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초고속정보통신망용어 정의의 필요성

요즘 초고속정보통신망과 관련하여 정부의 시책이 발표되고 추진방향에 대한 토론과 워크숍 등 여러 형태의 활동이 활발하다. 21세기 정보사회를 대비하고 이에 대한 하부구조를 튼튼히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볼 수있다. 그런데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어느 틈엔가 너무나 당연 히 사용되고 있는 초고속정보통신망 용어의 정확한 정의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국가 백년지대계를 세우는 중요사항이므로 이 분야에 관심있는 분들이 모두 다시 한번 용어에 대해 생각해 보고 정확히 해 둬야 나중에 혼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정보통신망이란 용어는 어디서 유래되었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우선영어로 흔히 불려지고 있는 Information Super Highway에 대응되는 한자어 우리말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초고속정보통신망이 존재하려면 고속정보통신 망이 존재해야 하고, 고속정보통신망이 있으려면 보통속도의 정보통신망이 전재되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초고속정보통신망의 적용 범위를 규정할 수있지 않을까.

자동차의 경우 보통 60~70km/시간으로 달릴 수 있는 도로를 일반도로로 규정하고 있고, 산업화 도로라 하여 80km/시간까지 규정하고 있으며, 고속도 로의 경우 1백~1백10km/시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아직 자동차용 초고속도로 는 없는 상황이다.

무선통신에서는 주파수 대역을 크기에 따라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3Hz의 초극초장파 ULF 에서 1THz대의 서브밀리파까지 단계별로 잘 정의되어 있다. 라디오 방송에 잘 이용되고 있는 종파(MF)는 3백KHz~3MHz대이고, 단파(HF)는 3MHz~30MHz대이다. TV방송에 이용되고 있는 초단파의 UHF는 30MHz~3백MHz대 이며, 극초단파인 UHF는 3백MHz~3GHz대 등이다.

초고속정보통신망의 어휘 그대로 본다면 정보전달 속도에 비중을 둔 용어이다. 그러나 요즘 각종 토론회나 워크숍 등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을 보면 정보전달을 위한 도로의 개념뿐만 아니라 각종 응용 소프트웨어까지 포함하여 총체적인 하부구조로 사용되는 경구가 일반적인 것 같다. 개방형 통신 프로토콜 OSI 체계상으로 볼 때 초고속정보통신망은 1계층에서 4계층까지의 하위 계층의 정보전달을 위주로 하는 개념처럼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7계층의 응용계층까지 포함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초고속정보통신망의 의미 가 애매모호할 수밖에 없다.

애매모호한 상태를 그대로 방치하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생긴다. 특히 기술개발이나 새롭게 초고속망에 적용될 제품의 경우 기존에 쓰고 있던 것을 약간 변형하여 초고속망에 접합시켜 놓고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 개발된 것처럼 과대 포장되는 경우다. 이용자에게 혼란을 야기시킬 뿐만 아니라 정책입안자에 게도 혼선을 빗게 할 염려가 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떻게 부르고 있는가 살펴보자. 미국은 Information Super Hig-hway란 말을 사용하다가 최근에는 GII(Global Information Infrastruct ure)란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유럽은 정보고속도로의 용어를 사용하고, 일본은 아예 신사회 간접자본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기존에 깔려 있는 전화망/데이터망이 이용자 측에서 접속할 수 있는 능력에서 보면 64Kbit/s급에서 수Mbit/s 급이다. 장거리망은 DS3급의 수십 Mbit/s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을 보통 속도의 기준 정보통신망으로 규정해 보자. 그렇다면 이것의 10배 정도로 수십 Mbit/s까지 접속이 가능하고 장거리 망이 수백 Mbit/ s까지 가능한 것을 고속망으로 정의해 볼수 있다. 여기에 다시 10배정도 증가된 정보통신망 즉, 이용자가 수백 Mbit/s까지 접속가능하고 장거리 망이 수Gbit/s정도 가능할 것을 초고속 정보통신망이라 정의할 수도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이것보다 10배 정도 속도가 향상된 극초고속정보 통신망의 출현을 기대할 수도 있다.

아니면 정보통신 하부구조의 개념으로 새로운 애칭(별명)을 붙여 사용하는것도 한 방법이라고 본다. 그렇게 되면 기술발전에 의해 전달망의 속도가 대폭 향상되어도 별 영향없이 21세기에도 동일한 이름을 계속 사용할 수 있지않을까 한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한다.

앞에 제시한 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단견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계획이 확정되어 집행되기 전에 초고속정보통신망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 워크숍이나 토론을 통해 좀더 정확히 용어에 대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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