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계속 설명했다. 광 디스크의 용량은 2백50메가바이트이다. 이것은 당시최대용량 1.4메가바이트의 플로피 디스크와 비교하면 대단한 기억용량이다.
잡스는디스크가 갖추어야할 여러 기능 중에서 저장 용량과 관련된 광 디스크의 장점만을 강조했다. 읽기와 쓰기의 속도도 매우 중요했지만 잡스는 그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가 그 문제를 모르고 그런 것이 아니다.
그는곧 기술이 개발되어 그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를해결하기로 되어있는 회사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광디스크의 값도 중요한 변수였지만 잡스는 다시 한번 재치를 발휘하여 오히려 그 부담이 장점인 것처럼 느끼도록 했다. 그는 광 디스크 하나의 값이 50 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의 태도로 보아서는 그 비용이 결코 큰것이아니라는 느낌을 받게 했다. 넥스트의 일본 공급업자인 캐논사의 생산 비용 과 비교한다면 물론 저렴했다. 청중석에 있는 캐논측 인사들은 잡스가 광디스크를 얼마에 판매할 것인지를 미리 알지 못했다. 그들은 그날 50달러가 될것이라는 말을 듣고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잡스가 캐논의 가격보다 낮게 판매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개당 1달 러 미만에 살수 있었던 자기디스크와 비교한다면 광디스크의 가격은 훨씬 비싼 것이었다. 분석가들은 후에 가격에 대한 불평을 했고 가장 직접적인 영향 을 받게 된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크게 반발했지만 그당시 청중들은 아무것도파악하지 못한 채 분위기에 휩쓸려 얼렁뚱땅 넘어갔다. 잡스 같은 전문가들 만이 앞으로 대학생들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었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전세계를 짊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컴퓨터의 특정기능을 뽑아다가 캠퍼스로, 마을로, 아니 전국적으로 돌아다니면서 다른 컴퓨터에 그 기능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전혀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상 그런 구상은 비용과 같이 다른 일반적이고 가장 단순한 사항 에 관해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동일한 디스크를 사용하겠다는 구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넥스트의 광디스크가 다른 컴퓨터에서는 운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넥스트 컴퓨터를 구입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잡스는 대학생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제품발표전 한동안 백과사전을 전자형태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몰입 해 있었다. "5달러만 더 들이면 할 수 있어"라고 잡스는 큰소리쳤다. 한 직원이 그 구상을 비난하고 나섰다. "스티브, 나는 대학다닐 때 한번도 백과사 전을 참고해본적이 없어. 그러나 해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니까 결과는 두고봐야지. 잡스는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아무튼 전자백과사전은 나오지 않았다. 휴식시간이 되었다. 잡스는 로비로 나가 참석자들이 광디스크와 프린트 서키 드 보드를 직접 볼 수 있도록 그것들을 소개했다. 로비로 나가면 새 입방체 컴퓨터의 키보드를 직접 조작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 사람들은 모두 실망했다. 잡스가 제품을 직접 볼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은 막아놓은줄 밖에서 일정거리를 두고 관람할 수 있는 특전을 주겠다는 뜻이었다. 결점 투성인 소프트웨어는 손님들이 직접 작동하게 되면 곧 그 허점이 드러날 정도로 엉터리였다. 잡스는 소프트웨어가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용케 숨겼다.
휴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다시 모이자 잡스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는질문을 했다. 그러자 청중들은 우렁찬 박수로 훌륭하다는 뜻을 표시했다.
잡스는입방체형 컴퓨터가 "혁신적"인 디자인을 많이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부분의 디자인이 혁신적이 아니라는 사실 또 쉽게 복제된 것이거나 처음부터 가치 없는 디자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었다.
그날 소개된 여러가지 기능 중에서 유일하게 오랫동안 가치가 평가된 기능은 넥스트스텝(NeXTSTEP)이라는 운용체계뿐이었다. 그당시 아직 개발단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 소프트웨어는 매 킨토시가 사용자들에게 컴퓨터 사용의 편리함을 제공했듯이 소프트웨어 개발 업자들이 쉽게 개발 활동을 벌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을 주 목적 으로 삼았다. 넥스트는 특히 이 문제를 선결과제로 삼았다. "시장은 소프트 웨어를 개발하는데 6개월이나 걸린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시장은 다음주 있을 통계학 수업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통계 프로그램이 신속하게 개발 되기를 바란다"고 잡스는 설명했다.
그 해결책으로 "인터페이스 빌더"라고 하는 혁신적인 새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된다는 것이 잡스의 설명이었다. 잡스는 그 프로그램을 신용하지는 않았지만 그 계보를 따지고 올라가면 엑스퍼 텔리전스라는 작고 잘 알려지지 않은 소프트웨어 매장이나 더 거슬러 올라가 1970년대의 제록스 PARC연구 소와 그 보다 먼저 프로그래머들이 오브젝트라고 하는 미리 작성된 소프트웨어 모듈을 거듭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한 대학 소프트웨어 연구소 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잡스는 과장된 그의 언변으로 인터페이스빌더 는 프로그래머가 스크린 디자인을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켜준다고설명했다. 그럼 이제 시연을 하겠습니다. 그러나 시연하는데 2가지 원칙이 있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번째 원칙은 시연 도중에 항상 실수가 일어 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원칙은 참관하는 사람들의 수와 비례해서실수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혹시라도 오늘 실수가 생긴다면 그런 점을 생각하셔서 시연하는 사람의 입장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대중앞에서 그는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회사내에서 직원이 만일소프트웨 어 조작에 실패하였다면 용납하지 않는 완변주의자이다.
청중들이 대형 스크린을 쳐다보고 있는 동안 잡스는 제품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넥스트와 대학과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리드 대학의 물리학 교수 이며 지난 몇년 동안 넥스트의 교육분야 책임을 맡았던 리처드 크랜달을 무대위로 등장시켰다.
그의 발표내용을 보면 크랜달이 어떻게 해서 넥스트의 신형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넥스트가 한 사람만을 통해 고등교육기관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능 을 알아내려고 한 것이 실수라는 것도 알수 있다. 크랜달은 자기 학문 분야에만 몰두해 있었기 때문에 대학 전체의 흐름에 대해서는 어두운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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