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일본업체들의 독무대격이었던 가전시장에 미국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제 "가전시장으로 되돌아간다"는 미국 반도체업체인 LSI로직사 관계자의 말처럼 미국업체들이 한때 버려진 전답취급을 했던 가전시장을 다시 일구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미국업체들은 완제품으로 가전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이 아니다. 미국 이 아무리 전자관련산업 선진국이라고 해도 일본등이 그동안 기술력으로 다져놓은 가전시장의 틀을 깨뜨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한국등이 주도하고 있는 가전시장에 대한 본격적인참여를 선언한 미국업체들의 호언뒤에는 그만한 배경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미국소비자들의 가정용 PC및 관련 소프트웨어 구입비용이 컬러TV의 구입비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이는 컴퓨터가 생활양식 곳곳에 침투 일반생활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컴퓨터산업에서 가장 앞서가는 미국이 이를 기반으로 해서 불리한 시장입지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미국업체들이 완제품보다 부품 및 주변기기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움직임의 첨병에는 PC업계、그중에서도 반도체업체들이 있다.
세계 가정용 PC의 절반이상에 자사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시키고 있는인텔을 선두로、 마이크로소프트(MS)및 컬러프린터를 급속도로 미국 가정에 보급시키고 있는 휴렛 패커드(HP)사등이 있는 것이다.
이밖에 PC관련 중소업체들의 가전시장 공략도 적극적이다.
PC하드디스크의 백업드라이브 생산업체인 이오메가사의 경우 전문가나 정부 기관들에 제공해오던 공급선을 최근 가정용 쪽으로 전환했다.지난해 제로였던 이오메가사 가정용PC 매출이 올해는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업체들은 부품을 통한 가전시장침투전략 전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의 완제품에 미국의 부품을 탑재시키는 것이다. 미국업체들의 입장에서 는 완전한 무임승차는 아니지만 고속의 저임승차는 되는 셈이다.
몇년전부터 LSI로직이 일본 소니사의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에 자사의칩을 싣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의 대일수출은 전년에 비해 2배가 늘어났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이 가전제품용 칩이었다.
일본업체들의 게임기에 칩을 공급하고 있는 미국업체는 이외에도 사이프레스 세미컨덕터사가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연합회(SIA)는 지난 5년동안 일본 가전업체들에 대한 미국업체들의 칩 판매가 거의 2배로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세계 가전관련기술추세도 미국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세계정보통신기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옮겨가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 아 날로그방식을 채택해온 일본에 대해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있다. 미국업체들이 고부가제품인 DSP(디지털시그널 프로세서)의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업체들이 미국업계에 대해 경계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당연하다. 미국업체들이 PC관련 신기술을 앞세워 기존 가전시장을 잠식해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업체들은 이에 대응、미국의 가전업체및 시장에 대한 발빠른 조사분석에 나서고 있다.
가령 일본 파이어니어사 현지법인은 미국 가전시장의 디지털화 추세에 대한 조사연구활동을 펴고 있다. 파이어니어는 현재 미국오디오시장의 15%를 차지하는등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지난 80년대 중반에 비하면 상당히 하락한 수치이다.
일본업체들에게 시급한 것은 신기술의 개발이라기보다는 낡은 기술의 혁신이 다. 파이어니어사는 애플 컴퓨터사로부터 라이선스를 얻어 매킨토시 컴퓨터와 가전을 결합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소니는 이미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을 통해 컴퓨터와 가전의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업체들의 이같은 전략이 의도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는데 일본 업체들의 고민이 있다. 이유는 일본의 기술 대부분이 서로 독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일본업체들은 업계 기술표준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않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반도체등 첨단부품을 앞세운 미국가전업체들이 다시 출발선상에 올라섰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가전업계는 디지털기술에서 앞서 있는 미국업체들의 공세에 적극 대응할 태세를 갖춰야 할것으로 보인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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