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해 새 설계; 주요전자업체 사령탑에게 듣는다 (14)

올해는 컴퓨터업계에 있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년간 쇠퇴일로를 걷던 국내 컴퓨터산업이 지난해 새롭게 전환기를 맞이한데 이어 올해를 기점으로 도약과 퇴보를 확실히 가름하게 될 것으로 보이기때문이다. 여기에다 외국기업들이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는 사실상의 원년이 될 것으로보이며 멀티미디어를 표방한 재벌그룹들의 각축장이 돼 그 어느때보다 치열 한 시장쟁탈전이 예상되고 있다.

이용태 삼보컴퓨터회장은 이에대해 "시장우위를 계속 유지해 나가기 위해 기업체질 개선에 주력하는 한편 국제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도 확보,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용태회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새해설계를 들어본다.

-올해 컴퓨터시장을 전망한다면.

*TV에 비해 PC는 변화가 많은 품목입니다. 단순히 용량이 커진 것만 아니라멀티미디어 통신 기능이 추가되는 등 변화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TV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PC산업은 출범이래 그동안 고속성장세를 유지해 왔다고 할 수 있으며이는 지난해초 피크를 이루었습니다.

올해는 특히 멀티미디어가 일반화되면서 PC산업이 새로운 봄을 맞이하게 될것으로 보입니다.

-올해의 주요 사업계획과 이중 가장 특기할만한 사항은.

*올해는 외국기업의 활발한 국내진출이 예상되는 만큼 이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도록 유통망의 질을 높여 AS체계를 개선하고 사내전산화를통해 구매단계부터 경쟁력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그동안 소홀히했던 가격경쟁력 확보에도 더욱 힘을 써 수출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또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있는 주기판의 생산라인을 고급화하고 확장 해 이 분야의 세계최고 공급체계를 갖출 계획입니다.

이같은 전략을 통해 삼보컴퓨터는 올해 매출 5천8백억원에 수출 1천억원,순 이익 1백2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며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최근의 추세로 보아 수출이 그리 쉬운 것 같지는 않아보이는데 특별한 대안 이라도 있는지.

*개방화시대에서는 국내시장에서만 잘해서는 살아 남을 수 없습니다. 삼보 는 이때문에 공정개선, 신제품 개발능력 제고, 사내전산화 등 다각적인 노력 을 벌인 결과 대만제에 비해서도 품질및 가격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만들 수있게 됐습니다.

또한 바이어의 요구에 앞서 기술추세에 맞게 미리 제품을 개발,바이어들에게 제시함으로써 수출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해 나갈 것입니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주요 기업들과 OEM수출에 대한 협상이 진행중에 있으며 올해는 PC수출에 획기적인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최근 컴퓨터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재벌그룹사들은 멀티미디어 시대를 대비한 전략사업으로 PC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문기업으로서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최근들어 대기업들이 멀티미디어를 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생각에 멀티미디어의 기반인 PC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전문기업인 삼보의 입장에서 보면 일면 긴장되기도 하지만 좋은 점도 있습니다. 멀티미디어 붐이 조성되면서 시장이 커지고 사업영역도 그만큼 넓어지기때문입니다. 앞으로 도래할 멀티미디어의 주역이 컴퓨터냐 TV냐 하는 논쟁이 오래전부터 일고 있지만 단연코 컴퓨터가 주역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따라서 여러가지를 두루하는 종합전자사보다 컴퓨터에 관한한 전문기업인 삼 보가 이분야에서 계속 우위를 지켜나갈 자신이 있습니다.

다만 대기업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멀티미디어에서 절대 필요하되 많은투자가 요구되는 VOD나 양방향게임 등의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등 애플리케이 션 개발에 보다 주력해 줬으면 하는 것입니다.

-삼보컴퓨터가 PC전문업체에서 최근에는 무선호출서비스, 컴퓨터 유통사업 등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데 삼보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삼보컴퓨터 그룹은 현재 16개 계열사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난해말 현재 14 개사가 흑자를 기록하고 총매출 60% 성장, 순이익 2백20억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계열사는 모두 정보통신분야에 전문화돼 있습니다.

삼보의목표는 대외적으로는 정보통신분야 전문그룹으로 발전하는 것이고 내부적으로는 21세기에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직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국내 PC업체들이 상호협력에는 다소 미흡한 것 같은데 CPU공동구매나 특허 공세에 대한 공동대처 등 전략적제휴의 가능성은 없는지.

*대만의 경우 각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부품구매 등에서 제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컴퓨터분야는 가전제품과 달리 경쟁과 협력이라는 소위 코페티션(Cooperatio n+Competition) 여지가 충분합니다.

그동안 CPU나 키보드의 공동구매 교섭을 해본 적도 있고 납품테스트를 공동 으로 하는 방안도 연구하는 등 대기업들은 현재 상호협력의 자세가 돼 있습니다. 앞으로 정보산업연합회를 중심으로 업계의 상호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한편 이용태회장은 최근의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과거 20년동안 정부에 대해 통일된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할 조직이 필요함을 역설해 왔다" 며 "정보통신부가 앞으로 21세기를 내다보는 새로운 발상으로 정보화를 적극추진 한국이 정보화를 통해 세계화를 이룰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으면 좋겠다 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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