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연구소 이천분소 제구실 못해, 당초 의지 퇴색

30여만평의 부지에 87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 국가표준의 EMI(전자파장 해)시험장으로 94년말 설립된 전파연구소 이천분소가 출범 1년 3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 및 기관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EMI검정지원과 *민간보유 EMI측정장비의 신뢰성평가 등을 목표로 94년 12월29일 가동에 들어간 전파연구 소 이천분소의 활성화가 지연돼 과잉투자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천분소는30m법 대형EMI사이트(시험장) 2기를 비롯 20m급 안테나 교정시험 장 1기、 직경 5m의 턴테이블 3세트 등을 갖춰 시설면에서는 국제수준이다.

그러나정작 EMI검정과 관련된 시험시설의 이용률은 중소사설시험기관에도미치지 못할 정도로 미진해 EMI검정과 관련된 각종 시험을 전담한다는 당초 의지가 크게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천분소의 주요설립목적중 하나인 EMI시험기관 및 산업체들의 EMI측정안 테나교정관련업무도 당초 계획만 잡아놓았을뿐 활성화가 되지 않아 많은 관련업체들이 대덕의 표준연구원이나 외국에 교정을 의뢰하고 있는 실정이며 심지어 아예 새로 안테나를 구입하는 사례까지 빈발하고 있다.

이천분소는 지난해 6월 대학연구기관에 시설을 개방、 견학.실험실습 및 연구에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해말에는 중소기업들에게 시설을 무료개방하는 등 잇단 처방을 내렸으나 전반적인 이용증가효과는 거두지 못한채 "학생들의 견학장소 로 전락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최고의 시설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 이용률이 극히 낮은 것은 이천분소가 지리적으로 상당히 취약하고 30여명의 직원중 절반이상이 행정요원으로 충당되는 등 EMI관련 전문인력이 크게 모자라 시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업계관계자들은 "외국의 경우를 보아도 EMI관련측정시설은 실용 적으로 꾸미는 것이 상례"라며 "비슷한 규모의 생기원 사이트에 비해서도 10 배 이상을 투자하는 등 최고급으로 치장한 것은 지나친 과소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파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이용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견학 용으로서의 이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이천분소의 설립은 국제표준에 준하는 EMI시설을 우리나라도 보유하고 있음을 알리는 대외적인 이미지제고 차원에서의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이중배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