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눈총받는 "라이카" 인수경쟁

"라이카 대리점은 과연 썩어도 준치인가". 대우통신、 현대전자가 얼마전 부 도난 라이카의 1백여 대리점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 해 이들 대리점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상식적으로 부도난 기업의 대리점은 줄끊어진 연과 같은 신세가 보통인데 대우 현대 등 대기업의 유치경쟁으로 라이카의 대리점들은 연쇄부도의 아슬아슬한 위기를 벗어 났을뿐 아니라 오히려 그동안 경영실적이 우수했던 일부대리점의 경우 몸값이 하늘높이 올라가는 기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대우와 현대가 이처럼 라이카 대리점 인수에 열을 올리는 것은 대리점 유통 조직을 강화、 OA전문3사에 뒤진 시장점유율을 한시바삐 만회하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와 대우가 경쟁적으로 라이카 대리점 인수에 나서며 벌써부터 몇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뽑는다"는 식으로 부도난 라이카 대리점의 몸값이 올라가며 대우와 현대전자의 기존 대리점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과 허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라이카 대리점을 끌어들이기 위해 현대와 대우가 다투듯 일본으로 건너가 미타를 붙잡고 소모품 공급및 제휴를 요구하고 있다는점이다. 그동안 라이카가 국내에 보급한 미타 복사기의 소모품 국내 공급권 을 얻는 업체가 대리점 유치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란 계산에서 다. 하지만 과거 삼성전자가 라이카와 미타의 중간에 끼어들어 복사기 OEM계약을 체결、 한번 미타의 몸값을 올려준데다 또 세계적 전자업체라는 현대전자와 대우통신이 일본 중소기업 미타에 소모품 공급을 애걸하다시피 하는 모습은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기업이 매출액을 올리고 이익을 남기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당연하고 한편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경쟁에도 정도가 있고 지켜야할선은 분명히 있는 것이다. 현대、 대우가 좀더 냉정을 되찾고 밖에 나가서그것도 일본의 중소업체를 붙잡고 소모품 공급을 사정하는 것은 자제해야할것이다. 일본에 대한 국민적 정서는 차치하고라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으로 성장한 대기업이 이익에 눈이 멀어 자존심까지 버린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컴퓨터산업부 함종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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