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MCI의 새 사업 전략

미국의 MCI가 장거리전화 서비스와 관련, 전략 변화의 불을 댕기고 있다. 미국의 장거리전화시장은 현재 통신업계 "빅3"가운데 하나인 AT&T가 공격적인 전략으로 현상을 박차고 나가면서 스프린트와 MCI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양상으로 진전되고 있다.

지난해 AT&T의 침탈에 무기력하게 노출된 MCI가 빼앗긴 고객의 수는 1백10 만명. 12월 한달동안에는 완전히 속수무책으로 무려 고객 30만명이 AT&T의 진영으로 넘어가는 수모를 겪었다.

이는 무선통신시장에서의 MCI의 모든 시도가 AT&T라는 벽에 부딪혀 실패로 돌아갔다는 의미이다. 때문에 지난 4.4분기 MCI의 수익은 5년만에 처음으로감소하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94년 결산결과 매출이 15% 증가하는등 결코 절망 적이 아니라는 것이 제럴드 테일러 MCI사장의 주장이다.

현재 MCI에서 구상하고 있는 계획은 크게 두가지.

장거리전화시장에서 소모적인 무한 요금인하경쟁을 지양하는 한편, 이에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전략을 모색해나가는 것이다.

요금경쟁으로는 애당초 AT&T의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나마깨달은 것이 MCI로서는 불행중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지난 여름만 해도 추격권안에 있던 AT&T가 MCI의 "프렌즈 앤드 패밀리 서비스에 대해 공격적인 광고를 내보내면서 시작한 대MCI 무차별 포격은 연이어9 월 30%의 요금할인 서비스로 이어지면서 MCI를 꼼짝없는 집중포격 목표신세 로 전락시킨 바 있다.

이의 결과로 지난해말 장거리시장점유율이 1년여만에 절반정도로 하락했던 MCI는 일단 장거리전화사업에서의 전술적인 면을 고려, 과거와 같은 목표물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선두에 서지 않기로 했다.

쓰라린 기억을 딛고 내보냈던 "부끄러운 줄 알라, AT&T"라는 광고 역시 기대했던 만큼의 반응을 얻는 데 실패하자 MCI는 다시 신 "프렌즈 앤드 패밀리 계획을 발표했다.

AT&T의 "트루USA"에 비해 6%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시장점유율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MCI 나름대로의 자구책이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AT&T의 또 다른 요금할인만 없었더라면 충분히가능했던 전략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요금경쟁에 도전해봤던 MCI로서는 한마디로 말해 AT T의 높은 벽만을 실감한 셈이었다.

이제 MCI는 AT&T등과의 저가 서비스경쟁시대를 끝내고 "우리는 신기술이나 새로운 시장을 기반으로 새로운 이익을 찾아나설 것"이라는 고위 경영진의 말처럼 일반용 장거리전화 서비스등에서 요금경쟁을 대신할 돌파구를 찾고있다. 이를 위해 MCI는 지난해 1월 "네트워크 MCI"라는 계획을 발표하고 무선 및지역전화사업에서부터 해외에 이르기까지 6년동안 2백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아직 구상단계일 뿐인데다 AT&T와 지역벨사들과도 경쟁해 야 하는 MCI로서는 첩첩산중에 놓여 있게 됐다.

앞으로 몇년안에 지역벨사들이 장거리전화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장거리전화 사업 한 부문에 사활을 걸고 있는 MCI로서는 지역벨사들의 공략에도 취약성 을 드러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역설적으로 MCI가 다양한 서비스를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지역벨사들의 존재 로 말미암아 더욱 자명해진다고 하겠다.

패착만을 거듭하던 MCI는 전열을 가다듬고 기타 다른 부문에서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오는 2000년까지 미국내 20개도시에서 광케이블망을 구축하기 위해 20억달러를 따로 책정해놓았다. MCI는 현재 이 네트워크가 6개의 도시에서 시험 운용 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멕시코지역에도 3년동안 4억5천만달러를 투자한 네트워크의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전화및 케이블시스템 판매업체인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인 터액티브 케이블 시스템즈에 3천만달러, 영업용 정보관리 소프트웨어 패키지 개발에 7천만달러 등을 투입하고 있다.

이같은 사업들이 무선통신산업과는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MCI 가 무선관련사업에 대한 관심을 저버린 것은 아니다.

지난해 2월에는 휴대통신업체인 넥스텔 커뮤니케이션즈에 13억달러를 투입했다. 그리고 또 벨사우스.퍼시픽 텔레시스.GTE 등과 무선통신부문에 대한 제휴를 시도했으나 별 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 포기했다.

또한 벨 애틀랜틱사가 주도하는 개인 휴대통신서비스(PCS)컨소시엄에 대한 참여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당시 MCI는 전략상 회사명만 걸어두는 것으로도 충분히 이익이 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달라 협상을 계속하지 못했다.

아무튼 객관적으로 MCI는 침체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 분명하다. 바꾸어 말하면 이는 MCI가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MCI 테일러 사장의 호언이 아니더라도 업계에 서는 요금인하경쟁을 지양하고 서비스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는 MCI에 대해 불신어린 시선을 거두어 가고 있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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