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진단 전자공업진흥회 (3)

전자공업진흥회가 "회원서비스 배가"를 금년도 핵심사업 과제로 삼아 자체 의식개혁 운동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매우 다행스런 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특히 회원사별 서비스 담당자를 지정해 원스톱 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의지는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것으로 평가받을만 하다.

즉 대회원서비스를 통해 전자업계의 관심을 끌어내는 것만이 전자공업진흥회 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인식한 것같다. 불과 몇해전까지만해도 수출입 추천등 전자업체들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전자공업진흥회를찾았지만 이제 회원사들을 자발적으로 찾아들게할 수 있는 무기(?)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실천의지를 얼마나 빠른 기간내에 어느 정도 달성시킬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현재의 조직체계와 인력구조에 비추어볼때 이에대해 의문을 던지는 이들이 적지않은게 사실이다.

전자공업진흥회의 활동을 다른 생산자단체와 전반적으로 비교하면 더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전문성이 부족하고 수동적인 업무자세등으로 인해 조직 자체가 정체됐다는 지적이 많다.

한 회원사 관계자는 "전자공업진흥회에서 보낸 공문이 발송날짜보다 보름정 도 뒤에 도착하는 사례도 있다"면서 "이러한 업무자세와 조직으로 과연 대회 원서비스를 얼마나 향상시킬려는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밤샘작업까지 하면서 나름대로 불태웠던 의욕조차 최근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례로 최근 통상산업부가 내년도 관세감면 첨단시설재에 대한 품목조사를 전자공업진흥회에 요구했으나 기간내에 완료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여 이를연구조합등에게 맡긴 것은 진흥회가 매너리즘에 빠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중의 하나다. 전문성도 매우 취약하다. 이로인해 대정부 건의등 현안문제에 대처하는 속도가 늦고 회원사들에게 시원한 해답을 건네주지 못한채 회의를 반복하기가 일쑤다. 전자공업진흥회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포장재 감량화 지침의 경우 감량화 기준 실적산정등 구체적인 사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막연히 지침만을 갖고 관련업체들과의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짜내려함으로써 회의만 잦아진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일부 관계자는 "1~2번정도면 끝날수 있는 회의도 5~6차례씩 연장되기도 한다"며 "진흥회에서 소집하는 회의가 오히려 부담이 되는 경우도적지않다 고 말했다.

전문성이 부족한 이유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현재의 조직이 업종 중심으로 분류돼 있다는 점이다.

전자공업진흥회는 현재 업무이사밑에 총무부,조사부,국제부가 있고 진흥이사 는 가전산업부,정보산업부,부품산업부를 맡고 있다.그러나 폐기물 예치금제 도 개선 추진이나 통신서비스사업 참여제한 완화등 현안문제들은 각 담당부 서의 축적된 노하우와 응집된 힘으로 대처하는게 아니라 극히 일부 임직원의 노력에 의해 대부분 해결되고 있다.

따라서 진흥회의 조직은 업종과 기능을 복합시켜 전문성을 키울수 있는 방향 으로 조속히 재편돼야한다는게 대다수 회원사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경우에따라서는 현안과제별로 팀을 구성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한다는 것이다.

회원사인 전자업체들이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등은 진흥회의 조직을 어떻게 재편시킬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될 수도 있다.

조직이 사람을 키우듯이 진흥회가 숨가쁘게 돌아가는 조직으로 탈바꿈한다면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지적은 사라질 것이다.

업무도 광범위한 전자산업을 모두 포함하려들기 보다는 우선순위를 정해 회원들에게 실익을 높여줄 수 있는 사안에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진흥회 가 이것 저것 손대는 일은 많지만 시원하게 해결하는 것은 별로 없다는 지적 을 받지않게 되기도 하지만 전문성을 키우고 빠른 시일내에 힘을 축적할 수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또 부품표준화 작업등은 짧은 시간내에 뚜렷하게 드러나는 성과를 거두기는힘든 사업이지만 전자업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참고될만 하다.

진흥회가 내세우고 있는 회원서비스 배가운동이 구호성으로 끝나지 않으려면과감한 내부수술을 시작으로 조직을 재정비한 다음 조직원의 의식개혁과 전 문성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이를 실천해나가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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