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행정전산화 추진의 새 방향

1991년 3월말로 기억된다. 정부는 당시 국무총리를 모시고 1단계 행정전산망 사업의 성공적 마무리에 대한 제법 거창한 행사를 했다. 훈장수여도 하고 시연도 했다. 왜냐하면 1차 행정망 사업이야말로 전국 단위의 업무를 컴퓨터와 통신망으로 묶어(우리기술, 우리기계로) 전산전문직 아닌 일반 창구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필요한 주민등록등본이나 토지대장등본 등을 거주지와 관계없이 발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 하나가 곧바로 생겼다. 총리께서 이 사업 결과 공무원 인력감소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서 보고하라고 지시했기기 때문이다. 고민 은 수가 준 것이 아니라 늘었다는데 있었다. 일반공무원의 전산에 대한경험 과 지식의 부족으로 전산화를 추진하려고 각 해당 부처별로 전산담당관실을 신설하고 전산직을 뽑아 들였기 때문이다. 하루동안의 고민끝에 궤변(?) 두 가지를 폈다. 그 하나는 학습곡선(learning c-urve)이론을 적용하여 초기에 는 그 수가 늘어나나 일정한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 수가 정지하고, 또 줄어들게 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당시는 전산화 초기단계이므로 실제로 공무원 수가 늘었다고 했다. 그 둘은 절대 공무원 수는 늘었으나 상대적인 업무처리 량이나 속도면 즉, 효율성의 획기적 향상이 예상된다고 했다. 사실 정부전산 화 추진에 몸담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곤혹스러운 일 중의 하나가 전산화의효과가 무엇인가를 분명히 제시하는 일이다. 우선은 전산화가성공적으로 이루어져도 그 효과가 담방약처럼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것이다. 미국 한 MIT교수의 "생산성의 역설"이론 즉 정보통신에 대한 투자효과는 대개 10 여년의 세월이 경과된 후부터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실증적 연구가 그 한 예다. 두번째 곤혹스러움은 공공부문의 전산화가 아직도 실패할 위험성이 크고(high risk) 숨은 비용(hidden costs)도 많은 사업이라는사실이다. 전산 화 그 자체는 유용한 효과를 자동적으로 발생시키는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닌 것이다. 더 나아가 잘못된 목표나 의도에 기초하여 전산화를 아무리 성공적으로 이루어내 봐야 이는 오히려 일을 어렵게 하고 계속적인 낭비를 초래하는 요인이 될 뿐인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실효성 있는 공공부문의 전산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인가? 최소한 두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 첫째는 행정전산화의 목표를 분명하고 가시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물적.제도적 장치를 갖추어야 하며, 더 나아가 이것이 그렇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상벌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부처의 전산화가 그 부서의 예산과 인력을 늘리는 빌미가 되어서는 않된다. 다시 말해서, 정부가 진정 경쟁력 있고 깨끗하고 대국민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 전산화한다면 그렇게 될수 있도록 의지를 천명하고 제도와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두번째는 87년부 터 특히 92년 2단계 행정전산망사업의 추진때부터 지금까지 추진하고 있는전산화 방식이 첫번째 목적 달성에 장애가 되지 않는지에 대한 철저한 점검 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 방해가 된다면 과감히 고쳐야 한다. 심각히 검토되 어야 할 요소는 너무도 많다. 전산화한다고 부처마다 비슷한 조직을 신설하고 인원을 늘려야 하는가? 특정부서의 단위업무만을 전산화해서 얻는 효과 는 무엇인가? 유사하고 관련된 업무인데도 기관이 다르고 부서가 다르다는이유 때문에 별개로 개발되고 운영되어야 하는가? 수년간 계속되는 일을 연도별도 예산심의 받는 것이 맞는가 예산은 그 정도면 가능이나 한 것인가? 하나를 聖붙이자. 도대체 이 모든 일이 행정업무의 전산화하라고해서 부서조직.공무원이 추진하는 것이 지금 이 시점에서 적절한 것이기나 한가?정보란 "유용한 데이터"이다. 정부가 세계화하는 길 중의 하나는 스스로 경쟁력과 투명성을 갖추고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정부의 구축이다. 경쟁력 향상, 투명 성 제고, 서비스 제고에 도움이 되는 정보화.전산화만이 유용한 정보라고 할수 있다. 사실 유용한 정보의 생산은 정부가 체계적인 시각(system`s perspe ctive)에서 전산화를 추진할 때만 가능해진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정보통신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국가정보망관리센타(NCC)는 나름대로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한국전산원기술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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