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외산반도체 "점유율 조작" 의혹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일본내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미국산으로 위장함으로써 미.일반도체협정에 따른 일본내 외국산 반도체의 시장점유율을 과장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미국의 "새너제이 머큐리뉴스"지가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상당수 일본 업체들이 "도시바 해법"이라는 원산지 위조행위에 가담하고 있어 일본의 외국산 반도체 수입실적이 실제보다 과장됐을 가능성이높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86년 반도체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91년 협정을 갱신하면 서 외국산 반도체의 일본시장 점유율을 20%이상으로 높이기로 합의했으며미반도체협회 SIA 는 지난해 외국산 반도체의 일본시장점유율이 22.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었다.

이 신문의 보도는 이 수치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보도내용 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일간에 심각한 통상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 돼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따르면 이같은 의혹은 미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는 마이크로파워시스템사가 일본의 한 생산업체와 결탁, 일본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미국산으 로 위조해 일본시장에 공급했다고 시인한 것을 계기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 파워 시스템의 내부문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일본의 닛폰 프리시전 서킷스사(NPC)관계자가 지난 92년 10월 마이크로 파워 시스템의 일본사무소를 방문, NPC가 생산하는 제품의 일부에 마이크 로 파워사의 로고를 사용할수 있도록 허용해 주면 해당제품 매출액의 2%를 로열티로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당시 마이크로 파워의 대표이사 이시에 로비노비치씨는 NPC가 마이크로 파워 제품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었고 NPC를 다른 업체로 대체하는 것이불가능했기 때문에 이 제안을 수용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NPC는 마이크로 파워사 제품으로 위조된 칩을 파이어니어, 켄 우드 등 일본 업체들에 작년말까지 약 2년간 공급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 파워사에 따르면 이렇게 위조된 칩이 월 3만5천~5만개씩 켄우드에공급됐다는 것이다.

한편 마이크로 파워 일본 사무소장으로 근무한 가나자시 야스쿠니씨는 지난9 2년 본사에 보낸 메시지에서 원산지 위조요청은 일본업체들이 미국반도체 업체에 흔히 하는 요청이며 이런 방식은 "도시바 해법"으로 통용되고 있다고지적 도시바가 원산지 위조방법을 처음 고안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마이크로파워에 따르면 일본의 세이코 엡슨도 마이크로 파워와 접촉해 원산 지 위조를 허용하면 매출액의 3%를 지불하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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