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특허법 개정과 우리의 대응책

<선우 찬호 변호사.> 지난 94년 12월8일 클린턴 대통령이 UR협상 동의 법안(Uruguay R-ound Agree ments Act)에 서명을 함으로써 미국은 정식으로 세계 무역기구(WTO)의 회원 국이 되었다. 미국의 WTO참가는 미국의 특허법에도 상당한 변화를 주고 있다. 개정된 특허법중 특허출원에 관련된 세가지를 중점적으로 말하자면 첫째, 미국은 다수의 유사한 발명이 있을 경우 발명 발생일이 제일 우선인 발명에만 특허권을 부여한 "선발명"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종래의 미국법은 발명 발생일의 증명을 미국 영토내의 발명행위에 제한했기 때문에 외국기업에 적지 않은 불이익을 주었다.

이러한 국내발명과 국외발명의 차별은 UR협상의 쟁점이 되었다. 그러나 WTO 의 출범에 따른 미국 특허법의 개정으로 96년 1월1일부터는 WTO회원국의 영토내의 발명행위도 미국내의 발명 행위와 동등하게 취급된다.

이러한 미국 특허법의 개정은 WTO회원국가인 우리나라의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한국의 A기업이 유사한 발명으로 B기업보다 앞서 한국특허청에 특허출원을 한 후, 한국특허 출원에 대한 우선권을 주장하여 미국에 특허 출원을 했다면, "선출원"주의인 한국에서는 물론 A가 특허권을 얻게 되고 우선권 주장에 의거하여 미국에서도 A가 특허권을 얻게 된다.

그러나 96년 1월1일부터는 B기업이 A기업보다 출원일이 늦다 하더라도, 발명 발생일이 앞선다는 증거를 제시하면 미국의 특허는 선발명의 원칙에 의거해B 기업이 얻게 된다. 그러므로 향후 우리기업은 미국 특허법의 개정에서 오는피해를 막고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구중 발생된 모든 발명의 발생일을 증명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미 미국기업에서 오랫동안 채택되었듯이 연구일지에 발명의 사실을 그때그때 기록하고, 제3자로 하여금 확인을 받아두는 제도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둘째 종래 미국의 특허는 등록일로부터 17년간 효력이 있었다. 그러나 WTO 출범에 따른 미국 특허법의 개정에 따라 95년 6월8일이후 출원된 미국의 모든 특허는 미국에 처음 출원한 날짜부터 20년간만 효력을 갖게 된다. 단, 95 년 6월8일 이전에 출원된 특허중 현재 계류중이거나 이미 등록이 된 특허는 등록일로부터 17년이나, 출원일부터 20년중 특허권장에 유리한 시간을 선택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므로 우리기업은 현재 준비중인 미국 특허 출원을 되도록이면 95년 6월8일 이전에 미국 특허청에 출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셋째, WTO출범에 따라 95년 6월8일 부터 미국에서도 "가 특허 출원"(Provisi onal A-pplication)제도가 허용이 된다. 가출원이란 간단한 형식을 갖춘 예비 출원으로 출원한 날짜부터 12개월내에 정식 출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가출원을 먼저하고 후에 정식 출원을 하게 되면 정식 출원 심사과정에서 선행 기술의 기준치는 정식 출원날짜가 아닌 정식 출원날이 되고, 특허 등록 후 특허 유효기간은 가출원 날짜가 아닌 정식 출원날짜에서 20년으로 추산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기업은 앞으로 미국에 출원할 경우 가출 원 제도의 장점을 최대활용해야 할 것이다.

상기한 바와 같이 WTO 출범에 따른 미국 특허법의 변화는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 기업의 미국 특허 출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된다.

개정된특허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첫째, 국내에서 발생한 발명에 대해서도 발명 발생일을 증명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서둘러 마련하여야하며 둘째, 새로 개정된 20년 특허 유효기간을 참작하여 현재 진행 중인 모든 특허 사용 계약서의 실제 유효기간을 재점검하여야 하며, 신설된 가출원 제도의 장점을 잘 이해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겠다.

<특허전문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