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스루시장 겨냥 비디오프로그램 공급업체 움직임 활발

"셀스루(sell-thru)" 시장을 겨냥한 비디오프로그램 공급업체들의 움직임이활기를 띠고 있다. 우일영상을 비롯하여 SKC.스타맥스.미디아트.삼양인터내 셔널 등 국내굴지의 비디오프로그램 공급업체들이 최근 이 시장의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셀스루시장이란 소비자들이 대여점을 통해 비디오프로테이프를 빌려보는 형태로 형성되는 "대여판매시장"과 달리 소비자들이 비디오테이프를 직접 구입 함으로써 형성되는 판매시장을 일컫는 것으로 이미 선진각국에서는 상당히 활성화돼 있다.

물론 소비자들이 프로그램을 구매한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이제까지 국내에 셀스루시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중소제작사들이 중심을 이뤘고프로그램 역시 교육물.기획물에 한정돼왔다. 또한 유통구조도 방문판매 위주로 이루어져 권당 제품가가 최소 2만~3만원선의 높은 가격대을 형성, 일반화 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 셀스루시장을 국내에 정착시키려는 관련업체들의 노력이 가시화되면서 점차 활기를 찾고 있다.

현재 국내 셀스루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업체는 대우전자계열의 우일영상 . 지난 9월 외국영화메이저인 폭스사와 셀스루용 프로그램 공급계약을 체결한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최고의 코미디흥행물인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대여와 판매용으로 동시에 선보였으며 이달말과 내달초에는 "스피드" "왕과 나 "폭풍속으로" "다이하드Ⅱ" 등의 극영화를 셀스루용으로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또 우일은 셀스루용 프로그램 공급계약대상을 폭스사뿐 아니라 컬럼비아트라이스타.CIC 등으로까지 확대해 극영화 셀스루시장에서의 우위를 계속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우일의 한 관계자는 "컬럼비아와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으며 내년초께 이 회사의 셀스루용 작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다.

CIC와는현재 계약을 추진중이다"고 밝혔다.

올 4월부터 내쇼널지오그라피사의 직접 영업을 시작한 "미디아트" 는 내년초부터 2차 계약분(34편)을 월 3편씩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미국의 학습 프로그램 전문업체인 사이버비전사와 프로그램 공급계약을 체결해 이달부터 제품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폴리그램의 스포츠, 다큐멘터리, 교양물 등을OEM공급받아 판매에 나서는 등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 "스타맥스"는 "인도차이나" "마농의 샘" 등 3작품의 극영화 비디오를 비롯해 "만화 영화 모음집" "스키테이프 히트 모음집" 등의 출시를 준비하고있다. 또한 중소제작사인 "서진통상"은 셀스루시장 개척을 위해 지난 5월 토픽스 라는 브랜드를 새로 도입한데 이어 중국 CCTV사의 4천2백분분량에 달하는 "삼국지"를 셀스루용으로 출시할 계획이며 진로그룹의 케이블채널 관련사로부터는 프로그램을 OEM공급받아 작품출하를 시작했다.

이밖에도 "SKC"는 셀스루기획팀을 중심으로 이 부문 사업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으며 "삼양인터내셔널"은 전문유통채널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각 셀스루용 프로그램 공급업체들은 주력시장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외국 메이저영화사들의 영화를 비롯한 극영화 프로테이프를 대여용과 판매용으로 동시 출하하는 한편 *권당 판매가를 대여용이하의 가격에 책정 하는 저가경쟁을 벌이고 있고 *유통 역시 방문판매를 지양하고 비디오대여 점.서점.백화점.전문판매점 등으로 유통단계를 줄이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있다. 프로그램과 유통, 가격면에서 본래 의미의 셀스루시장을 형성하려는 이같은노력들로 인해 올해말과 내년초를 기점으로 국내 셀스루시장은 큰 폭의 성장 을 보일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예상이다.

한 셀스루용 프로그램 공급업체가 자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셀 스루 전체시장규모는 지난 2.4분기부터 시장성장에 탄력이 붙은 데다 대기업 들의 가세로 약4백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특히 극영화 셀스루시 장의 성장과 가요뮤직비디오의 제작활성화에 흽입어 연간 7백억원규모에 육박하고 오는 97년에는 1천억원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관련업체들의 시장촉발노력이 곧바로 실제 시장과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 국내 셀스루시장이 예상만큼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대형비디오판매점과같은 전문유통라인이 성숙되고 권당 판매가가 1만원이하로 책정되는 등의 과제가 해결돼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창희기자>

브랜드 뉴스룸