무궁화위성은 지난 89년부터 3천5백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사업에 나선 지 6년여만인 오는 8월3일 미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델타 Ⅱ 로켓에 실려 위성시대의 꿈을 안고 지구궤도로 발사된다. 소형 과학실험위성인 우리별 1, 2호에 이어 본격적인 실용위성시대를 개막할 중형급 무궁화위성은 우리의 주권을 지상.해상.하늘에 이어 우주공간까지 확대하는 상징적인 의미외에 점차 치열해지는 우주개발경쟁 대열에 우리나라가 본격 진입,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겨눌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다. 무궁화호의 발사를 앞두고 위성시대개막의 의미와 발사현황 위성서비스, 기술개발 및 파급효과, 미래위성사회의 변화등을 요약 정리 해본다. 〈편집자 주〉 1995년 8월3일 현지시간 오전 7시15분에서 9시14분(한국시간 저녁 8시15분~1 0시14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 위치한 델타 Ⅱ 로켓 발사장 은 긴장감이 맴돈다.

한민족의 우주시대개막을 알리는 역사적인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총중량 2백32t 위성체 1천4백63kg, 길이 38.2m)의 3단로켓에 무궁화위성을 탑재한 델타 Ⅱ는 발사 2초전에는 1단 엔진을 점화한뒤 곧이어 발사 0.2초를 남겨두고 9개의 보조로켓 가운데 6개 보조로켓에서 거대한 불을 뿜으며 Fire!와동 시에 대지를 박차고 푸른 상공을 향해 발진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위성 무궁화위성이 발사체인 미MD(맥도널더글러스)사의 델타 Ⅱ 로켓에 실려발사 되는 순간이다.

태극마크가 선명한 무궁화호는 이륙할 때의 추진력을 증강시키기 위해 1단 주엔진의 보조로켓 3개도 곧바로 점화한다. 이륙후 1분7초쯤 6개의 보조로켓 이 떨어져나가고 4초 뒤에는 나머지 3개의 보조로켓도 분리된다.

대기권에 접어들면서 2단로켓을 떨어뜨린 무궁화호는 적도 상공의 주차궤도에 도달하는 1시간13분이 지나 3단 로켓을 점화시켜 천이궤도에 진입한다.

그러나 카운트다운은 보조로켓 점화 직전까지는 상황변화에 따라 즉시 중단 될 수 있다. 발사장이나 발사체의 이상 유무뿐 아니라 발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최대 관건은 당일 기상조건이다. 우선 발사장이나 예상 비행경로 18k m이내에 낙뢰나 뇌우가 없어야 하며 발사 15분전에는 지상에서 9km상공에 전계강도 지상과 구름사이의 전장)가 1㎵/m 이내이어야 한다. 또 비행경로상에 도 온도 0도에서 영하 20도인 구름의 두께가 1.37km 이상이면 안되고 발사대 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 풍속도 24노트(초당 12.35m) 이하여야 한다.

모든 상황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무궁화호는 이륙부터 정확하게 1시간 16분 41.6초를 지나 발사체로부터 완전히 분리돼 혼자서 지구 주위를 타원형의 궤도로 순항한다. 위성은 발사 5시간후 뉴저지주의 위성관제소와 첫 접촉이 이뤄지며 6시간 40분후부터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이 1천3백53km, 가장 먼지점이 3만5천7백86km인 타원형 천이궤도를 돌게 된다.

위성은 천이궤도를 6바퀴 돈 뒤 동경 1백43도 근방에서 6번째 원지점에 도달 하면 위성의 수명과 직결되는 원지점모터(AKM)를 점화시키고 6일 오전 11시1 8분 정지궤도에 진입한다. 이때부터 미국관제소를 통해 우리나라 용인 주관 제소와 접촉이 이뤄지며 그후에도 약 3~4일동안 천이궤도를 돌면서 궤도 데이터를 수집해 자세와 궤도의 수정을 반복한다.

위성체가 한반도를 향하도록 자세를 전환하고 동경 1백16도 지점에서 태양전 지판을 활짝 펼치면서 안테나를 한반도로 향해 자세를 바로 잡는다. 정지궤 도상에 위치한 무궁화호 위성을 지구에서 보면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원심력에 의해 시속 약 1만1천km의 속도를 유지하며 지구를 돈다.

지구로부터 3만6천km 떨어진 적도 상공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우주쇼이다.

특히 무궁화위성이 발사되는 8월 3일은 우연히 음력으로 견우와 직녀가 상봉 하는 칠월칠석으로 우리나라 정보통신의 웅비의 나래를 반기듯 길조의 날이기도 하다.

이러한 무궁화위성은 전국을 대상으로 다양한 첨단통신 및 위성방송서비스를제공함은 물론 우리의 주권을 우주공간까지 확대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내포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제전화외에 국내위성통신서비스도 인텔샛등 외국 위성을 이용해왔으나 이제 이번 발사를 기점으로 우주전화국과 방송국 역할을 하는 통신중계기 12개와 방송중계기 3개를 갖고 있는 단독위성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무궁화호의 발사는 또 선진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일부 개도국도 진출해 있는 지구 정지궤도에 우리 위성을 올려놓음으로써 앞으로 더욱 치열 해질 우주개발경쟁 대열에의 본격 진입을 선언하는 의미도 갖는다.

무엇보다 위성방송은 인접국의 문화적 침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중국 연변이나 산동반도, 일본 오사카, 러시아 연해주 등의 교포들에게까지 전달돼 한민족 공동문화권 형성은 물론 남북통일시 동질감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또 디지털전송방식으로 운용돼 모두 12개채널(중계기당 4개채널)을 제공하는데 전국 어디서나 지름 40cm정도의 소형 접시안테나만 설치하면 선명한 화질의 TV시청이 가능하고 난시청지역도 없애준다.

위성방송은 또 음성채널을 통한 고실감의 입체음향과 최대 3개언어의 다중방송 및 방송국에서 게임이나 증권정보등 각종 데이터를 송출하며 가정에서 PC로 받아보는 데이터방송, 고음질의 음악방송등 다양한 뉴미디어방송이 가능하다. 또 내년 1월 시작될 통신서비스는 이미 인텔샛위성을 통해 국내 도입된 비디오중계 사내TV 경마중계등), 뉴스현장중계(SNG), 케이블TV중계(분배망), 지름 1.2m의 소형지구국(VSAT)을 이용한 위성기업통신망 등을 우리 위성을 통해 제공하게 된다.

이밖에 태풍등 천재에 의한 지상통신망 장애시 긴급복구통신망 구성은 물론행정통신이나 지상통신망 연결이 어려운 도서.산간지역 통신용으로도 무궁화 위성이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에 발사되는 위성은 무궁화호 주위성(KOREASAT 1)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같은 용량의 예비위성(KOREASAT 2)이 오는 12월 발사된다.

무궁화위성발사를 계기로 이제 우리나라는 위성산업에도 본격적으로 첫발을내딛게 된다. 물론 이번 위성의 경우 국내업체의 참여도는 비록 미미한 실정 이지만 국내기술자립을 겨냥한 차세대 위성사업에서는 이 시장의 상당부분이 국내업체들의 몫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궁화위성개발에 직접 참여한 국내업체는 위성체와 관제시설분야의 대한항공 LG정보통신 하이게인안테나 등 3개사와 발사체분야의 한라중공업등 모두4 개사. 대한항공은 위성본체의 구조물, 위성체의 태양전지판을 보호하고 지지해주는태양전지배열판 위성체 육상수송용 컨테이너 등 3종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LG정보통신은 위성체에 탑재되는 중계기의 채널증폭기등 부품 일부를 생산했으며 하이게인안테나는 위성관제용 안테나분야의 일부분을 국산화했다.

한라중공업은 위성체 발사체 결합장치와 보조로켓에 들어가는 20여종의 부품 일부를 제작했다.

무궁화호 위성체제작이 진행되는 동안 국내업체들의 관련장비개발도 활발히추진됐다. 전자통신연구소의 주관아래 LG정보통신 삼성전자 현대전자가 저속데이터통신 전용 초소형지구국개발을 캐나다 MPR사와 공동으로 추진, 지난 4월 완료했다. 또 행정.비상통신용 소형지구국(DAMA SCPC)장비는 대우통신 동양전자통신이 이탈리아의 알레니아 스파지오사와 공동 개발했다.

이와 함께 무궁화호의 위성방송 전송방식이 디지털방식으로 결정됨에 따라 위성방송에 필요한 송.수신장비개발도 막바지에 이르러 오는 9월 송신시스템 과 수신기제작을 완료할 예정이다.

송신시스템개발에는 전자통신연구소 주관아래 LG정보통신과 캐나다 MPR사가 참여하고 있다. 수신안테나는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현대전자 아남전자 대륭정밀 펜택 나우정밀 미래통신 등 9개업체가 자체적으로 개발중이다.

따라서 무궁화위성사업은 지금까지 전무했던 국내 위성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무궁화위성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기까지는 숱한 어려움과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 가운데 난항을 거듭했던 사안은 일본이나 중국 홍콩 등 우리나라와 인접한 국가간에 첨예하게 대립된 위성궤도 확보전.

위성을 우주에 발사하기 위해서는 미리 궤도(서로 다른 위성간에 발사되는 주파수 간섭을 피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2도간격으로 위성을 배치)를 확보해 야 하는데 이를 위해 인공위성을 발사할 나라들은 우주공간 궤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별들의 전쟁으로 불릴 만큼 나라간의 위성궤도 확 보전은 치열하다. 그런데 무궁화호 위성는 동경 1백16도의 정지궤도에 위치, 이 궤도가 자기나라의 위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이의를 제기한 나라들이 무려10개국에 달했다.

결국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와 3년간의 끈질긴 협상끝에 총 3개의 궤도 및 주파수를 확보, 우주의 귀중한 자원을 얻은 셈이다.

무궁화호 위성사업을 계기로 해외에서 활동하던 재외위성관련전문가들이 대거 국내로 돌아오게 된 것도 주목받았던 일 이다.

아무튼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이제 우리나라도 위성보유국으로 국력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무궁화호 위성사업을 계기로 이 분야의 국내기 술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일은 이제부터이다. 국내서도 다양한 위성사 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의 개발이 시급하다. 온 국민이 무궁화 호 위성 발사를 계기로 위성문화를 만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영상매체의 보급 등 해결해야 할 숱한 과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구원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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