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모노카세트 "가격뒷북"

가전3사가 소형 모노포닉 카세트 리코더에 대한 가격인상을 잇달아 추진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전3사의 이같은 가격인상 움직임은 지난해 연말 특소세 인하분을 제품에 소급적용하면서 밝힌 원가절감 노력과 회사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던 태도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5만원에도 못미치는 제품에 특소세를 적용하겠다는 정부의 태도도 야속하지 만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안 가전3사가 올린 특소세율을 적용, 가격을인상하 겠다는 방침은 너무 성급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소형 모노카세트 리코더 가격인상의 배경은 이렇다. 가전3사는 경쟁력 제고차원에서 헤드폰 스테레오에 대한 특소세 폐지를 줄기차게 제기해왔다. 1천 억원대에 이르는 헤드폰 스테레오시장이 외산과의 가격경쟁에서 멍들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주고객층이 학생들이란 점도 특소세 폐지 주장의 근거로 작용했다. 이같은 가전사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졌다. 헤드폰 스테레오에 대한 비과세 원칙에 따라 전기음향기기에 대한 비과세 기준이 모노와 스테레오 구분에서 크기.부피등 규격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특소세법 개정은 부피가 작은 "고가"의 헤드폰 스테레오는 비 과세 대상이 된 반면 그동안 비과세 대상이었던 "염가형"의 모노카세트 리코더는 "덩치가 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과세대상이 돼 버리는 기현상을 빚게된 것이다.

문제는 서민층 노인층이 주고객인 이 염가제품에 특소세를 적용하는 것이 적합한가 여부를 떠나 가전3사가 그처럼 자신있게 얘기한 원가절감 노력과 이윤의 사회환원측면이라는 가격인하의 배경은 어디로 사라졌느냐는 점이다.

가장 초보적인 제품에는 원가절감을 꾀하지 못하면서 가격이 센 제품에 대해서는 원가절감을 시도했다는 얘기는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더구나 잘못된 특소세 적용부문의 시정 노력없이 "법대로"를 내세우며 가격 인상을 재빨리 추진하는 것은 대기업답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은 3만~4만원대의 소형 모노 카세트에 특소세를 부과한 정부의 안이한 발상 자체도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여기에 장단을 맞추는 가전3사에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가전산업부 모 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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