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전자 코" 연구 활기

최근 세계 전자관련업계는 전자 후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자 눈(목)과 전자 귀(이)가 인간과 거의 유사한 기능을 가지게 된 이 시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전자 코(비)로 옮겨 오게 된 것은 당연지사.

세계 굴지의 자동차기업인 미 제너럴모터스(GM)사의 경우 산하 연구소 직원 들은 어떤 향내가 고객들의 자동차 구매충동을 유발하는가 하는 연구에 몰두 하고 있다.

다국적기업인 유니레버사의 경우도 새로운 방취제 개발을 위해 인간의 코를대신하는 전자 코로 각종 냄새를 맡게 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IBM도 산하 취리히연구소에서 PC와 결합하는 반도체를 이용하는 후각의 개발 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영국 아로마스캔사 같은 업체의 전자 코 개발 움직임이 가장 활발 한 편. 아로마스캔은 모조 향수를 구별해내는 센서개발에 나서고 있다.

"센서가 "샤넬 No.5"의 향기를 알아내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움을 자아낼 것"이라는 아로마스캔의 앨런 사임즈 사장의 말은 센서의 개발에 상당한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로마스캔은 영국의 특허청과 센서 관련기술 특허출원에 관한 상담에 들어가 있다.

본래 전자 코는 다른 첨단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군사적 용도로 시작됐다. 미국 스텔스 항공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연구가 시작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 이 첩보비행기는 적의 레이더를 피할 수 있도록 "중합체 및 분자의 사슬 "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의 유기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미 공군은 "스텔스"와 관련한 중합체의 연구를 포기, 따라서 전자 후각에 대한 연구는 흥미를 가진 몇몇 과학자들에 의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게 된 것이다. 지난 80년대 중반 영국 워위크대학에서는 전자 코의 시제품 제작에 들어간바 있다. 그러나 이 전자 코는 말 그대로 인간 코의 저능판에 지나지 않았다. 시제품이 향수냄새를 그냥 빨아들이는 등 기대에 부응하는 아무런 역할 도해내지 못한 것이었다.

이 전자 코의 연구가 냄새를 통해 와인을 구별해내는데 응용되면서 다른 분야의 응용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워위크대학에서 전자 코 개발에 참여했던 조지 도드 박사는 하이테크 후각에 대한 연구가 끝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 하고 있다.

그가 "미래를 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의학용으로의 용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도드 박사는 의료용 전자 코가 가깝게는 비용 및 불필요한 수술을 줄일수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학용 가운데에서도 우선 관심이 가는 분야는 "호흡"분야.

의사들은 당뇨병 환자들이 숨을 내쉴 때 다소 단내가 난다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지적해왔다. 또한 다른 병들도 마찬가지지만 간이나 콩팥 등의 질병도 인간의 체내에서 특유의 냄새를 발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분야에서 전자 코의 활약이 기대되는 것이다. 전자 코는 인간의 후각보다 훨씬 더 객관적이고 기분에 좌우되지 않기 때문이다.

도드 박사는 전화수신장치에 작은 전자 코를 설치하여 환자를 진료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방식이 머지않아 보편화된다는 것은 환자들이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송신기에다 숨을 쉬기만 하면 병원에 갈 필요없이 곧바로 처방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사우스 맨체스터대학 병원은 이미 전자 코를 환자들의 상처에 대 보고있다. 병원 관계자들은 상처의 감염부위에서 냄새가 나리라고 확신하고 있고따라서 전자 코가 이 냄새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상처부위에 대한 치료는 빠르고 비용은 저렴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병원의 의사인 앤드루 패리씨는 전자 코가 기존 시험장비들뿐만 아니라인력도 대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식음료 및 음식업체들은 여전히 인간의 코에 많은 부분을의존하고 있다.

영국의 맥주업체인 화이트브레드사는 맥주원료를 구별하기 위해 전자 코를사용하고 있다. 전자 코는 제품이 출하되기 전 한번 걸러진 음용 가능 맥주 를 버리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전자 코는 오렌지 재배업자들과 주스업자들이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큰 역할을 하고 있고 미국 FDA(식품의약국)도 생선의 신선 도 등급을 매기기 위해 전자 코를 구입했다. 전자 코가 없었다면 어부들과 등급 평가요원들 사이에서는 이견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자 코가 아무런 결점도 가지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관계자들은 전자 코가 냄새를 감지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 한다. 혹은 너무 민감해서 맥주회사들이 걸러내기를 바라는 성분이 아닌 것마저 유해한 것으로 판단, 선별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기술을 제대로 프로그래밍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비가 투자되어야 한다. 아로마스캔의 저렴한 제품도 아직 5만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일본업체들은 경비문제 등으로 아직 활발한 응용에 나서고 있지 않은 것으로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업체들처럼 가격이 하락하고 시스템의 크기가 작아질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아로마스캔 등이 계속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출하할 전망이고 네오트로닉스테크놀로지사 등이 크기를 축소시켜가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한 출발에도 불구하고 전자 후각기술은 점차 진보하고 있다. 임신 촉진 연구의 일환으로 임산부의 냄새를 모니터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고지에서의 인간의 냄새 변화에 대한 연구도 진척되고 있다.

어쨌든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전자 코는 가까운 시일안에 인간의 모든 후각 기능은 아닐지라도 그 일부는 대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허의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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