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에 대한 엔화의 상승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원화는 엔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달러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자업계에선 이같은 신엔고시대의 국제환율변동으로 명암을 달리하고 있으면서도 일단 "맑음"쪽이 더 우세하다는 반응이다.
해외시장에서 일본제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가전제품.반도체 등 전자제품 및부품이 유리하고, 최근 미국으로부터의 정보통신기기 수입과 기술도입 등에따른 비용부담도 상대적으로 가벼워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기술도입과 부품.소재 및 장비 수입측면에서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엔화가 10% 절상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은 올해 23억 달러 증가하고 수입은 13억달러 증가해 무역수지가 10억달러 정도 개선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대일수출은 8억달러 증가하는 반면 수입은 11억달러나 늘어나 3억달 러 정도의 무역수지 악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시장에서 일본과 대등한 경쟁관계에 있는 반도체(D램)의 경우 요즘의 엔 화절상 추세를 감안하면 현재 우리나라가 25%、 일본이 45%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이 10%안팎으로 그 폭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화가 10% 절상하면 국산 D램 수출은 5억2천7백만달러 정도 증대될 것이라는 게 통산부의 분석이다.
가전제품도 해외시장에서 일본제품과의 시장경쟁에서 유리한 게 사실이지만지난 93년의 엔고때와 비교하면 득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일본 가전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심화로 가격인상을 자제하고 있고, 동남아 등 해외현지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어, 국산가전제품의 가격경쟁력 개선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수출용 전자.전기제품에 사용되는 수입부품의 대일의존도가 45.9% 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 반도체는 물론 자동차.조선 등에 비해서도 수출증대 효과가 적다. 통산부는 엔화 10% 절상시 가전제품 수출증대 효과가 2억1천7 백만달러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업계에는 이러한 수출증대 효과보다도 대일.대미 수입에 따른 변수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고질 병이기도 한 부품.소재와 장비 등에 대한 대일의존으로 수출증대 효과가 상당부분 상쇄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는 엔고가 그대로 국내전자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그동안 부품국산화를 통해 대일수입의존도를 개선 시켜왔으나 아직도 핵심부품과 기술은 일본 신세를 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초고속정보고속도로 구축에 따른 미국 기술 및 장비의 수입을 비롯한 정보통신산업 분야에서의 대미수입확대는 현재와 같은 환율변동만을 고려할 때 부담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전자업체들은 엔고에 대응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대금결제통화를 가능한 한미달러화로 전환하고 일본쪽에 치우쳐 있는 시설재의 수입선을 제3국으로 돌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엔고에 따른 수출증가분이 국내 임금이나 금리 상승으로 상쇄될 경우전자업계에는 오히려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대일역조가 큰 분야를 중심으로 일본기업과의 제휴 및 투자유치가 보다 활성화돼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일본이 엔고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수준이 높은 분야에서도 해외로 생산기지를 전환하거나 부품수입을 확대하고 있는것을 기회로 삼아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이다.
<이윤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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