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정규제 완화의 전제조건

정부의 지속적인 행정규제 완화조치 강구에도 불구하고 전자정보산업에서 시행되고 있는 여러가지 제도가 아직도 행정규제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이의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자공업진흥회가 민간차원에서는 처음으로 각종 행정규제적 요소를 개선하기 위해 연초에 설치、 운영하고 있는 "전자정보산업 행정규제완화추진위원회 는 최근 우리나라 전자정보산업의 행정규제적 요소로 총 17가지의 규제사 항을 도출해 내고 이를 이달말께 열리는 기업규제완화심의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가 그동안 지속적인 행정규제 완화를 추진해 왔다고는 하지만 전자정보 산업에 적용되는 규제의 완화실적은 극히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전자정보산업에 존재하는 행정규제의 내용이 극히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분야이기 때문이다.

기업활동규제완화법 내용중 전자정보산업 분야의 규제완화는 전파법 제29조5 항의 규정인 전자파장해 검정의 완화조치 단 1건에 불과했다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해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관련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행정규제완화추진위원회가 처음으로 전자 정보산업에 존재하고 있는 각종 행정규제적 요소를 도출해 냈다는 것은 관련산업의 발전 방향을 새롭게 제시한 것으로 이 위원회가 도출한 내용들은 상당한 비중이 실려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정보산업은 그 속성상 발전 속도가 빠르며 최근에는 각종 소프트웨어 기술이 하드웨어에 융합되어 일체화된 제품개발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으나 정부의 관련제도는 종전과 같이 하드웨어에 대한 규제적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었다.

특히 각종 제도가 비경쟁적인 사업환경 또는 독점적 사업영위를 염두에 두고 마련된 관계로 오늘의 개방화 추세에 맞추어 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이다.

따라서 행정규제완화추진위원회가 도출한 17가지의 행정규제완화 과제를 비롯하여 관련산업에 존재하고 있는 여러가지 불합리하거나 모순된 제도는 하 루빨리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에 이 추진위원회가 도출해 낸 내용들을 성격별로 구분해보면 전기통신 기자재에 대한 형식승인제도의 개선등 사업상의 애로와 관련한 규제완화가 7건으로 가장 많았고 진입규제 사항、 관련기기 보급및 통신서비스 산업발전 에 저해되는 요인、 관세제도의개선사항 등이 각각 3건、 기타 투자제한성 규제 1건등으로 나타나 있다.

이중 사업상 애로와 관련한 것이나 관세제도 개선사항은 정부당국에서도 그동안 행정규제 완화 차원에서 연구검토해온 사항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지만이번 기회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이의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사항 들이다. 그중에서도 이동전화기에 가해지고 있는 여러가지 규제사항들은 행정규제 완화차원에서는 물론 소비자보호 차원에서도 이의 개선방안이 적극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행의 전기통신기본법、 전기통신사업법、 종합유선방송법 등에 규정하고 있는 진입규제조항과 투자제한성 규제의 철폐문제는 각각 나름대로장.단점이 있는 사항이므로 보다 신중한 연구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부가통신사업자는 반드시 기간통신 사업자로부터 회선을 임차하여 사업을 영위토록 되어 있는 등의 현행 관계법 규정은 진입규제 조항이므로 재조정되어 야 한다는 등의 몇몇 주장은 지난해 말부터 관계부처간에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였던 현안이었다.

특히 종합유선방송법에 의한 전송망사업자인 한국전력、 철도청、 한국도로 공사등 자가통신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들의 부가통신사업을 활성화시켜 야 한다는 것은 사전에 관계부처간의 원만한 협의없이 실현될 수 없는 중요사안이다. 전자정보산업에 존재하고 있는 행정규제적 요소들은 과감히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부처간의 의견조정이 필요한 사항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범부처차원에서 부처간 이견조정을 선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