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양방향TV"개발 가속페달

멀티미디어의 첨병으로 일컬어지는 양방향TV의 실험방송이 영국에서도 본격 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영국에서의 양방향TV 실험은 미국에 비해 출발이 약간 뒤진 것이 사실이지만현 단계에서 그 수준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실성이 높은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영국의 노력은 주변국가들로 부터 상당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실 영국은 통신분야 의 선진국이다. 통신관련 규제를 다른 나라보다 한발앞서 완화했으며 또한케이블TV업체의 방송. 전화 겸용서비스도 일찌감치 상업화했다.

이같은 여건때문에 영국업계는 멀티미디어관련 분야에서 미국업체들과 자웅 을 겨룰 정도의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현재 영국 양방향TV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업체는 세계 굴지의 통신업체인 브리티시 텔레컴(BT). BT는 양방향TV의 실용화를 겨냥、 요즘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영국 남동부 입스위치시 인근 지역에서 전화선을 이용하는 양방향 TV 시험서비스 제공을 추진하고 있고 최근에는 런던 중심지역에서도 실험을 실시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런던시내 실험은 BT의 케이블TV 자회사 웨스트민스터 케이블사가 전담하게 된다. 웨스트민스터사는 오는 11월 원하는 영상을、 원하는 때 볼 수 있는주문형비디오 VOD 로 영화전송 시험서비스를 개시한다. 이 서비스의 최대 특징은 "독자적인 회선시스템을 사용、 TV에 부가되는 고액의 가정용 단말기, 즉 세트톱박스를 사용하지 않는 VOD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이 회사의 관계자 는 말한다.

케이블TV업체는 통상 프로그램을 중앙비디오서버로부터 직접 각 가정으로 보낸다. 컴퓨터에 비유하면 중앙의 호스트컴퓨터와 단말기를 연결하는 집중처리 형태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VOD의 경우 가입세대가 수만규모로 늘어나면 호스트의 처리가 매우 복잡해지는 기술상의 문제가 생긴다.

이에비해 웨스트민스터는 컴퓨터분야에서 말하는 이른바 "분산처리형"을 채택하고 있다. 이 방식에서는 프로그램이 일차적으로 중앙의 비디오서버로부 터 여러개의 교환기로 보내진다. 이어 이 교환기가 세트톱박스기능을 겸해 3백개정도의 세대로부터 들어오는 다양한 프로그램요청에 대응하게 된다. 이 결과 중앙의 비디오서버에 걸리는 부담이 줄어 들게 되는 동시에 이용자들은 리모컨만 조작하면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웨스트민스터측 은 내년 3월까지는 이용자들이 2백종에 달하는 영화프로그램중에서 자신들이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 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상업서비스에도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웨스트민스터사에 비디오서버를 제공하고 있는 미국 디지털이퀴프먼트사도 웨스트민스터는 진정한 의미의 양방향TV를 실현할 것"이라며 이 회사의 구상 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과학기술도시로 명성이 높은 케임브리지시에서 실시되고 있는 실험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이것은 지난 3월부터 케이블TV업체인 케임브리지 케이블사가 정보단말업체인 온라인 미디어사、 대형 컴퓨터업체인 ICL사등과 제휴해 실시하고 있는 VOD 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의 운용실험. 이 실험에서는 비동기식전송모드(ATM) 를 사용한 완전한 디지털형 시스템이 요체다.

완전디지털형은 미국 기업들조차도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역이다. 때문에 다른 유럽국가들은 물론 미국업체들도 케임브리지사의 실험서비스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케임브리지의 실험서비스에 대해 한 관계자는 "종업원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서도 이미 충분한 성과를 거둬 실용성이 높은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그 유망성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케임브리지의 실험서비스와는 대조적으로 최첨단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양방 향TV의 실용서비스를 개시한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런던 남서지역 하마스미스에 본사를 둔 캐나다계열의 케이블TV회사 비디오트론사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2년부터 이미 양방향 TV 서비스에 착수、 현재 약 10만세대를 대상으로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디오트론의 양방향 TV서비스에서는 4개 각도에서 촬영된 축구경기프로그램 중 자기가 원하는 방향의 것을 선택해 볼 수 있다.

또 어린이용 교육프로그램에서는 가령 산수의 덧셈계산에서 그 답을 바르게선택하면 그 프로그램의 사회자가 화면을 통해 "잘했다"고 말한다. 반대로 어린이가 틀리게 답할 경우에는 "아깝다"고 말해준다. 사실 비디오트론의 서비스는 진정한 의미의 양방향TV가 아니다. "비디오웨이"라고 불리는 이 회사 특유의 세트톱박스로 보내지는 4가지의 영상을 시청자가 리모컨을 사용、 선별해 가면서 즐길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교육프로그램의 경우에서 처럼 마치 사회자와 시청자가 대화를 하고 있다는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와 관련, 비디오트론의 한 관계자는 "사실 이 시스템으로는 VOD와 같은 양방향서비스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으며 채산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에서 등장하고 있는 양방향 시스템들은 최첨단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용성면에서 다른 유럽국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동시에 유럽내의 멀티미디어시장에서 영국이 미국 못지않은 영향력 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양방향TV에서는 물론 미국이 가장 활발하다. 일본기업들도 미국의 화려한 움직임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양방향TV서비스도 실용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기성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