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가전제품값이 지난 8월에 이어 또다시 내렸다. 삼성전자는 20인치 초과 TV와 VCR, 3백리터 초과 냉장고 등 일부 가전제품 가격을 14일부터 5% 인하 한다고 전격 발표했으며 삼성에 이어, 금성.대우.아남등 가전업체가 뒤이어 가격인하를 결정, 발표했다.
으레 연말이 되면 공산품이나 서비스 값이 들먹거려 소비자 물가에 비상이 걸리는 상황에서 일부 제품이기는하나 가전제품의 가격을 내린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가격인하가 형식적으로는 소비자물가 안정에 이바지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내용면에서는 업계의 반목을 부채질, 협력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소비자는 물론 업계측면에서도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가격문제 를 며칠간격을 두고 각사가 경쟁이나 하듯 별도로 인하조치를 취한것은 제품 가격인하의 원인과 과정등 여러측면에서 이를 한번 되짚어 보고 넘어가야 할것 같다.
이번 가격인하조치는 품목별로 세분화돼 있던 가전제품 특소세율이 내년부터에어컨을 제외하고 모두 15%로 통일되는데 따른 것이어서 각사의 사정이라 기보다 외적 요인에 의한것이다. 당연히 내려야 할 것을 보름정도 앞당겨 내렸을 뿐이다.
그래서 내리는 시기와 방법을 동종업계끼리 협의를 거쳐 모양좋게 결정했어 야 했으며 이번 인하조치는 어느 특정기업이 재빠르게 선수를 쳐 생색을 낼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자세한 속사정은 잘 알지 못한다. 삼성이 기습적으로 가격인하를 발표한데 대해 일부에서는 삼성의 승용차사업 진출과 맞물려 국민의 정서를 순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말도 있다.
이렇게 뒷말이 무성한것은 이번 가전제품의 가격인하 조치가 지난 8월 컬러T V를 비롯한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VCR 컴퓨터등 주요 전자제품의 가격을 평균 5~10% 인하했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8월의 가전제품 가격인하는 업체의 독자판단에 따른 것이었지만 이번은 외적요인에 의해 당연히 내릴 것을 내린것이므로 일개 업체가 이를 서둘러 발표할 성질이아니며따라서 삼성이 서둘러 발표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지적이다. 특소세 조정으로 발생한 외적 인하요인을 당당히 밝히고 관련업체와 인하효과를 공유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경쟁이 기업생리라해도 눈에 보이는것을 가리려는 경쟁촉발은 분별력의 문제로서 결코 이익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업계끼리 불필요한 신경전을 야기, 또다른 경쟁의 원인이 될수 있다는지적이다. 물론 세탁기의 경우는 다르다. 오히려 현행보다 5%의 가격인상요인이 발생 했는데도 가전업체들은 인상분을 이번 가격 조정에 반영하지 않고 자체 흡수 현행 가격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기 때문이다.
가전업체들는 이번 가격인하를 연말특수로 인해 우려되는 소비자물가 상승요인을 상쇄하고 내년 특소세개편에 따른 가격인하요인 발생으로 내년으로 미루어질 실질수요를 연말로 앞당겨 제품판매에 차질이 없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고객만족경영과 초과이윤의 사회환원이라고 의미부여도 단단히 했다.
가격인하조치에 대한 이같은 설명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과 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더이상 경쟁이외의 것을 가지고 경쟁하는 우를범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코자하는 것이다.
향후 대기업은 대기업다운 경쟁을 벌여야 한다. 경쟁의 논리가 오염된 이기주의의 발로라는 평을 들어서는 안된다. 한번의 전시효과를 노리거나 국내 타사를 염두에둔 소비자대상의 생색발표는 구시대적인 형태이다.
지금은 세계화의 디딤돌을 놓아야 할 때이다. 국내전자업계가 다분히 경쟁외적인 부분을 놓고 감정적인 소모전을 치르면 치를수록 그만큼 산업의 세계화 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이제 국내 영업전략은 세계 일류제품과의 경쟁이라는 인식아래 출발해야 한다. 이점 대기업의 각별한 자성이 있어야 할것이다. 모든 영업전략이 국내 경쟁사와의 경쟁이 전제된다하더라도 시장개방의 추세에서 우리시장에는 이미 외국사제품이 엄존한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경쟁자로서 자리잡고있다는 점을 잊지말아야 한다. 세계화는 인식전환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소이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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