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폐기물예치금" 인상만이 능사인가

환경부가 폐가전의 회수.처리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폐기물 예치금제도 개선안이 찬반양론으로 갈려 쟁점화되고 있다.

환경부는 저조한 폐기물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론으로 기존 폐기물예치 금요율의 단계적 인상을 제시하고 있으나 통상산업부와 가전업계는 올리는게능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같은 논란은 환경부가 행정쇄신 연구과제로 "폐기물예치금제도 개선방향" 보고서를 작성, 행정쇄신 실무위원회에 상정하면서부터 표면화됐다. 우선 환경부는 현행 폐기물예치금요율이 현격히 낮아 회수처리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현재 폐가전예치금요율이 실제 회수처리비용의16%에 그치고 있어 가전업체들의 폐가전제품의 회수처분을 게을리 하고 있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그 근거로 93년을 기준으로 가전업체들의 폐가전예치금은 모두 43억9천6백만 원이나 거둬 들였지만 실제 반환액은 1%도 안되는 1백만원에 그쳤다는 점을 들고 있다.

따라서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폐가전예치금요율을 실제처리비용과 같은 수준 으로 올리면 가전업체들이 예치금을 많이 찾아가기 위해서라도 폐가전처분에관심을 쏟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에 반해 환경부의 폐기물예치금제도 개선안에 이의를 제기하는 통상산업부나 가전업체들은 그것이 제품의 가격인상을 유발,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된 다는 점을 반대의견으로 제시하고 있다.

폐기물예치금은 가전업체들이 폐가전을 회수할 경우 환불되기때문에 업체의 부담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실제 예치금도 제품생산원가의 일부분으로 제품가격에 포함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그동안 제품판매에만 주력하고 폐가전의 회수처분을 등한시해온 가전업체의 실상을 감안하면 환경부의 가전업체들의 폐가전회수처분을 촉진하기 위한 예 치금인상안은 나름대로 명분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예치금인상안은 아무래도 많은 문제를 담고 있고 설득력이 미약한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예치금인상에 따른 제품가격인상에 대한 명확한 대안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폐가전 회수처리의 부진사유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폐기물의 회수처분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소비자가 업계의 폐기물처분 사이클에 직접 참여하기 쉬워야 할뿐 아니라 제조업체도 폐기물을 재활용할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 비춰 볼때 공병의 경우는 소비자가 병을 직접 가게에 갖다주고음료공급업체들이 제품공급시 이를 회수해 가서 다시 재활용할 수 있는 사이클을 만들어 90%에 달하는 회수처리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가전의 회수처분은 이와 분명 다르다. 소비자가 직접 폐가전을 대리점에 갖다 줄 수도없고 설사 신제품교체시 대리점이 기존 제품을 회수해오더라도 이를 마땅히 버릴 쓰레기장도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대리점이나 가전회수처리 및재활용전문업체를 통한 폐가전회수는 바람직한 성과를기대할 수 없다.

환경부의 예치금인상이 예상대로 실효를 거둬 폐가전제품의 회수가 촉진된다 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하지만 이러한 폐가전회수처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않고 예치금요율만 올린다면 실패할 공산이 크다. 이러한 점에서 예 치금요율인상은 합리적인 폐가전 회수처리 체계조성 다음의 문제이다.

앞으로 계속 활발한 논의가 있겠지만 환경부는 통상산업부와 가전업체들의 대안에 귀 기울여 볼만하다. 가전제품을 생활폐기물에 포함시켜 가구나 피아노등과 같이 버릴때 별도의 수거수수료를 내게하는 것이 어떻냐는 의견은 생각해 볼만하다. 필요할 경우 가전업체가 지방자치단체에 가전제품의 회수처리에 드는 비용의 일부분을 지불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어 잘하면 획기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때문에 환경부가 명분만 앞세워 통상산업부나 가전업체의 의견을 무시한 성급한 결정을 내려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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