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5 을해년 산전 기상도 (4.마지막);자판기산업

올해 국내 자판기산업은 지난해의 호조에 이어 2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수에서는 현상유지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있으나 수출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 전체적으로는 매출액이 신장될 것으로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자판기시장의 총매출액은 2천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93년에 비해 33% 가량 증가한 수치다. 올해도 이처럼 고도의 성장 을 기록할 지에 대해서는 변인들이 많아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변인중의 하나는 지난해에 추진돼 현재 입법단계에 있는 국민건강증진법으로담배자판기의 활로여부가 달려 있다. 국민건강증진법은 "공공장소에 담배자판기 설치를 금지한다"고 규정, "공공장소"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공공장소에 설치된 담배자판기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악재와는 별도로 올해에는 자판기 산업이 다양하고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선불카드식 자판기의 등장, 원두커피자판기의 정착, 특수자판기의 활성화, 복합형 자판기의 다양화 등 활발히 전개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선불카드식 자판기사업은 현재 티켓발매기업계가 주력하고 있는데 양재시스템과 누리프라자가 참여하고 있다. 양재시스템은 지난해 중앙병원에 선불진료카드 자동발매기 3대와 무주리조트에 선불카드입장권 자동발매기 20여대를 설치한 데 이어 올해에는 극장이나 공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를 이용한 티켓 자동발매기를 집중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원두커피자판기는 지난해 삼성이 본격적으로 출하한 데 이어 해태전자와 만도기계도 적극 참여하고 있어 올해 커피자판기 시장은 원두커피의 싸움이 될전망이다. 특히 원두커피 는 분쇄커피의 추출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과 비교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감안할 때 얼마나 빠른 시간내에 추출하느냐가성공의 열쇠로 인식되고 있다. 올해엔 또 특수자판기가 계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 데 피자자판기나 슬 러지자판기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슬러지자판기는 전국 편의점 등에 분포돼 있어 유망한 분야로 꼽히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여러 업체에서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만도기계가 슬러시판매기 를 공급한 데 이어 올해엔 해태도 참가할 전망이다. 대우전자도 냉동자판기 를 내놓을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설립된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도 올해부터는 제 역할 찾기에주력할 계획이다. 회원사들은 협회가 새로운 시장의 창출방안을 모색하고 국내 자판기 전시회를 추진하는 등 자판산업의 미래를 제시하는 데 보다 많은투자를 해주도록 바라고 있다.

자판기산업의 현안중의 하나는 부품의 표준화다. 현재 각 회사마다 부품이 달라 투자대 효율이 낮은 상태다. 부품의 표준화가 될 경우 업체들은 표준 부품을 사용함으로써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부품의 표준화는 필수적이다. 협회도 부품의 표준화를 올해 추진과제로 선정,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올해 자판기업계는 내수에서 현상유지 또는 소폭 증가 목표를 세운 반면 수출을 강화한다는 방침 을 세웠다. 자판기업체들의 올해 영업목표에 따르면 지난해 3백만달러보다 2배 가량 증가한 5백85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해태전자의 경우 지난해의 2배 수준인 2백18만달러를 수출목표로 잡았으며 LG산전도 1백80만달러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기전도 부품 수출에 주력, 올해1 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자판기시장은 제한돼 있다. 수요가 창출된다 하더라도 소규모일수밖에 없다.

따라서한정된 시장을 놓고 여러업체가 나눠먹기식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지난해는 음료회사를 모회사로 둔 자판기업체가 성장률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같은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이지만 음료회사를 갖고 있지 않은업체들은 내수에서의 열세를 수출 쪽으로 전환, 극복한다는 대안을 세우고있어 올해는 어느 해보다도 수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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