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기업으로 발전할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는 해" 삼성전자는 올해 경영 의 역량을 질경영의 실천과 글로벌 경영체제확립에 집중시켜 나갈 방침이다.
21세계세계적인 전자업체로서 성장하기 위한 터전을올해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김광호 부회장은 새해 경영방침을 질경영의 정착, 경영의 현지화, 선진경영의 인프라구축 등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질경영은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한 이후 꾸준히 추진해 온 경영의지.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내실경영이 이루어져야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여기에는 전임직원의 확고한 실천의지와 성과가 담보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게 김부회장의 주장이다.
경영의 현지화는 글로벌 경영체제 확립으로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본사에서 수행하던 경영의사결정을 현지에서 직접 처리, 명실상부한 현지기업으로 위상을 높혀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선진경영 인프라구축은 프로세스혁신(PI)운동을 통해 경영의 효 율성을 배가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김광호 부회장을 만나 삼성전자의 신년계획과 경영전략을 들어본다.
*지난해 수출 1백억달러, 경상이익 1조원을 실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같은경영성과를 올린 삼성전자의 저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분명 단일기업으로 1백억달러의 수출실적과 1조원의 경상이익을 실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돈을 번다는 것보다 국내서나 세계에서 정상 이 된다는 것은 커다란 성취감을 갖게 됩니다. 그것도 첨단분야인 반도체분야이니 그 의미가 얼마나 크겠습니까. 잘아다시피 매출과 경상이익의 대부분은 반도체 분야에서 올린 것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주력해온 값싼 주문자생 산(OEM)방식의 가전수출을 과감히 줄이는 대신 고부가가치의 자가상표수출을 꾸준히 늘린 것도 괄목할만한 수출신장에 기틀이 됐지요. 또 제품의 판매가 를 올리고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에 힘쓴 것도 1조원의 경상이익 창출 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계속 적자를 면치 못했던 가전수출이 최근들어 흑자로 전환된 것은 주목할 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삼성전자의 저력이라고 봐요.
*새해는 어떤지요. 청사진을 밝혀 주시지요.
-올해 매출계획은 13조원 정도입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18%이상 늘어난 수준입니다. 이중 수출은 1백17억 내지 1백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호황을 보였던 반도체사업이 올해에도 크게 신장될 것이 분명하기때문입니다. 올해에는 반도체 사업이외에 통신분야에도 경영력을 모아 나갈 작정입니다.
칠레의통신공사 인수작업도 이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가전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것도 올해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밖에도 컴퓨터, 멀티미디어등 성장분야나 휴대폰과 같은 무선통신사업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올해 특별한 경영전략이 있으면 좀 소개해 주시지요.
-올해에는 몇가지 중요한 사항들을 실천에 옮겨 볼 생각입니다. 첫째는 멀티미디어와 초고속정보통신망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개편입니다. 멀티미디어 와 초고속정보통신망은 21세기의 기업성패를 좌우하는 열쇠가 될게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에 맞는 사업구조개편을 추진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경쟁력에 뒤질수 밖에 없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죠. 둘째로는 경영혁신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PI를 현업부서로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차별화된 마케팅전략입니다. 기업경영에 있어서 마케팅전략의 차 별화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적기에 공급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따라서 이 분야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가질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경영 실천전략을 어떻게 짰는지요.
-신경영 실천을 위한 전략은 특별한게 없습니다. 다만 3년전 신경영추진발표이후 실시된 라인스톱제, 품질실명제, 7.4제의 도입, 고객 신권리선언등 혁명적인 조치들에 대한 성과를 가시화하는 것 모두가 신경영실천전략이라고할수있지요. *세계화전략으로 화제를 바꿔볼까요.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중국을 비롯 영국 멕시코, 태국 등지에 전자복합단지건설을 본격 착수했습니다. 현재 진척 상황은 어느 정도며 전자단지의 추가 건설계획은 없는지요.
-이미 멕시코의 티후아나와 영국의 윈야드는 기공식을 끝냈으며 태국의 시라차 중국의 소주 등의 복합화단지프로젝트가 현재 진행중에 있죠. 또 스페인 에 대규모 물류단지건설이 추진되고 있으며 동구지역의 보급형 제품생산기지 건설도 검토중에 있습니다.
*지난해 복합화 전자단지 건설계획이 발표되면서 일부에서는 산업공동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별도의 대책은 있는지요. -아직까지 이렇다할 산업공동화 현상은 없습니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대부분 전자업체들의 해외진출전략을 자세히 보면 많은 노동력이나 대규모 공장을 필요로 하는 제품생산공장이 해외로 이전되는데 반해 멀티미디어기기, 반도체 통신 및 차세대 영상기기등 첨단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어 산업공 동화를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주요전자업체들이 최근 정부의 세계화정책 추진에 발맞춰 국제적 감각을 갖춘 지역전문가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삼성전자도 계획이 있겠지요.
-지역전문가제도의 취지는 국제적 식견을 넓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직무를 위한 연수나 외국대학원에 기술유학 등과는 분명 성격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지금우리 회사에는 이처럼 유학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나 지역전문가처럼 생활을 이해하고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국제관행을 배우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전문가는 언젠가 회사의 재원으로 중용하기 위해 사전교육을 시켜 놓는것입니다. 국제 비즈니스를 자연스럽게 수행할 수 있는 사원양성,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지역전문가제도가 도입된 이후 결과가 좋아 올해에는 파견인원을 더욱 확대 할 방침이며 보다 효율적인 지역전문가 활동을 위해 파견전에 충분한 교육을 실시할 생각입니다.
*북한진출과 관련 삼성전자의 경우 다른 업체보다 한발앞서 추진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대북진출은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습니까. 별도의 복안이 있으시면 밝혀 주시지요.
-북한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놓고 방문시기를 협의중에 있습니다. 라진.선봉 만이 개방돼 있어 투자지역은 이곳으로 한정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구체적인 것은 투자타당성 조사가 완료돼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부계획 역시 북한을 다녀와야 밝힐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디오처럼 우리나라에서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는 제품을 우선적으로 북한에서 생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김부회장께서는 틈나는대로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제품만들기(월드베스트)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월드베스트제품에 대해 얘기해 주시지 요. -말 그대로 세계에서 제일 좋은 제품입니다. 기능과 품질면에서 세계수준의 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제품을 의미합니다. 이는 제품 하나하나에 붙이는 브랜드명이 아니라 삼성의 제품과 회사의 브랜드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전략이라고 보면 됩니다. 최고로 좋은 제품을 가장 먼저 만들어서 세계 사람들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월드베스트입니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92년말부터 1사업부 1명품을 선정하여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세계 일류상품의 개발을 위해 컬러TV.VCR 등 각 분야별로 25개의 월드베스트팀 을 구성,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팀당 대략 20~30명 선에서 많게는 1백명까지 유동적으로 구성됩니다. 이 팀은 설계, 상품기획, 개발담당자와 해당제품 에 필수적인 주문형반도체팀이 가세하여 상품화 초기단계부터 핵심부품개발 도 동시에 추진합니다.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 국내는 물론 세계 를 깜짝 놀라게 할 제품이 대거 발표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세계 최초로 개발, 세인의 이목을 끈 2백56MD램도 이 전략에서 나온 결과인가요. -그렇습니다. 2백56MD램 개발의 의미는 대단합니다. 64MD램까지만해도 국내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했으나 2백56MD램은 독자 개발했다는 점에의의가 있습니다. 기술선점이 시장선점의 주요한 요인이 되는 반도체시장에 서 시장우위를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세계적인 메모리 기술보유회사 로서 이미지를 높였을뿐 아니라 최근 기술개발을 가속화하는 일본업체의 추격을 따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반도체사업을 시작했을때 일본업체가 가격조작을 통해 우리를 어렵게 했던기억이 떠올리면 이번 2백56MD램 개발은 일본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큽니다. 앞으로도 매출액의 10% 이상되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세계시장을 선도할 만한 차세대 반도체개발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을 위해 매출액의 20% 정도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 왔습니다. 올해 투자계획도 상당히 의욕적이라고 들었는데요.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투자를 포함한 총 투자규모는 3조원으로 전년대비 약2 5% 정도 증가한 금액입니다. 시설투자를 구체적으로 보면 16MD램 라인증설 을 비롯 LCD등 첨단제품 생산라인의 신.증설, 해외복합화, 공장자동화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또 연구개발분야에서는 멀티미디어 등 뉴미디어에 2천억 원, 차세대 AV기기에 2천억원, LCD를 포함한 반도체에 3천억원을 각각 투자 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멀티미디어사업의 성공여부는 기술개발에 달려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동안 멀티미디어분야의 연구개발에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을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이미 차세대 정보고속도로 시스템인 ATM교환기를 개발했고 이와 병행해 단말기와 핵심기기를 개발중에 있습니다. 또 가전제품과 통신 컴퓨터 등 각종단말기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멀티미디어는 단일제품이 아니고 컴퓨터, 통신, 영상 및 반도체의 총체적 기술결합체라 할수있지요. 따라서 올해중에 CD롬 드라이브, 멀티미디어PC용 HDD 신규공장, 멀티미디어 기반기술 등 컴퓨터 분야와 주문형 비디오(VOD)등 통신분야에 각각2천억원씩 투자할 계획입니다. 또 가전의 영상분야와 MPEG, DSP등 비메모리분야에 각각 5백억원과 1천5백억원을 투자할 작정입니다. 이것이 멀티미디어 환경에 총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요체가 될 것입니다.
<금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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