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첨단컴퓨터의세계(181 끝)

그리스의 철학자인 제논은 "날아가는 화살은 순간적으로는 정지한 상태다 란말을 하였는데 물체의 운동을 순간적인 단위로 조명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순간적으로 정지된 것 같은 시간의 흐름은 필자의 칼럼과 더불어 일년반이라는 괘적을 남겨 놓았다. 이제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몇가지 결론과 소감을 밝히고자 한다.

지금까지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가진 첨단의 컴퓨터를 구현하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과 자그마한 성과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최근들어 빠르고 정확한 컴퓨터의 덕택으로 인간의 두뇌에 육박하는 지능적인 이론을 확립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되었으나 지능의 이론적인 바탕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상황이다. 지능적인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주요 이론들로는 지금까지 고찰해 온 바와 같이 인공지능, 신경망, 퍼지이론, 셀룰러 오토머터, 기계학습, 유전자 알고리듬 이들의 융합모델 등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가 기대했던 지능적인 행위의 극히 일부분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지능적인 이론에 대한 탐구는 지속되어야 하는데, 지능이론으로서의 새로운 학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물론 이것이 학설로 인정되기 까지에는상당한 시간에 걸친 입증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지능 시스템에서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점은 다음의 세가지로 여겨진다.

첫째, 지능이론에 있어서 시간적인 변수까지도 포함시켜야 한다. 지금까지는공간적인 변수들을 위주로 연구되었으나 시간적인 변수가 개입될 경우 계산 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문제점은 있으나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하는 삼라만상의 이치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시간적인 변수를 포함시키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전역적 최소값의 탐색방법을 찾는 일이다. 인간이 판단하는 것은 모든 요소들을 어느정도 고려하여 "위에서 내려다 보는"판단이 가능하지만 지금까지의 컴퓨터 이론으로는 전역적 최소값을 구할 수 없다. 따라서 보다 고차원 의 탐색방법이 고안되어야 한다.

셋째, 보다 정교한 수학적 모델링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사용된 가장 정교한 신경망 모델링에 있어서도 선형 미분방정식의 범주에 머물렀거나 단순한 형태의 지수적인 계산에 국한되었다. 따라서 보다 정교한 모델링을 위해서는보다 복잡한 수학식을 통하여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경우에도현재의 컴퓨터 처리속도로는 실시간 처리가 곤란하다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지능적인 첨단 컴퓨터를 개발하기는 결코 쉬운일 이 아니며, 지능시스템이론에 대한 탐구는 인간이 풀어야 할 영원한 숙제인 지도 모른다.

필자가 이 칼럼을 맡은지도 어느덧 일년 반이 가까워 온다. 첨단 컴퓨터의 세계를 좀 더 쉽게, 그리고 좀 더 다양하고 폭넓게 전달하고자 했던 필자의 바람이 어느정도 달성되었는가는 독자가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 관심있는 새로운 논제가 나올 때마다 걸려온 격려전화와 추가적인 자료요청에도 매우 감사드린다. 사실 어려운 첨단이론을 한두번의 연재로 요약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다. 이제 어느덧 1백81회를 맞이하여 대단원을 내리게 되었으며 그동안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참고로 말씀 드린다면 제1회부터 제1백27회까지는 이미 "첨단컴퓨터의 세계"란 책자 로 전자신문사에서 발간되어 시판중에 있으므로 이책을 통하여 인공지능, 신경망 퍼지 등에 관해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머릿속에 맴도는 첨단 컴퓨터의 세계는 아직까지도 까마득하다. 어느 정도의 충전기간을 거쳐 어떤 지면을 통해서라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삼인행필유아사언"이란 글귀에서 선자나 불선자의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으로 여겨지기를 바라면서 독자 여러분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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