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SW산업 "덩치" 커졌다

인도가 소프트웨어 산업의 새로운 기대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업체들의 그늘에 가려 그 실력을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해 온 인도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서서히 잠재력을 드러내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이 세계 무대에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일로 알려지고있으나 그 가능성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년전부터라 할 수 있다.

외형으로만 봐도 인도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그동안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 해 왔는지 한 눈에 들어온다.

10년전인 85년、 1천만달러에 불과했던 인도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매출액은 연평균 42%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올해는 8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질적으로도 인도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도약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인도 업체에 개발 하청을 주고 있는 외국 유명 업체들이 이들의 기술적 인 실력을 인정하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도 매우 크다.

이미 21개의 업체가 국제 품질 인증 규격인 ISO 9000을 획득했고 올해말까지그 수가 64개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 초창기、 미국과 유럽의 고임금 프로그래머들이 맡지 않는단순 업무라도 수행케 하기 위해 인력을 현지 수출했던 비참한 과거는 이제인도와 무관한 일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지 송출돼 굳은 일을 도맡아 하던 인도 프로그래머들을 일컫던" BODY SHOPPER(차체 제작인)"라는 조롱섞인 별칭도 사라져 가고 있다.

최근 몇년새 나타난 이같은 혁신적 변화의 결과、 인도 소프트웨어 업체와 손 잡기 위해 현지에 진출하는 다국적 기업들도 크게 늘고 있다.

미국의 모토롤러사도 그 중의 하나로 미국 이외 지역으로는 유일하게 인도 벵갈에 소프트웨어 제조 공장을 세웠다.

모토롤러의 벵갈 공장은 이 회사의 범세계적 위성이통 프로젝트인 "이리듐" 계획에 따른 통신 위성을 이용하는 휴대형 단말기에 사용할 소프트웨어 개발 을 추진중이다.

노벨사도 지난해 가을、 인도에 현지 업체와 95대 5의 비율로 소프트웨어 개발 센터를 설립했다.

이 회사가 인도에 진출케 된 동기는 무엇보다 이 나라의 풍부한 소프트웨어 자산을 활용키 위한 것이었다.

특히 8억의 인구에서 배출되는 과학적 창의력을 지닌 풍부한 인적 자원은 이 회사의 인도행을 재촉했다.

"인도 엔지니어들의 숙련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들에게는 "기술 개발의 방향만 잡아주면 된다"는 게 노벨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노벨의 이같은 믿음은 이 회사 연구 개발비의 5%에 해당하는 2천만달러를 매년 인도에 쏟아 부어 신제품 개발 및 기존 제품의 아시아판 제작을 계획하고 있는데서 잘 나타난다.

다국적 기업의 인도 진출은 다른 한편 인도의 해외 인력 수출의 물줄기를 되돌리는 계기가 됐다.

과거 인도가 인력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소프트웨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던 비중은 95%.

그러나 이제는 그 비중이 60%로 낮아졌다.

나머지 40%는 인도 자체에서 제작한 제품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과거 해외로 보내던 인력을 자국내 제품 생산에 투입、 생산품을 수출하는 것이 기술 축적은 물론 부가가치 면에서도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인도인들이깨닫기 시작한 결과다.

이로 인해 7、 8년전만 해도 3대 업체에 의해 지배되던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저변이 크게 확대됐다.

총생산액의 60%를 3대 업체가 차지하던 시절을 거쳐 현재는 25개 업체가 60 %의 생산을 담당하게 됐다.

타타 컨설턴스 서비시즈、 인포시스、 위프로시스템즈、 마스테크 등이 주요업체로 특히 이들은 재고 관리、 재무 관리、 자산 운용、 금융 등 20여개의 특정 용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나머지 40%는 5백여개 업체에 의해 생산되고 있는데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인도인들의 높은 열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 소프트웨어 업계는 앞으로 판매 제품의 유지 관리、 시스템 통합、 전산 컨설팅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한편、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이 이처럼 저변 확대와 고도화를 이루기까지는소프트웨어가 평균 20% 가량의 마진을 갖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란 인식에 따른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한몫 톡톡히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제조 관련 장비에 대한 관세 감면 조치와 자금 조달 지원을 위한 주식 공개 조건의 완화、 소프트웨어 시장 확대를 위한 정부 관련 기관의 전 산화 노력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민.관의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인도 소프트웨어 업계가 미국 업체들과 세계 무대에서 겨루기는 마케팅 능력이 약할뿐아니라 현재의세계시장 여건상 무리라는 게 전문가들과 현지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 다. 따라서 인도 소프트웨어 업계는 특정 분야 응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하는 틈새 전략을 밀고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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