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자판기 핵심부품 지폐식별기 국산화 "발등의 불"

자판기의 핵심이 되는 부품은 동전을 받아들여 수납하는 장치인 코인메커니즘과 동전분류 및 거스름장치인 호퍼, 그리고 고액권 사용시 필요한 지폐식별기 빌발리데이터 다. 이 부품들의 품질에 따라 자판기의 품질과 성능이 평가되고 수명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세가지 부품은 값도 비싸고 개발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지폐식별기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거나 기술제휴 형태에 의존해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자판기 자체가 일본으로부터 건너온데다 지폐의 모양과 크기 등 사양이 일본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폐식별기는 약 5년전 국내에 담배자판기가 첫선을 보이면서 함께 등장한 것으로 최근 이 부품을 장착한 자판기가 꾸준히 늘어나 현재는 전국의 30만 여대 자판기중 10만대에 장착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판기제조 경향이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지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지폐식별기를 장착하거나 판매한 후에라도 이를 장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개별상품의 가격이 5백원대를 넘어선 캔자판기 의 경우 두드러져 지난해부터 출시되기 시작한 제품의 90% 이상이 지폐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LG산전의 경우 연간 5천대의 캔자판기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중 4천대 가량은지폐식별기를 옵션으로 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옵션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하고 있다.

양재시스템과 부전사, 누리플라자 등 자동발매기 업체들은 지폐식별기를 전량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지폐식별기의 사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기술수준은 매우 열악한 형편이다. 국내 지폐식별기업체의 대부분이 일본과 기술제휴를 하고 있거나 수입품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그나마도 지폐의 정사요소를 정확히 판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폐식별기는 기계부분과 제어부, 그리고 센서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현재 국내의 기술수준은 기계부분과 제어부 등은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알려지고 있으나 가장 난이도가 높은 센서부분은 아직까지 완전한 국산화를하기에는 어려운 편이다.

국내에서 지폐식별기를 생산하는 업체는 국내 수요량의 56%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콘락스를 비롯 LG산전, 금성계전, 삼성의 광주전자, 키마메카트로닉스 새샘코리아 등이 있으며 미산상사는 수입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산전과삼성전자는 자사의 계열사에서 부품을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고 롯 데기공이나 해태전자, 두산기계, 만도기계 등은 한국콘락스사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하거나 수입품을 사용한다.

국내 지폐식별기 시장의 점유율이 가장 높은 한국콘락스(대표 현석두)는 지폐계수기및 전동식타자기,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는 경방기계와 일본 콘럭스사가 합작 투자한 회사로 이전의 서울기전을 흡수 합병한 업체다. 한 국콘락스는 코인메커니즘 3종과 지폐식별기 6종을 생산하고 있는데 코인메커니즘인 EZY001은 분산제어형으로 시리얼통신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지폐식별 기는 1천원권용 4종과 1천원권, 5천원권, 1만원권 등을 사용할 수 있는 3권 종 2종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NBX182는 1천원권을 3매까지 반환하는 에스크로기능이 있어여러장의 지폐를 투입해야하는 자판기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한국콘락스는앞으로 코인메커니즘과 지폐식별기를 슬림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새샘코리아(대표 유동열)는 코임메커니즘과 지폐식별기를 일본으로부터 수입 해 우리나라 지폐에 맞게 프로그램을 조정, 국내에 시판하고 있다. 새샘코리 아는 지폐식별기 내부의 제어프로그램을 국산화 했으며 센서조정및 성능을 검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각종 지그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지폐식별기를 국내서는 처음으로 자체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키마메카트로닉스 대표 임인선)는 단권종과 3권종을 국산화 했다. 특히 1천원권용단권종은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돼 관련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3권종은 현재제품에 는 설치돼있지 않으나 키마측은 오락실, 자판기업계 등을 대상으로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미산상사는 일본 다카미사와사로부터 지폐식별기를 수입,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업체인데 주로 발매기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오는9월 LG산전에 포함될 금성계전과 삼성의 광주전자도 각각 지폐식별기를기술제휴로 생산, 자사의 자판기에 채택하고 있다.

이밖에자동인식기 전문업체인 건인CIT가 광투과 방식의 지폐식별기를 개발, 이달중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지폐식별기는 자기인식방식과 광투과방식, 그리고 양쪽 겸용방식 등 3가지로 나뉘는데 광자기 겸용방식이 널리 쓰인다. 지폐마다 자력이 일정치 않고 특히 오래 사용한 지폐의 경우 자력이 약해져 감지가 어려워 광을 투과시켜 무늬나 색상, 스팩트럼 등을 통해 판별하고 있다.

지폐식별기 시장은 여러 업체가 분할 점령하고 있다. 키마메카트로닉스처럼한업체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지폐식별기를 국산화하는 것도 좋지만 품질 이라는 자금과 기술력이 풍부한 외국의 공세를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다. 개발 된 이후에도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자판기업계에서는 신제품을 내면 망한다 는 우스갯소리가 사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

물론 당장은 채산성이 맞지 않겠지만 향후 몇년 이내에 각종 발매기의 확대 등으로 지폐식별기 시장이 확대될 것을 감안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기술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자판기협회는업계의 이같은 의견을 수렴, 올해부터 부품의 공용화 및 국산 화를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업계에 짐으로 작용하고 있는지폐식별기를 공동으로 개발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지폐식별기 업계에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박 영 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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