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러시아, "슈퍼축전지" 개발 눈길

러시아의 축전지기술이 독일과 일본에 못지않게 발전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 모스크바 근교 랴잔시에 있는 겔리온연구소의 이온 실험실이, 크기가 손가락만하면서도 축전능력이 뛰어난 초축전지를 잇달아 개발해 주목을 받고있다. 이 연구소가 개발에 성공한 축전지는 3개 종류이다. 첫째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10V의 전압에서 0.47패럿의 용량을 가진 축전지이다. 두번째는 원형이면 서 2.5V의 전압에 각각 2패럿 및 0.47패럿의 용량을 가지고 있으며 세개로 구성되어 있다. 세번째 축전지는 5V의 전압에 1패럿의 용량을 가지고 있다.

이들 세 모델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여러나라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다. 겔리온연구소의 연구진들은 이 새로운 축전지의 이름을 이온기라고 부르고있다. 이 새로운 방식이 러시아에서 처음 개발된 것은 아니다. 이제까지의축전지들은 적게는 단위 패럿에서 많게는 수백 패럿에 이르는 대용량 축전지 들이었다. 서구에서는 이런 급의 축전지들을 이중의 전자층을 갖는 축전지," 황금"축전지 또는 초능력 축전지라고 불러 왔다. 전기를 축전하는 과정에서전해질로 둘러쌓인 전극 주변에 두 겹의 전기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겔리온연구소가 개발한 초축전지도 넓은 의미에서는 이 기술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다만 하나의 중요한 차이는 방전을 최대한 막아주는 특별 한 전해질이 있다는 것이다.

축전지를 구성하는 평판의 표면이 크고 평판과 평판 사이의 간격이 좁으면좁을수록 축전용량이 커진다는 이론은 어제 오늘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1백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이르러 개발된 기술은 보다 효율이 뛰어난 축전지를 개발하기 위해서 전극 대신에 활성탄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층구조로 된 전기층의 면적을 되도록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 새로운 접근방법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전해질을 구할수 없었다. 축전지의 용량을 확대함으로써 발생하게 되는 전기가 다른 데로 흘러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78년에 일본 마쓰시타연구 소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여겨진 전해질을 개발하긴 했다. 전류가 잘 방전되지 않으면서 높은 전압을 유지시켜주고 그렇게 비용이 많이 들지도 않는 이 축전지는 특히 통신전자 설비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겔리온연구소에서 개발된 러시아의 새 축전지는 자기방전의 속도가 느린 것을 비롯해서 일본 제품보다 여러기준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0.15에서 2패럿에 이르기까지 용량이 다양하고 전압도 2.6에서 10V까지 유연성이 있다. 현재에는 12.5V의 30패럿짜리 제품도 나오고 있다.

최대 5백패럿까지 여러 시제품이 선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 새로운 축전지는 전기가 갑자기 나갈 때 컴퓨터용으로 사용하는 데 상당 한 역점을 두고 있다. 또 용량을 좀더 크게 하는 데 성공하면 지금의 자동차 배터리를 전부 교체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자동차의 시동을 지금보다 빠르고 부담없이 걸어서 엔진에 무리를 전혀 주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새로 개발된 축전지는 또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속도에 있어서도지금까지 나와 있는 어느 축전지보다 효율적이라는 시험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그 이용범위는 매우 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저온에서 고급 배터 리로서 손색이 없다는 게 이번 개발팀의 팀장을 맡은 카라바노프 박사와 파 로바레프 박사의 말이다. 또 다른 축전지들이 충전과 방전을 백여 차례밖에 견디지 못하는 데 비해서 새 축전지는 충전과 방전이 수천만번 되풀이되어도 성능에 이상이 없다고 분석한다.

이 새로운 축전지는 러시아의 여러 국공영기업과 독립국가연합의 여러 기관 에서 실제 현장실험을 마친 상태이다. 연구팀은 이 실험과정에서 아직은 한 건도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난 일이 없다고 자랑하고 있다. 겔리온연구소 측은 이같은 반응을 참작하여 곧 이 축전지를 일반에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모스크바=최미경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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