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장거리 전화시장 자유화 임박

미국 상원이 최근 통신법개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AT&T、 MCI 및 스프린트 사가 3각 구도를 이뤄왔던 미국의 장거리 전화시장에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있다. 지금까지 장거리 전화시장을 분점해오고 있는 이들 3사는 대외적으로는 그 법안에 반대하고 이의 개정을 요구하는 공동전선을 펴면서도 이면적으로는 시장 자유화에 대비해 수성 및 신규시장 개척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있다. 먼저 이들 3사는 오는 97년 1월1일부터 장거리전화시장을 자유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통신법개정안이 상원을 통과하고 하원으로 넘어가자 이를 저지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이들 3사는 법안의 부결이 아니면 최소한 이의 수정을 위해 TV와 라디오등을 통해 법안 반대광고를 이번 주초부터 방영한다는 계획이며 의원들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종업원 및 주주등을 통해 각 상.하의원들에게 이같은 취지의 편지를 보내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법안반대 활동에는 그리 큰 힘이 실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회성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그보다도 이들 3사가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는 촛점은 장거리전화시장의 자유 화가 몰고올 파장이다.

시장자유화 이후를 겨냥해 각사가 독자적으로 벌이고 있는 움직임은 그 자체 가 생존 경쟁이라 할수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이들 3사가 벌이고있는 광고 및 요금인하정책등은 가히 전쟁 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존 가입전화회사를 버리고 자기 회사전화를 이용해 달라"는 이들 3사의 융단폭격과 같은 신문 및 TV광고로 전화사용자들은 혼란에 빠질 지경이다.

회사 이미지 제고 및 판촉 광고에서부터 상대 회사를 비방하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이들 3사는 광고에만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3사가 쏟아붙는 연간 광고비가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광고 비를 합친것보다 많은 10억달러 수준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3백50억달러 시장에서 10억달러를 광고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미장거리전화시장에서 3사 체제에 안주해 있던 이들 3사가 이처럼 치열한 광 고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7개 지역벨사의 시장 진출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미국 장거리 전화시장의 점유율은 AT&T가 68.5%를 차지하고있고 MCI가 18.6%、 스프린트가 8.3%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시장 자유화에 따라 AT&T사는 적극적인 수성에 나서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MCI나 스프린트는 AT&T가 누리고 있는 독점적 지위를 깨뜨리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들 3사가 벌이고있는 광고전의 핵심은 요금할인이다.

AT&T는 월간 전화사용료가 10달러를 초과할 경우 25%를、 50달러를 넘어설경우 30%를 할인해줄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으며 MCI는 자사가입자에 전화할 경우는 50%를、 타전화회사 가입자에 통화할 경우에는 25%를 할인해주겠다고 외치고 있다.

스프린트 역시 파격적인 요금 할인에 나서고 있으며 평일 오후7시나 주말에 는 미국내 어디서 통화할지라도 분당 10센트를 받겠다고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광고전이 그들이 당초 의도했던 효과를 낼지에 대해서는 의문 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스프린트사의 광고담당이사인 데이비드 리머씨는 "이전투구와 같은 광고전은 소비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가능성이 있고 이럴 경우 소비자들은 변화를 선택하기 보다는 기존의 선택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제하며 "AT&T와 MCI가 벌이고있는 광고전은 실제로 AT&T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방향으로 분위기가 흐르게 되자 최근에는 세 회사 모두 요금에 주안점 을 둔 광고전보다는 서비스에 촛점을 맞추면서 이제는 서비스 경쟁으로 전개 되고 있다.

시장이 자유화되면 전화회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지역 및 장거리 전화서비스는 물론、 케이블 TV등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어 서비스의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음질이 대표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스프린트는 "우리회사의 광케이블은 핀 떨어지는 소리까지도 제공할 것"이라 고 말하고 있으며 AT&T는 디지털 음성 재생과 관련한 획기적인 기술의 개발 을 완료、 음질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T&T、 MCI、 스프린트등 3사가 벌이고있는 요금인하、 서비스 의 질 및 광고전의 목적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고객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지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지역 벨사의 시장 공략에 대비하자는 것이 주목적인 상황에서 이들 3사는 앞으로 엄청난 자금을 소모전에 쏟아 부어야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있다. <조시용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