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매킨토시 신화주역 스티브잡스의 야망 (75)

스티브 잡스와 넥스트 직원들은 넥스트의 사업이 투자가치가 있기 때문에 캐 논사가 접근하는 것이라고 믿었고, 넥스트의 파트너인 페로와 비즈니스랜드및 IBM에 있어 캐논의 투자는 그들 자신의 명석한 판단력을 확인시켜 주는 계기로 작용했다.

그러나 일반 옵서버들이 일본의 거품경제가 꺼지기 전인 1980년말 일본 기업 들이 왜 미국 경제에 서둘러 거액을 투자하려 했는지 그 이유를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고 그대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는지에 대해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캐논이 투자한 1억달러와 아시아 시장에서의 넥스트 큐브컴퓨터 독점판매권 에 대한 캐논의 요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캐논이 실제의 손익을 계산하여 투자를 결정했다기 보다 그저 "전략적"인 결정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은 또 할리우드 매입에 들어갔다. 소니가 컬럼비아 픽처스사를 매입 했고 마쓰시타는 MCA를 인수했다. 일본인들이 거액을 들여 영화사를 인수했을 때 미국인들은 일본인들이 자기네들이 무슨 일을 하는 지를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미국의 신문 사설에는 밀려드는 일본 투자가 가져올 위협에 대한 내용들로 가득 차게 되었고 넥스트 내부에서도 캐논의 조건을 받아들이게 되면 스티브 잡스가 일본과 맞서게 된다는 초창기의 약속과 상반되지 않겠냐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1989년 당시 잡스는 과거에 적이었던 캐논사와 순수한 미국 기업인 넥스트가 손을 잡게 되면 아시아 시장을 석권할 수 있게돼 커져가는 대 아시아 무역 적자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 거래를 합리화시켰다.

일본의 등장은 미국의 이해관계에 상당한 위협이 되었지만 또 한편으로 다른 문제를 발생시켰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일본은 튼튼한 재정력을 바탕으로 해외 재산을 매입하는 유행병에 걸려 있었던것이다.

그러나 1989년 여름 일본은 자신들은 잘못된 사업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는확신에 차 있었고 그 확신은 쉽게 누그러들지 않았다. 또 일본이 투자한 1억 달러때문에 넥스트와 관련된 사람들은 넥스트에 대한 더 큰 신뢰심을 갖게되었고 넥스트의 성공이 멀지 않았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비즈니스랜드는 수백명에 달하는 영업사원들과 시스템 엔지니어들이 넥스트 큐브에 대한 기술적 사항들을 익힐 수 있도록 재교육시켰다. 넥스트에서는엔지니어들을 보내서 강의를 맡도록 했다.

넥스트에서 온 강사들은 매우 열정적으로 강의했으며 하루 2교대로 일했다. 그들은 낮에는 넥스트에서 일을 했고 밤에는 비즈니스랜드에 가서 강의를 했다. 비즈니스랜드는 넥스트가 지원하는 교육과정과는 별도로 톡특한 강의과정과 토론회를 준비했다.

그들은시연회를 열어 세련되게 큐브컴퓨터를 시연하는 사원을 뽑았다. 한 컨설턴트 는 영업사원들에게 구태의연한 세일즈방식을 모두 버리고 "소크라테스식 판매전략 을 권유하여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는 고객을 방문하여 컴퓨터의 기능을 설명하는 식의 틀에 박힌 방법보다는 영업사원들이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간혹 부드러운 질문을 던지면서 고객들의 의문 점을 풀어준다면 소비자들의 가격부담을 줄일 수 있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면 서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먼저 관심을 유도한 다음마지막에 넥스트컴퓨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하면 되는 것이었다. (60년대 컴퓨터 지원 교육프로그램이 등장한 시기에 소크라테스라는 프로그램이 나와 경악을 금치 못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한 교수가 생각날 것이다. 그러나 그의 경악은 "소크라테스가 판매전략"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것이야말로 소크라테스는 정말 무덤에서 나와 독약 을 다시 마실 일이다.) 비즈니스랜드는 판촉활동을 벌일 준비를 모두 갖추었다.

즉 커피잔이며 펜그리고 세일즈용 책자들을 준비해두고 있었다. 물론 모든 준비물들은 잡스의 확인을 받아야 했고 잡스는 당연히 까다롭게 굴었다. 넥스트는 단독으로 큐 브컴퓨터 판매를 시작한지 9개월 후 그리고 89년 비즈니스랜드와 캐논과 손잡은 후에도 브로셔를 발간하지 못하고 있었다. 잡스는 마케팅 부서가 만든 초안 모두를 못마땅히 생각했기 때문에 브로셔를 만들지 못했다.

그대신 신문에 발표된 보도자료들이 사용되었다. 드디어 잡스의 마음에 드는 브로셔가만들어졌다. 그 브로셔는 입방체의 크기보다 2배 더 큰 가로 세로 12인치짜 리 인쇄물이었다. 물론 잡스는 인쇄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인쇄물 한장당 1달러가 들었지만 잡스는 20만장을 인쇄했다. 넥스트가 월스트리트저널지에대대적인 광고를 게재한 후 넥스트 브로셔를 보내달라는 요구가 쇄도해 들어왔다.

그러나 넥스트는 비정상적인 인쇄물의 크기 때문에 그에 맞는 봉투를 찾지 못했다. 넥스트는 그 인쇄물에 맞는 특수봉투를 급히 주문했고 그 봉투 들이 도착할 때까지 브로셔를 우송하지 못했다. 넥스트는 또 우편물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요금도 더 내야 한다는 사실에 다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즈니스랜드도 넥스트 못지않게 비용을 아낌없이 썼다. 일년에 큐브컴퓨터 매출을 1억5천만달러로 올리라는 노먼의 지시에 따라 비즈니스랜드는 그 매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홍보자료 및 컴퓨터의 수량을 계산하여 미리준비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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